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계 스타트업, 군사용 휴머노이드 로봇 배치 추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로봇 스타트업 파운데이션 퓨처 인더스트리즈(Foundation Future Industries)가 가사와 서비스업이 아닌 군사 및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우며 주목받고 있다. 인간의 형태와 동작을 본뜬 휴머노이드 로봇은 일반적으로 사람의 작업 환경에 맞춰 설계되는 기술이지만, 이 회사는 이를 전장과 위험 산업 환경에 활용하겠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2026년 5월 3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여러 기업이 세탁물을 개고 라테를 따르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에 나선 가운데, 파운데이션 퓨처 인더스트리즈는 이 기술의 다른 활용처로 전쟁과 각종 고위험 작업을 지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4년 설립된 샌프란시스코 기반 로보틱스 기업으로, 트럼프 가족과의 연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장비가 필요한 산업 현장과 군사 작전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dual-use)’ 자율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인간이 수행하기 위험한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이 도달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면, 로보틱스의 모든 응용 가운데 가장 큰 순기능을 만들어낼 수 있다.”

파운데이션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창업자인 산카트 파탁(Sankaet Pathak)은 CNBC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정용 심부름이나 서비스 역할보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하는 데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핵심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데이션의 로봇은 영화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는 설정처럼 보이지만, 실제 구현 단계에 점차 다가서고 있다. 회사가 개발한 초기 버전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시험 중이며, 키이우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전장 환경에 투입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로봇 기술의 군사적 전환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파탁은 CNBC에 “기술이 인간이 수행하기 위험한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며 “그런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면 로보틱스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큰 사회적 효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위험 지역에서의 보급, 정찰, 물자 운반 등은 병사들의 노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데이션의 제품 가운데 핵심은 Phantom-01Phantom MK-1이다. 사진 속에 등장한 Phantom-01은 군사 목적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회사 공장에서 시험 및 조립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아직은 완성형 전투병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MK-1은 약 44파운드(약 20킬로그램) 정도의 적재 능력만 갖췄고, 방수 기능과 충분한 배터리 지속시간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대규모 실전 배치에는 기술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의미다.


우크라이나 실증이 불러온 관심

파운데이션은 올해 초 Phantom MK-1 두 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 시범 운용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이를 전투 지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첫 사례라고 설명한다. 테스트는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우크라이나 당국과 함께 진행됐으며, 특히 위험 지역에서의 물류에 초점을 맞췄다. 전선 인근에서 물자를 옮기거나 회수하는 임무는 병력 손실 위험이 큰 만큼, 자율 로봇의 실용성이 부각될 수 있는 분야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의 전장 활용을 시험하는 대표적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전쟁이 5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전선에는 보급품을 운반하는 지상 로봇과 정밀 타격 및 정찰용 자율·AI 보강 드론이 투입돼 왔다.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으며, 사람과 비슷한 형태가 계단, 사다리, 지하실, 좁은 복도 등 인간 중심으로 설계된 도시 전투 환경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파탁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의 MK-1 테스트는 이미 보급품 수거와 운반 등 일부 기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이들 로봇은 아직 “초인 병사”와는 거리가 멀며, 방수나 배터리 수명 등 기본 성능부터 보완해야 한다. 회사는 올해 안에 개량형인 Phantom 2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이 버전은 “초인적 능력(superhuman abilities)”을 갖추고 Phantom 1의 두 배 적재 용량을 제공할 것이라고 파탁은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으며, 미국 국방부는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워싱턴과의 접점 확대

