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연간 전망 상향

델(Dell)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를 반영해 연간 매출과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엔비디아(Nvidia)의 첨단 칩을 탑재한 AI 최적화 서버에 대한 주문이 강하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6년 5월 2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델은 28일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 1,380억~1,420억 달러에서 1,650억~1,690억 달러로 크게 높였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기존 12.90달러에서 17.90달러로 상향했다. 주당순이익(EPS)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투자자들이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할 때 자주 보는 지표다.

이 같은 전망 상향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서버 수요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델은 코어위브(CoreWeave), 허니웰 인터내셔널(Honeywell International),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회사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30% 급등했다. 시간 외 거래는 정규 장 마감 이후 이뤄지는 매매를 뜻하며, 실적 발표 직후 큰 변동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을 포함한 미국 기술 대기업들은 올해 AI 인프라에 7,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는 델과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같은 서버·데이터센터 장비 공급업체의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저장장치, 네트워크 장비를 한곳에 모아 운영하는 시설로,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의 핵심 기반이다.

델의 호실적은 생성형 AI 붐 속에서 이 회사가 가장 큰 수혜 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메모리칩 부족 상황에서도 가격 인상과 공급망 조정을 통해 대응한 점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프 클라크 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사실상 매일 가격을 다시 책정하고 있다. 고객들도 그 고통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만 오늘날 우리가 처한 세계, 즉 인플레이션 환경을 고려하면 그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고 말했다.

델은 또 2027 회계연도 AI 서버 매출 전망을 종전 500억 달러에서 약 600억 달러로 높였다. AI 서버는 대형 언어모델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고성능 장비로, 엔비디아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핵심 부품으로 탑재되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수요가 앞으로도 이어질 경우 델의 서버 사업과 데이터센터 장비 공급망 전반에 추가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1분기 매출이 88% 증가한 438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 354억3,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4.86달러로, 시장 예상치 2.94달러를 상회했다.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면서 AI 서버 사업의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비주얼 알파 리서치 책임자인 멜리사 오토는

“회사는 규모, 공급업체와의 관계, 수요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경쟁사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이러한 강점이 메모리 부족 상황에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돕고 있다”

고 말했다. 이는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어떤 고객과 주문을 우선 배분할 수 있는지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스토리지·소프트웨어·서버를 포함하는 인프라 솔루션 그룹 매출은 분기 중 181% 급증했다. 반면 PC가 포함된 클라이언트 솔루션 그룹 매출은 17%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용 PC보다 AI와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이 델 성장의 중심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델의 매출 구조가 더욱 서버·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델은 아울러 2분기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 전망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번 가이던스는 단기적으로는 델의 실적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중장기적으로는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서버 공급업체들의 가격 협상력과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메모리칩 공급 불안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경우, 부품 비용 상승이 향후 마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