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앞두고 코코아 선물 가격이 반등했다. 7월 인도분 ICE 뉴욕 코코아(CCN26)는 13일(현지시간) 69달러 상승한 1.86%로 마감했고, 7월 인도분 ICE 런던 코코아 7번(CAN26)도 7달러 올라 0.24% 상승 마감했다.
2026년 6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장중 불안한 흐름을 보이다가 주말을 앞둔 숏커버링 영향으로 지지됐다. 숏커버링은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시 매수에 나서는 움직임을 뜻하며, 단기적으로는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반등은 뉴욕 커피 가격이 목요일 3주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고, 런던 커피도 금요일 3주 만의 저점까지 밀렸다가 되돌아 오른 흐름과도 맞물려 나타났다.
공급 확대 신호는 여전히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코코아 가격은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풍부한 공급 징후로 약세를 보였다. 아이보리코스트는 목요일 올해 시즌 동안 항만에 도착한 코코아 추정치를 26만 메트릭톤(MT) 이상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아이보리코스트의 누적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0월 1일부터 2026년 6월 7일까지의 현 마케팅 연도 동안 농민들이 항만으로 반출한 코코아는 195만 MT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동기보다 18.9% 많은 수준이다. 아이보리코스트는 최근 2025/26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8% 감소한 165만 MT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고 증가 역시 약세 재료다. ICE 코코아 재고는 지난주 금요일 1년 9개월 만의 고점인 292만9,074포대까지 늘었고, 금요일에도 291만7,793포대로 그 수준을 소폭 밑돌았다. 재고가 늘어날수록 시장에서는 공급 여유가 커졌다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 코코아 가격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중기적인 지지 요인도 적지 않다. 일본 기상청은 수요일 엘니뇨 기상 패턴이 적도 태평양 전역에서 형성됐다고 확인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기상 이변을 유발하는 현상으로, 서아프리카에 더 덥고 건조한 날씨를 가져와 코코아 생산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67%로 추정했는데, 이는 기록상 가장 강한 엘니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서아프리카는 세계 코코아 공급의 핵심 지역인 만큼, 이러한 기상 변수는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는 요소로 받아들여진다.
2026/27 서아프리카 작황 전망도 부진하다. 초기 조사 결과 코코아 나무의 체렐 형성(cherelle, 코코아 열매가 초기 단계에서 맺히는 현상)이 평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월에 시작되는 주요 수확기에 대해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 실제 수확량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공급 축소 우려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해상 운송 차질과 비용 상승도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는 세계 코코아 공급망을 흔들고 있으며, 가격에도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협 봉쇄는 비료 공급 차질을 초래하고, 전 세계 해상 운임과 보험료, 연료비를 끌어올려 코코아 수입업체의 비용을 높이기 때문이다. 코코아는 단순 원자재가 아니라 국제 물류와 농업 투입재 가격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상품이어서, 지정학적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수요 약세는 여전히 가장 뚜렷한 부담 요인이다. 북미제과협회는 4월 23일 북미의 1분기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0만6,087MT라고 밝혔다. 유럽코코아협회 역시 1분기 유럽 분쇄량이 7.8% 줄어든 32만5,895MT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6% 감소보다 더 큰 감소폭이며 17년 만에 가장 낮은 1분기 수치였다. 반면 아시아코코아협회는 1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5.2% 늘어난 22만3,503MT라고 밝혀, 시장의 6.7% 감소 예상과 달리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분쇄량은 초콜릿과 코코아 제품 생산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수요 흐름을 판단하는 데 자주 활용된다.
세계 5위 생산국 나이지리아의 공급 감소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5월 28일 나이지리아의 4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20% 줄어든 1만4,921MT라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나이지리아 코코아 생산량이 30만5,000MT로 전년 전망치 34만4,000MT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코코아 시장에서 아프리카 주요 산지의 생산 차질은 전체 수급 균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아프리카 주요 산지의 농가 수취가격 조정도 공급과 연계된 변수다. 가나 정부는 2월 2025/26 재배 시즌 공급분에 대해 코코아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약 30% 낮췄다. 아이보리코스트도 3월부터 시작된 중간 수확분에 대해 코코아 농가 보수를 57%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는 세계 코코아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 국가의 가격 정책은 생산 의욕과 공급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글로벌 흑자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에는 우호적이다. 스톤엑스는 4월 29일 2026/27년 세계 코코아 흑자 추정치를 14만9,000MT로 낮췄다. 이는 1월 전망치 26만7,000MT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스톤엑스는 예상되는 엘니뇨로 인해 서아프리카 코코아 작황에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5/26년 세계 코코아 흑자 전망치도 28만7,000MT에서 24만7,000MT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 해석을 종합하면, 코코아 가격은 단기적으로는 풍부한 재고와 강한 공급 신호로 압박을 받고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엘니뇨 가능성, 서아프리카 작황 부진, 나이지리아와 주요 산지의 공급 감소, 운송비 상승 등 복합적인 지지 요인이 존재한다. 특히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가 세계 공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기상 여건과 농가 정책 변화는 향후 코코아 가격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한편 수요 측면에서는 북미와 유럽의 분쇄량 감소가 뚜렷해, 초콜릿 소비와 가공 수요가 단기간에 강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가격 상승 탄력은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코코아 시장은 공급 불안에 따른 상승 압력과 재고 증가·수요 둔화에 따른 하방 압력이 맞서는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