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미국 제재 맹비난하며 워싱턴의 ‘군사행동 명분 조작’ 주장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화요일 미국의 대쿠바 제재를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이며 범죄적”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장기간 이어진 경제적 압박이 공산당이 통치하는 쿠바 섬 전역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6년 5월 1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연료 부족에 시달리는 쿠바가 “우리 국민을 질식시키려는 집단학살적 포위에 대해 가장 단호하고도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계속 규탄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바에서 말하는 ‘포위(siege)’는 군사적 봉쇄뿐 아니라 금융·무역·에너지 차단을 포함한 광범위한 경제 압박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도 직접 거론했다. 이 행정명령은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는 제3자에게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쿠바에 투자하거나 기본적인 물품을 공급하려는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삼는 미국 조치도 포함돼 있다. 이는 국제 비즈니스와 에너지 거래에 직결되는 사안으로, 쿠바의 연료 수급과 수입망을 더욱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의 새로운 제재 조치가 나온 직후 나왔다. 미국 정부는 월요일 쿠바 관리 11명과 쿠바의 핵심 정보기관에 제재를 부과했다. 이 조치는 올해 1월부터 이어져 온 광범위한 압박 캠페인의 일부로, 쿠바의 핵심 연료 공급을 차단하려는 석유 봉쇄 시도와 맞물려 있다. 석유 봉쇄란 국가로 들어오는 원유와 연료의 유통 경로를 제한해 경제를 압박하는 전략으로,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즉각적인 파급효과를 낳는다. 쿠바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대담한 군사 작전으로 체포된 직후, 주요 우방이자 석유 공급원이던 베네수엘라의 지원이 약화된 상황에서 이러한 압박에 직면해 왔다.

쿠바는 이미 연료난과 정전 압박을 겪어 왔으며, 이번 제재는 에너지 시장과 물가에도 추가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석유와 디젤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제재가 강화되면 운송비, 전력 공급, 생필품 유통비가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어 쿠바 경제의 취약성이 더 부각될 수 있다. 다만 기사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추가 군사행동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일요일에 보도된 악시오스(Axios)의 기사에 따르면, 기밀 정보를 인용한 이 보도는 쿠바가 러시아와 이란으로부터 300대가 넘는 군사용 드론을 확보했으며, 최근 이를 이용해 미국 목표물을 공격하는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미 해군 시설인 관타나모만 미군기지, 미군 함정, 그리고 쿠바에서 북쪽으로 약 90마일 떨어진 키웨스트까지 잠재적 표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드론은 원격 조종 또는 자율 비행이 가능한 무인기이며, 정찰·공격 등 다양한 군사 임무에 활용될 수 있어 관련 보도는 미국 안보 우려를 크게 자극하는 요소로 받아들여진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월요일 별도의 게시물에서 미국의 군사적 위협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면서, 만약 그것이 현실화될 경우 “헤아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유혈사태를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쿠바가 미국의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이에 대해 CNBC가 화요일 백악관에 입장을 문의했지만 즉각적인 답변은 받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하바나에 대한 “우호적 인수”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으며, 이란 전쟁 이후 백악관이 쿠바를 다음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또 그는 쿠바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쿠바를 “가져가는” 영예를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은 미·쿠바 관계의 긴장이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정부는 어떤 정당한 변명도 없이 날마다 쿠바 국민에 대한 무자비한 경제전과 결국의 군사적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기성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파릴랴 쿠바 외교장관은 월요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쿠바는 누구도 위협하지 않으며 전쟁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가 쿠바 국민에 대한 가혹한 경제전과 eventual military aggression, 즉 결국의 군사적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기성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바 정부의 이 같은 반응은 미국의 제재와 안보 우려를 둘러싼 양국의 대립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사태는 대쿠바 제재, 석유 봉쇄, 연료 부족, 군사적 위협이라는 네 가지 축이 동시에 겹치며 전개되고 있다. 쿠바처럼 외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원유와 디젤 차단이 곧바로 경제활동 둔화, 물류 차질, 전력난으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생활물가와 산업 생산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쿠바의 갈등이 정보전과 제재전, 나아가 군사적 긴장으로 확대될 경우 중남미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함께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