파운데이션은 우크라이나 시험이 향후 미군과의 협력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이 회사는 육군, 해군, 공군 전반에서 검사, 물류, 무기 취급 분야의 타당성 시험을 위해 총 2,400만 달러 규모의 정부 연구 계약을 확보했다. 이는 정부가 해당 기술의 잠재력을 일정 수준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탁은 정부 관계자들과의 대화가 단순 연구 단계에서 벗어나 대규모 확산과 실제 배치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이내에 이 기술을 미군에 투입하고, 필요할 경우 분쟁의 최전선에도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군사 로봇의 실전 배치가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 얼마나 빠르게 진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이 계획은 현직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에릭 트럼프(Eric Trump)가 최근 회사의 최고전략고문으로 합류하면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 같은 관계와 정부 계약을 두고 “눈앞의 부패(corruption in plain sight)”라고 비판한 바 있다. 파운데이션 대변인은 CNBC에 에릭 트럼프가 고문으로 합류하기 전 이미 투자자였으며, 양측 모두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겠다는 공통된 비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워싱턴과의 정렬을 적극 부각하며, 자사 기술의 중요성을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경쟁이라는 더 큰 틀 속에 배치하고 있다. 파탁은 목표가 “중국보다 더 나은 어떤 것보다도 뛰어난 최고의 로봇을 미국 군에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군사용 로봇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안보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여러 기업이 이미 군사 목적의 자율 로봇 배치에 관해 정부와 협력하고 있지만, 펜타곤은 아직 휴머노이드 로봇을 그런 목적으로 공식 배치했다고 공개한 적이 없다. 반면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여러 선도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 및 경제 활용 중심으로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군 연구진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군사적 가능성에 관한 보고서를 공개한 적도 있으나, 실제 시험 수준은 명확하지 않다. 중국 군은 앞서 AI 기반 로봇견과 동작 제어형 휴머노이드 병사를 선보인 바 있다.


자율 전쟁 시대의 도래

군사 및 산업 분야에서 휴머노이드 기술을 지지하는 쪽은 인간형 로봇이 건설 현장, 물류센터, 전장 등 복잡한 실세계 환경에 더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캐터리나 본다르(Kateryna Bondar) CSIS의 Wadhwani AI Center 선임연구원은 CNBC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율성과 인간과 유사한 정교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전장에서 일정한 장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본다르는 “계단, 사다리, 지하실, 좁은 복도가 있는 현대 도시전 공간은 인간의 이동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는 궤도형이나 사족보행 로봇보다 휴머노이드 시스템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휴머노이드 제조의 복잡성과 비용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장으로 이동하면서 윤리적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인간의 생명이 걸린 전투에서 자율적 의사결정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파탁은 Phantom 로봇의 무장 활용 대부분은 인간이 최종 확인하는 절차를 유지하겠지만, 시간 제약이 큰 일부 상황에서는 로봇이 완전 자율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군은 AI 모델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이란과의 진행 중인 충돌에서 타격과 의사결정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AI와 로봇이 전쟁 수행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파운데이션 같은 기업에 더 큰 장애물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군사 분야에서 다른 대안보다 더 실용적이고 비용 효율적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일이다. 여러 전문가들은 여전히 이에 회의적이다. 멜라니 시슨(Melanie Sisson) 브루킹스 외교정책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사람처럼 보이게 로봇을 만드는 것은 복잡하고 비싼 공학적 과제다. 우크라이나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오히려 신속하게 적응하고, 빠르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교적 공통적인 인식은, 로봇의 형태와 크기와 무관하게 AI 전쟁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토비 월시(Toby Walsh) 뉴사우스웨일스대 AI 연구소 수석과학자는 “궤도형, 비행형, 수중 로봇이 인간 병력을 대체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터미네이터 스타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공상과학의 전형적인 틀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적·경제적 파장

이번 사례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한 소비자용 기술을 넘어 국방, 물류, 제조업의 핵심 도구로 재편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미군과 정부 연구 계약, 우크라이나 실증, 그리고 에릭 트럼프의 합류는 향후 방산 및 로봇 산업 전반의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대량 생산 체계와 비용 절감, 전장 신뢰성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어 상업화 속도는 기술 검증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휴머노이드 기술을 두고 경쟁을 심화하는 가운데, 관련 기업에는 군사 수요뿐 아니라 제조업 리쇼어링, 공급망 재편, AI 기반 자동화 확대라는 중장기 수혜 기대가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자율 무기체계 확산은 규제와 윤리 논쟁을 더욱 자극할 수 있어, 향후 기술 발전과 정책 통제가 함께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