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호르무즈 해협 우회하는 신규 송유관 공정률 약 50%

아랍에미리트(UAE)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두 번째 송유관 건설을 거의 절반가량 마쳤다고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의 최고경영자(CEO)가 20일 밝혔다.

2026년 5월 2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ADNOC CEO는 애틀랜틱카운슬 인터뷰에서 “지금도 전 세계 에너지의 지나치게 많은 양이 너무 적은 수의 병목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병목 지점이란 물류와 에너지 흐름이 좁은 통로에 집중돼 차질이 발생하기 쉬운 구간을 뜻한다.

이번 신규 송유관은 오만만에 위치한 항구 도시 푸자이라를 통한 ADNOC의 수출 능력을 두 배로 늘리게 된다. 푸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에 있어, 해협 봉쇄나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대체 수출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 UAE는 이란 전쟁으로 인해 해당 사업의 건설 속도를 앞당겼으며, 이 송유관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 자베르는 이란이 올해 3월 초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UAE를 비롯한 걸프 아랍 산유국들의 원유와 가스 수출이 막혔다고 설명했다. UAE는 이미 가동 중인 푸자이라 송유관을 통해 일부 원유 수출을 돌리고 있으며, 이 기존 송유관의 최대 수송 능력은 하루 180만 배럴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수송의 핵심 길목으로, 이곳이 막히면 국제 에너지 시장 전반에 즉각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역사상 가장 심각한 에너지 공급 차질을 초래했다.”

알 자베르는 해협 봉쇄로 인해 10억 배럴이 넘는 원유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협이 계속 닫혀 있을 경우 매주 추가로 약 1억 배럴씩 손실이 발생한다고도 말했다. 또한 전쟁이 즉시 끝나더라도 원유 흐름을 정상 수준의 80%까지 회복하는 데 최소 4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완전한 정상화에는 2027년 1분기 또는 2분기까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것은 단지 경제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한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수로를 인질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용인한다면, 이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수출이 집중되는 전략적 통로인 만큼, 봉쇄가 장기화될수록 유가와 운송비, 보험료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은 공급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당시 공습으로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포함한 이란의 고위 지도자들이 숨졌다. 이후 중동 해상 물류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산유국들은 우회 수송망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은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 이후 걸프 지역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추가 송유관을 건설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중요성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해협 봉쇄를 두고 “이 카드는 한 번만 쓸 수 있는 카드”라며 “페르시아만에서 에너지를 빼내는 다른 경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어 “호르무즈 해협의 중요성은 줄어들겠지만, 그 나라들의 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공급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중동 산유국들이 장기적으로 수출 경로를 다변화할 경우, 특정 해상 관문에 대한 세계 시장의 의존도는 낮아질 수 있지만, 글로벌 에너지 수급에서 이들 국가의 비중 자체는 여전히 유지될 것임을 시사한다. 다만 실제로 시장 충격이 완화되기까지는 신규 인프라의 완공, 가동 안정화, 정치·군사적 긴장 완화가 동시에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변수UAE의 신규 송유관 완공 시점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지속 기간이다. 2027년으로 예정된 새 노선이 가동되면 ADNOC의 수출 유연성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지만, 그 전까지는 기존 푸자이라 송유관과 해상 운송에 대한 의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이 같은 우회 인프라 확충이 중장기적으로 공급 차질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안이 유가와 에너지 관련 종목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