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폭우로 커피 수확 지연…국제 커피 가격 2주 만에 최고치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커피 선물가격이 28일(현지시간) 강세로 마감했다. 7월물 아라비카 커피(KCN26)는 4.40달러(1.63%)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고, 7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N26)도 82달러(2.36%) 상승했다. 커피 가격은 이날 2주 만의 최고치까지 오르며 큰 폭으로 뛰었다.

2026년 5월 2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에 쏟아진 폭우가 커피 수확을 지연시키고,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이 더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커피 시장에서 수확 지연은 시장에 실제 공급이 늦게 유입된다는 뜻이어서, 선물가격에는 즉각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브라질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가운데 하나여서, 현지 기상 악화는 국제 시장 전반에 민감하게 반영된다.

최근 ICE 커피 재고도 감소세를 이어가며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ICE 아라비카 커피 재고는 목요일 기준 44만785자루로 3.25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로부스타 재고는 5월 15일 3,631랏까지 내려가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뒤, 지난 금요일에는 6주 만의 최고치인 3,968랏로 회복했다. 여기서 아라비카는 향미가 부드럽고 고급 원두 시장에서 많이 쓰이는 품종이며, 로부스타는 카페인 함량이 높고 주로 인스턴트커피와 블렌드에 활용되는 품종이다. 재고가 줄면 시장은 공급 부족 가능성을 먼저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날씨 변수도 전 세계 커피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베트남의 지나친 건조한 날씨는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지인 베트남의 작황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기상예보업체 바이살라(Vaisala)는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 즉 주요 재배 지역에 최근 내린 소나기가 산발적이었으며 체리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커피 체리는 커피 열매를 뜻하며, 이 단계의 생육이 원활하지 않으면 향후 수확량과 품질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엘니뇨가 내년 브라질 커피 작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커피 트레이더 커머셜(Commercial)은 엘니뇨가 브라질에서 9월과 10월에 내릴 비를 늦출 수 있으며, 이 시기는 나무 개화가 보통 이뤄지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는 2026/27년 브라질 커피 작황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해양대기청 NOAA는 5월과 7월 사이 엘니뇨 조건이 나타날 확률을 82%로 추정했고, 올해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도 67%로 봤다. 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 해수면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 강수 패턴에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으로, 농산물 시장에서 대표적인 기상 리스크로 꼽힌다.

브라질의 수출 감소 역시 커피 가격에 우호적인 재료다. 브라질 커피 수출업협회 세카페(Cecafe)는 5월 12일 4월 브라질의 그린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276만 자루라고 발표했다. 그린커피는 볶지 않은 생두를 뜻하며, 국제 커피 거래의 기본 형태다. 수출이 줄면 단기적으로 국제 유통 물량이 줄어들 수 있어 가격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최근 한 달 동안 커피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 아라비카 가격은 지난 화요일 1.5년 만의 근월물 기준 최저치까지 밀렸는데, 이는 글로벌 공급 전망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커피 트레이딩 아카데미는 5월 7일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수확량이 전년 대비 12% 증가7,140만 자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3월 19일 마렉스 그룹은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작황이 7,590만 자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이는 수쿠피나의 7,540만 자루 전망보다 높은 수치다. 3월 12일 스톤엑스(StoneX)도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생산 전망치를 종전 7,070만 자루에서 7,530만 자루로 상향했다. 스톤엑스는 또 2026년 전 세계 커피 공급 과잉이 2025년의 180만 자루에서 1,000만 자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6년 만의 최대 공급 과잉 규모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수출 급증도 로부스타 가격에는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5월 9일 베트남 통계청은 2026년 1~4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81만 톤이라고 밝혔다. 2025년 베트남의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17.5% 증가158만 톤으로 뛰었다. 또한 2025/26년 베트남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증가176만 톤(2,940만 자루)으로 4년 만의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지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커피 공급망에도 교란이 발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물류의 핵심 통로로 잘 알려져 있지만, 봉쇄와 긴장 고조는 해상 운임과 보험료, 비료 및 연료 비용을 끌어올려 커피 수입업체와 로스터의 비용 부담을 키운다. 이는 결국 커피 가격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더하는 요인이다.

반면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국제커피기구 ICO는 11월 7일 현재 마케팅 연도(10월~9월) 기준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1억3,865만8,000자루라고 발표했다. 공급이 늘어나는 구간과 소비 둔화 가능성이 맞물릴 경우, 커피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 FAS는 12월 18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1억7,884만8,000자루로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라비카 생산은 4.7% 감소9,551만5,000자루로 줄고, 로부스타 생산은 10.9% 증가8,333만3,000자루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FAS는 브라질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1% 감소6,300만 자루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으며, 베트남의 2025/26년 생산량은 전년 대비 6.2% 증가3,080만 자루로 4년 만의 최고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25/26년 기말 재고는 2024/25년의 2,130만7,000자루에서 5.4% 감소2,014만8,000자루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반등은 단순한 일시적 반등이라기보다, 브라질의 기상 악화와 재고 감소, 엘니뇨 가능성, 물류비 상승이 동시에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브라질과 베트남의 생산 전망이 여전히 대체로 양호하게 제시되고 있어, 향후 커피 가격은 기상 리스크에 따른 상승 압력공급 확대 기대가 맞부딪히는 구간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라비카는 브라질 작황과 재고 흐름에, 로부스타는 베트남의 수출·생산 동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핵심 요약 브라질 폭우가 수확을 늦추며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가격을 끌어올렸고, 재고 감소와 엘니뇨 우려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반면 글로벌 공급 전망 개선과 베트남의 수출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