산도즈, 중국산 아목시실린 수입에 반덤핑 제소

스위스 제네릭 의약품 업체 산도즈(Sandoz)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중국산 아목시실린(amoxicillin) 수입과 관련한 초안 반덤핑 제소를 제기했다. 아목시실린은 페니실린 계열 항생제 원료다.

아목시실린은 세균 감염 치료에 널리 쓰이는 항생제 성분으로, 완제품 의약품의 핵심 원료가 되는 유효성분(API, active ingredient)에 해당한다. 반덤핑은 해외 수출업체가 자국 시장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물건을 팔아 수입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될 때 이를 제재하기 위한 통상 조치다.

2026년 5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산도즈는 유럽 내에서 페니실린의 유일한 주요 수직 통합 생산망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직 통합 생산망은 원료 생산부터 완제품 전 단계까지 한 회사 또는 같은 공급망 안에서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뜻한다. 이는 공급 안정성과 품질 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산도즈는 중국의 시장 왜곡 행위로 지속적인 원가 이하 가격 책정, 국가 보조금, 그리고 글로벌 생산능력의 중국 집중을 지적했다. 회사는 이러한 구조가 유럽 제약 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필수 의약품 공급망의 취약성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세이너(Richard Saynor)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이 항생제 제조 역량을 잃을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항생제 유효성분의 최대 90%가 유럽 밖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공급망이 특정 지역에 집중될수록 지정학적 위험과 물류 차질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항생제 공급을 지키는 것은 단지 보건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안보와 전략적 통상 정책의 문제다. 유럽은 앞으로 수년간 독립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

산업적 관점에서 이번 제소는 유럽 내 원료의약품 제조 기반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항생제 원료 공급이 해외, 특히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가격 경쟁은 심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공급 안정성 저하와 특정 국가 의존도 확대라는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가격 분쟁을 넘어 유럽의 의약품 자급률, 공급망 회복력, 통상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는 문제로 해석된다.

산도즈는 이번 조치가 유럽 내 항생제 생산 기반을 보호하고 장기적으로 독립적인 공급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산 수입품을 둘러싼 반덤핑 절차가 본격화될 경우, 유럽 의약품 시장의 조달 구조와 관련 가격 형성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사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별도 입장이나 조사 착수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다.

아목시실린은 일상적으로 처방되는 대표적 항생제 성분 가운데 하나로,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의료 현장에 파급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제네릭 의약품 업계에서는 원가 경쟁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생산 기반 유지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산도즈의 이번 제소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럽 제약산업의 전략적 자립을 둘러싼 논쟁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