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가격이 브라질의 생산 확대 소식에 밀리며 하락했다. 7월물 뉴욕 세계 설탕 11호(SBN26)는 2일(현지시간) 0.21달러 내린 1.49% 하락으로 마감했고, 8월물 런던 ICE 백설탕 5호(SWQ26)도 4.10달러 내린 0.95%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설탕 가격은 이번 주 하락폭을 더 키우며, 뉴욕 설탕은 1개월 만의 최저치, 런던 설탕은 5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6년 5월 2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전날 전해진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2026/27 시즌 설탕 생산 증가 소식의 여파가 이어진 결과다. 브라질 업계 단체 유니카(Unica)는 4월 브라질 중남부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55.3% 증가한 247만5,000톤(MMT)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수확량 개선의 영향이 크며, 사탕수수 1톤당 자당 함량은 112.58킬로그램으로 전년 대비 5.4% 늘었다. 여기서 자당은 사탕수수나 사탕무에 들어 있는 대표적인 당분으로, 정제 설탕 생산량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태국의 수출 증가도 가격 하락 압력을 더하고 있다. 태국은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으로, 2026년 1~4월 설탕 수출량이 전년 대비 29% 늘어난 160만톤(MMT)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국제설탕기구(ISO)가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기준 발표 흐름)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생산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공급 우려는 더욱 완화됐다. ISO는 2025/26 세계 설탕 생산량을 1억8,200만톤으로 예상했고, 이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수준이다. 또 같은 시즌 세계 설탕 흑자 전망치를 2월의 122만톤에서 220만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2024-25 시즌에는 346만톤 적자가 예상됐던 만큼, 공급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는 흐름이다.
다만 엘니뇨(El Niño)로 인한 건조한 날씨가 글로벌 설탕 생산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는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브라질, 인도, 태국 등 세계 최대 설탕 생산지역의 강수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7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로,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67%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매우 강한 엘니뇨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 기상 패턴을 바꾸는 현상으로, 주요 농산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ISO는 또 2026/27 시즌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5% 감소한 1억8,000만톤에 그치고, 세계 설탕 시장이 26만2,000톤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엘니뇨가 인도와 태국의 수확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반영한 것이다. 시카티그룹(Citigroup)은 5월 11일 브라질의 2026/27 설탕 생산량을 3,950만톤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브라질 Conab의 추정치인 4,395만톤보다 크게 낮다. 시카티그룹은 국제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브라질 제당업체들이 사탕수수의 더 많은 물량을 에탄올 생산에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탄올은 사탕수수에서 생산되는 바이오연료로, 연료 수요와 가격이 높아질 경우 설탕용 원료가 줄어드는 구조다.
인도의 수출 제한도 시장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국내 공급 보호를 위해 설탕 수출 4개월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며, 이는 9월 30일까지 유지된다. 동시에 시장조사업체 Datagro는 2026/27 세계 설탕 수급 전망에서 적자 규모를 기존 226만톤에서 317만톤으로 확대했다. StoneX 역시 지난주 화요일 2026/27 시즌 글로벌 설탕시장이 55만톤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며, 2025/26 시즌의 230만톤 흑자와 대비되는 흐름을 제시했다.
생산과 재고에 대한 각국 기관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브라질 국가공급공사 Conab는 4월 28일 새 시즌 첫 보고서에서 2026/27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0.5% 감소한 4,395만2,000톤이 될 것으로 봤다. 반면 에탄올 생산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292억5,900만리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4월 21일 브라질의 2026/27 설탕 생산량을 4,250만톤으로 전망하며, 이는 전년 대비 3% 감소한 수치라고 밝혔다. USDA는 정유업체들이 설탕보다 에탄올 생산을 위해 더 많은 사탕수수를 분쇄할 것으로 봤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공급 차질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설탕 운송에 부담이 생기면서, Covrig Analytics는 전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가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정제 설탕 생산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세계 설탕 흑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도 잇따르고 있다. Covrig Analytics는 4월 21일 2026/27 세계 설탕 흑자 전망을 기존 140만톤에서 80만톤으로 낮췄다. 사탕수수 및 설탕 거래업체 Czarnikow도 4월 20일 2026/27 세계 설탕 흑자 전망을 2월의 340만톤에서 110만톤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2025/26 시즌 흑자 전망도 830만톤에서 580만톤으로 낮췄다. 이러한 조정은 장기적으로 공급 과잉이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브라질과 태국의 수출 증가가 가격을 더 압박하는 모습이다.
인도의 생산 동향도 시장의 관심사다.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공장연맹(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Ltd.)은 4월 16일 인도의 2025-26 시즌 설탕 생산량이 10월 1일~4월 15일 동안 전년 대비 7.7% 늘어난 2,748만톤이라고 밝혔다. 인도설탕·바이오에너지제조협회(ISMA)는 4월 7일 2025/26 시즌 생산 전망치를 기존 3,240만톤에서 3,200만톤으로 낮췄고, 수출 전망은 80만톤으로 제시했다. 인도는 2022/23 시즌 늦은 비로 생산이 줄고 국내 공급이 타이트해지자 설탕 수출 쿼터제를 도입했다. USDA는 4월 30일 인도의 2026/27 시즌 설탕 수급이 250만톤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년 만의 첫 흑자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USDA는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세계 인류 소비용 설탕 소비는 1.4% 늘어난 1억7,792만1,000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2025/26 세계 기말재고는 2.9% 감소한 4,118만8,000톤으로 전망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의 2025/26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4,470만톤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봤고, 인도는 우호적 몬순과 재배 면적 확대에 힘입어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늘어난 3,525만톤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태국의 2025/26 생산량도 전년 대비 2% 증가한 1,025만톤으로 추정됐다.
시장 분석을 보면, 현재 국제 설탕 가격은 브라질과 태국의 공급 확대가 단기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엘니뇨와 지정학적 리스크, 인도의 수출 규제 같은 공급 불확실성이 하단을 받치는 구도다. 특히 브라질은 설탕과 에탄올 사이의 원료 배분이 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국제 유가와 휘발유 가격 흐름이 설탕 가격에도 간접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세계 흑자 규모에 대한 기관별 전망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어, 향후 설탕 시장은 풍작 기대와 기상 리스크가 맞부딪히는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핵심 정리: 브라질 생산 확대와 태국 수출 증가가 설탕 가격을 끌어내렸지만, 엘니뇨 우려와 인도 수출 제한,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향후 공급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