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저장량 증가 폭이 예상보다 작았던 데다 최신 날씨 전망이 더 더운 방향으로 바뀌면서 급등했다. 7월 인도분 뉴욕상업거래소(Nymex) 천연가스 선물은 목요일 6.14% 오른 0.190달러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2026년 5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은 이날 최근월물 기준 2.5개월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은 뒤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주간 천연가스 재고는 5월 22일로 끝난 주에 920억 입방피트(bcf)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960억 입방피트를 밑도는 수준이다. 시장은 저장량 증가가 예상보다 작다는 점을 공급 압박 신호로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가격 상승세가 강화됐다.
여기에 날씨 전망까지 힘을 보탰다. 상품기상그룹(Commodity Weather Group)은 6월 2~11일 동안 서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기온이 오를수록 냉방 수요가 늘고, 이에 따라 전력회사가 발전용 연료로 쓰는 천연가스 소비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즉, 더운 날씨는 천연가스 수요를 직접 끌어올리는 대표적 변수다.
천연가스 시장에서는 통상 재고와 기상, 생산량이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재고는 저장 시설에 보관된 가스 물량을 뜻하며, 재고가 빠듯해질수록 가격은 강세를 띠기 쉽다. 반대로 생산이 늘고 저장량이 충분하면 가격은 약세를 보인다. 이번처럼 재고 증가 폭이 예상보다 작고, 더운 날씨가 예고될 때는 가격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미국 생산 확대 전망이 가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5월 12일 2026년 미국 건조 천연가스 생산량 전망을 하루 1,106.1억 입방피트(bcf/day)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인 1,096.0억 입방피트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 천연가스 생산은 현재 사상 최고치 부근에 있으며, 실제 가동 중인 미국 천연가스 시추 장비 수는 지난 2월 말 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과거에도 저장 여건이 넉넉할 때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인 바 있다. 4월 17일에는 미국의 가스 저장량이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최근월물 기준 1.5년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EIA가 5월 8일 기준으로 집계한 재고는 5년 계절 평균보다 6.5% 높았고, 이는 공급이 풍부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번 주 재고 증가 폭이 둔화되면서, 시장은 단기 수급 균형이 조금씩 타이트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다.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당분간 계속 닫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천연가스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중동산 천연가스 공급을 줄여 세계 시장의 물량을 압박할 수 있고,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미국산 천연가스 수출 확대 기대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 지역의 물류 차질은 유럽과 아시아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물 지표도 수급이 단단해질 수 있다는 신호를 일부 보여줬다. 시장조사업체 BNEF에 따르면 목요일 기준 미국 본토 48개 주의 건조가스 생산량은 하루 1,104억 입방피트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같은 날 미국 본토 48개 주의 가스 수요는 하루 702억 입방피트로 2.1% 증가했다. 미국 LNG 수출 터미널로 향하는 순유입량은 하루 185억 입방피트로, 전주 대비 2.2% 증가했다. LNG는 액화천연가스를 뜻하며, 천연가스를 극저온으로 액화해 배로 수출할 수 있도록 만든 형태다.
천연가스 가격은 전 세계 LNG 공급 축소 전망에서도 중기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3월 19일 카타르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 시설이 있는 라스라판 산업도시(Ras Laffan Industrial City)에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이란의 공격으로 라스라판 LNG 수출 능력의 17%가 손상됐으며, 복구에는 3년에서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라판 시설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 공급의 약 20%를 차지해,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미국산 천연가스 수출에 추가적인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유럽과 아시아로 향하던 천연가스 공급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전력 수요 증가도 가격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미국전기협회(Edison Electric Institute)는 5월 23일로 끝난 주의 미국 본토 48개 주 전력 생산량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81,890GWh라고 발표했다. 또 5월 23일까지 최근 52주간의 전력 생산량은 4,335,116GWh로 2.0% 증가했다. 전력 수요가 늘면 발전용 연료 소비도 커질 수 있어 천연가스 시장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된다.
반면 저장량은 여전히 안심하기 이른 수준이다. 5월 22일 기준 천연가스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했고, 5년 계절 평균보다 6.2%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급이 충분하다는 의미이지만, 계절적으로 냉방 수요가 본격화하면 재고 축적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5월 26일 기준 저장률이 39%로, 같은 시점의 5년 계절 평균 53%보다 낮았다. 유럽의 재고가 평년보다 낮다는 점은 향후 글로벌 LNG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지난주 5월 22일로 끝난 주 미국 천연가스 시추 장비 수가 3기 감소한 125기라고 발표했다. 이는 2월 27일 기록한 2.5년 만의 최고치 134기보다는 낮지만, 2024년 9월 보고된 4.75년 만의 최저치 94기에서 상당히 회복된 수준이다. 시추 장비 수는 향후 생산 증가 가능성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해석되며, 장비 수가 늘면 중장기 공급 확대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종합하면, 이번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재고 증가 둔화와 미국의 더운 날씨 전망, LNG 공급 차질 우려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단기적으로는 냉방 수요가 본격화되는 여름철을 앞두고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 생산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가격 방향은 기온 추세와 저장량 증가 속도, LNG 수출 흐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핵심 정리: 천연가스 가격은 여름철 전력 수요 증가 기대와 재고 부담 완화로 상승했지만, 미국 생산 확대와 높은 재고 수준은 여전히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