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20일(현지시간) 금리 하락과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S&P 500 지수는 0.27%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09% 상승했으며, 나스닥 100 지수는 0.55% 뛰었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26%,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52% 각각 상승했다.
2026년 5월 2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주요 주가지수는 이번 주 낙폭 일부를 되돌리며 오름세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bp 내린 4.65%로, 전날 기록한 16개월 만의 고점에서 물러섰다. 이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2% 넘게 떨어지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소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국채 시장에서는 수익률이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오르는 방향으로 해석되며,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는 완충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 반도체주는 시장 전반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는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0.6% 상승했다. 시장은 엔비디아 실적을 통해 인공지능(AI) 경제의 현주소를 가늠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1분기 매출은 8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단순한 실적 수치보다 생산 확대 속도와 경쟁사 대응 전략에 더 집중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은 AI 서버,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 수요와 직결돼 있어 기술주 전반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거시지표 측면에서는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신청지수가 5월 1일로 끝난 주간에 2.3% 감소했다. 주택 구입 목적 대출 지수는 4.1% 줄었고, 재융자 지수는 0.1% 하락했다. 30년 고정금리 평균은 6.46%에서 6.56%로 10bp 상승했다. 이는 주택 구매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금리 부담이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WTI 원유 가격은 이란 관련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유가는 2% 넘게 하락했는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7월 초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선박 호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원유 공급이 다시 세계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걸프 지역 동맹국들이 외교에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며, 화요일로 예정됐던 이란 공습을 취소했다고 전날 늦게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월간 보고서에서 3월과 4월 전 세계 석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속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IEA는 분쟁이 다음 달 종료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매우 공급 부족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차질로 글로벌 원유 재고가 이미 약 5억 배럴 줄었으며, 6월에는 감소폭이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같은 전망은 향후 유가와 인플레이션 기대, 그리고 중앙은행 통화정책 전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은 현재 6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5%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즉, 당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으며, 현재까지 발표된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0일 기준 454개 S&P 500 상장사 가운데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의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술주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년 만의 가장 약한 수준이다. 이는 최근 증시 상승이 대형 기술주의 이익 성장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해외 증시는 엇갈렸다. 유로스톡스 50 지수는 0.87% 상승했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18%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주 반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며 1.23% 내렸다.
국채와 유럽 금리 동향
6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 선물은 이날 5틱 올랐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1bp 하락한 4.645%를 기록했다. 국채 가격은 최근 약세를 일부 되돌리며 반등했는데, WTI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약해진 점이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영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10년 만기 영국 길트 수익률이 급락한 점도 미 국채에 간접적인 지지 요인이 됐다. 다만 이날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국채 추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재무부가 이날 오후 160억 달러 규모의 20년 만기 국채를 입찰할 예정인 점도 수급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럽 국채 금리도 하락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인 분트 수익률은 3.4bp 내린 3.159%, 10년 만기 영국 길트 수익률은 8.3bp 하락한 5.046%였다. 영국 4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8%로, 3월의 3.3%보다 둔화됐고 예상치 3.0%보다 낮았다. 근원 CPI 역시 3월 3.1%에서 4월 2.5%로 낮아져 예상치 2.6%를 밑돌았다. 물가 둔화는 영란은행의 추가 긴축 압박을 완화할 수 있는 지표로 해석된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위원 피에르 분슈는 “이란 분쟁이 6월까지 해결되지 않는다면 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의 금리 스와프는 ECB가 6월 11일 열리는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87%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유럽에서 물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개별 종목 움직임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종목이 이날 상승장을 주도했다. ARM 홀딩스는 나스닥 100지수 내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10% 이상 급등했고, 마벨테크놀로지는 7% 이상 올랐다. S&P 500에서는 인텔이 5% 넘게 상승해 선두권에 올랐고, AMD도 4% 이상 뛰었다. 이 밖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ASML, 샌디스크, 시게이트테크놀로지홀딩스, KLA 등도 2% 이상 상승했다.
반면 소프트웨어주는 압박을 받으며 전체 시장의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 워크데이는 3% 넘게 하락해 나스닥 100지수 내 하락률 1위를 기록했고, 인튜이트도 3% 이상 밀렸다. 어도비, 아틀라시안, 서비스나우, 오토데스크도 2% 넘게 내렸으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에서는 세일즈포스가 1% 이상 떨어져 하락 종목을 이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데이터독도 1% 넘게 하락했다.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종목도 다수였다. 톨브러더스는 2분기 매출이 25억3,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24억3,000만 달러를 웃돌며 6% 이상 상승했다. TJX는 1분기 순매출이 143억2,000만 달러로 예상치 140억1,000만 달러를 상회해 5% 이상 올랐다. Cava Group은 1분기 동일매장 매출이 9.70% 증가해 예상치 5.97%를 크게 웃돌면서 3% 넘게 뛰었다. 패키징 코퍼레이션 오브 아메리카는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48달러로 제시한 뒤 2% 이상 올랐다. 에츠이는 Arete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76달러로 제시하면서 2% 이상 상승했다. 센틴은 도이체방크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80달러로 제시해 1% 이상 강세를 보였다.
반대로 해즈브로는 올해 조정 EBITDA가 14억~14억5,000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는데, 중간값이 시장 예상치 14억4,000만 달러를 밑돌면서 S&P 500 내 최대 하락 종목으로 8% 이상 급락했다. 타깃은 1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좋았음에도 경영진이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비교 기준이 올해 중 가장 어렵다고 경고하면서 7% 이상 하락했다. 비아비솔루션즈는 5억 달러 규모의 주식 공모 계획 발표 후 4% 넘게 밀렸고, 메들라인은 클래스A 주식 6,000만 주의 2차 매각을 발표하면서 3% 이상 하락했다. 로우스는 1분기 동일매장 매출이 0.60% 증가하는 데 그쳐 예상치 0.67%를 밑돌며 3% 이상 내렸다.
이날 시장에서는 낮아진 국채 수익률, 반도체주 강세, 원유 가격 조정이 위험자산 선호를 되살리는 재료로 작용했다. 특히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을 점검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소프트웨어주의 약세와 금리·지정학 변수는 증시의 상승 속도를 제한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실적, 원유, 국채 금리 흐름이 미국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발표 일정(2026년 5월 20일)에는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DI), elf Beauty, 인튜이트, 로우스, 노드슨, 엔비디아, 로이반트 사이언스, 타깃, TJX, VF 등이 포함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