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원당과 런던 백설탕 선물 가격이 15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10월물 뉴욕 세계 원당 11호(SBV24)는 전장보다 -0.51달러(-2.56%) 내린 채 거래를 마쳤고, 10월물 런던 ICE 백설탕 5호(SWV24)도 -10.40달러(-1.87%) 하락했다.
2026년 5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브라질 헤알화가 달러 대비 3주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약세 압력을 받았다. 헤알화 약세는 브라질산 원자재의 달러 환산 수익성을 높이는 반면, 이미 전주 급등한 설탕 선물 시장에서는 롱 포지션 청산을 자극했다. 롱 포지션 청산이란 가격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이나 손실 축소를 위해 매수 포지션을 정리하는 흐름을 뜻하며, 대체로 가격 조정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설탕 가격은 이번 주 초반부터 가파르게 오르며 목요일에는 6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승 배경에는 브라질 최대 설탕 생산지인 상파울루주에서 이어진 가뭄과 과도한 폭염, 그리고 그로 인한 대형 산불이 있다. 브라질 사탕수수 업계 단체 오를플라나(Orplana)는 지난 주말 동안 약 2,000건의 산불이 발생해 상파울루주 내 최대 8만 헥타르의 재배 사탕수수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원자재 전문업체 그린풀 커머더티 스페셜리스트는 화재로 인해 사탕수수 최대 500만 톤(MMT)이 손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브라질 정부의 작황 전망 기관 코나브(Conab)도 지난 15일, 가뭄과 폭염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감소했다는 이유로 2024/25년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설탕 생산 전망치를 기존 4,270만 톤에서 4,200만 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설탕 시장에는 여전히 공급 부족 우려를 지지하는 요인도 남아 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같은 날 2024/25년 세계 설탕 수급이 358만 톤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24년의 20만 톤 적자보다 훨씬 큰 규모다. ISO는 2024/25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1억7,930만 톤으로 전년의 1억8,130만 톤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정책 변화도 시장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도 식품부는 11월에 시작되는 2024/25년 회계연도에 대해 설탕 공장의 에탄올 생산 제한을 해제했다. 업계에서는 이 조치가 인도의 설탕 수출 제한을 더 오래 유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12월 설탕 재고를 늘리기 위해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하지 말라고 공장들에 지시한 바 있으며, 2023년 10월 이후에는 국내 공급을 충분히 유지하기 위해 설탕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인도는 2022/23 시즌에는 610만 톤의 설탕만 수출하도록 허용했으며, 이는 직전 시즌의 1,110만 톤이라는 기록적 수준과 대비된다.
반면, 브라질의 생산 확대는 설탕 가격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브라질 설탕협회 유니카(Unica)는 수요일, 2024/25 마케팅 연도 중순까지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2,391만 톤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이자 주요 수출국이기 때문에, 현지 생산 회복 여부는 국제 설탕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도의 몬순이 평년을 웃도는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대풍작 기대가 커진 점도 설탕 시장에는 약세 재료다. 인도 기상청은 8월 19일 기준 올해 몬순 시즌 강수량이 632.5mm로, 장기 평균인 611.8mm보다 3% 많다고 밝혔다. 인도의 몬순은 6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며, 강수량은 사탕수수 수확 전망과 설탕 생산량에 큰 영향을 준다.
인도 설탕 및 바이오에너지 제조업 협회(ISM)는 지난 7월 3일 인도의 2023/24년 설탕 재고가 910만 톤이며, 잉여분이 360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또 5월 13일에는 2023/24년 10월~4월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3,140만 톤이라고 밝혔다. ISM은 7월 30일에는 2024/25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3,331만 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의 기록적 폭염은 사탕수수 작황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탕 가격에 상승 압력을 제공한다. 태국 기상청은 5월 6일, 전국 77개 주 가운데 30여 개가 넘는 지역에서 4월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일부 지역은 1958년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태국 설탕 제분업체들은 올해 분쇄 사탕수수의 수율이 최소 13년 만에 가장 낮다고 보고하고 있다. 다만 태국 정부는 4월 22일, 2023/24년 12월~4월 17일 기준 설탕 생산량이 877만 톤으로 집계됐다고 밝혀, 2월 태국설탕제분업협회가 제시한 750만 톤 전망을 웃돌았다. 태국은 세계 3위의 설탕 생산국이자 2위의 설탕 수출국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3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4/25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억8,602만4,000톤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세계 인류 소비량은 0.8% 증가한 1억7,878만8,000톤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USDA는 2024/25년 세계 설탕 기말 재고가 전년 대비 4.7% 감소한 3,833만9,000톤으로 떨어져 1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설탕 가격 조정은 브라질 헤알 약세라는 환율 변수와 브라질·인도·태국의 공급·정책 변수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단기적으로는 헤알화 추가 약세와 차익실현 매물이 가격 상단을 누를 수 있지만, 브라질 산불 피해와 글로벌 기말 재고 감소 전망이 유지되는 한 하방도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브라질 중남부 생산 회복 속도, 인도의 수출 제한 지속 여부, 태국의 폭염 피해가 향후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설탕 선물은 식품·음료·제과업계의 원가에 직결되는 대표적인 농산물 상품이어서, 환율과 기상 여건, 수출 규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이번 하락이 단순한 기술적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글로벌 공급 회복 기대를 반영한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주요 산지의 작황과 정책 발표를 통해 가늠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