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 다수,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게 유지되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무게
2026년 5월 2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관계자 다수는 최근 회의에서 이란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킬 경우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회의록은 연준 내부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한층 커졌음을 보여줬다. 회의는 기준금리를 3.5%~3.75%로 유지하기로 다시 결정했지만, 반대표가 4표나 나와 1992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를 기록했다.
여기서 말하는 기준금리는 연준이 은행 간 단기 자금 거래에 적용하는 정책금리로, 미국의 대출금리와 자산가격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다. 또한 회의록에 등장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준의 금리 결정을 담당하는 정책회의체로,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예민하게 지켜보는 기구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란 전쟁이 물가에 미칠 충격의 지속 기간과, 회의 뒤 성명서에서 향후 금리 방향을 인하 쪽으로 기울어 보이게 하는 문구를 유지할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회의 참석자 일부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거나 노동시장이 약화될 때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그러나 회의록은 “다수의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2%를 지속적으로 상회할 경우 일부 정책 긴축이 적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경우 연준이 긴축 기조를 되살릴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반대표 4표 가운데 3표는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에게서 나왔으며, 이들은 물가 급등 국면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준금리 동결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성명서에 포함된 ‘추가 조정(additional adjustments)’ 문구에 반대했다. 연준 문맥에서 이 표현은 시장이 통상적으로 다음 행보가 금리 인하일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회의록은 또 “많은 참가자들이 향후 금리 결정의 방향에 완화적 편향이 있음을 시사하는 문구를 성명서에서 삭제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적었다. 다만 연준 내부 용어에서 ‘많은(many)’은 ‘다수(majority)’와는 다르기 때문에, 해당 문구는 결국 성명서에 남았다.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위원회의 2% 목표로 돌아오는 데 이전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연준 위원들은 이란과의 충돌이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이중 책무에 “중대한 영향(significant implications)”을 줄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지만, 인플레이션 충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두고 이견을 보였다. 이중 책무는 연준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용 목표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워시의 과제와 파월의 행보
이번 회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위원회를 주재한 마지막 회의였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회의는 주로 전쟁으로 인한 물가 압력과 그 밖의 요인들 속에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경계심이 커진 가운데 열렸다. 전 연준 이사였던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이제 수장을 맡게 됐으며, 이는 최대 11명의 후보가 참여한 장기 경합 끝에 결정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시를 선택했으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시장 가격은 오히려 연준의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을 더 높게 반영하고 있다. 시점은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로 제시된다. 이는 연준 내부 기류와 시장의 해석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백악관과 달리, 시장은 물가와 성장 여건을 함께 고려할 때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인플레이션은 2025년을 거쳐 올해 초까지 연준의 2% 목표에 가까워지는 흐름을 보였지만, 전쟁이 판세를 바꿨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대부분의 물가 지표가 3%를 웃돌고 있으며, 공급 충격이 단기적이라는 기존 판단에도 부담이 커졌다. 연준은 일반적으로 국제유가 급등 같은 공급 측면 충격을 일시적 요인으로 보려 하지만, 이번에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함께 오르고 있어 상황이 단순하지 않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변동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뺀 물가 상승률로, 기조적인 물가 압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중시하는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가 다음 주 발표될 때 4월 기준 연율 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물가가 아직 연준의 목표 수준보다 상당히 높다는 의미이며, 연준이 성급한 완화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을 보여준다. 반대로 물가 둔화가 재개되면 금리 인상 전망은 약해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에너지발 충격과 근원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정책 선택지가 좁아진 상태다.
워시의 핵심 과제는 인공지능 발전을 중심으로 한 생산성 향상이 물가를 낮추는 디스인플레이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동료 위원들에게 설득하는 일이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과 달리,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현상을 뜻한다. 그는 높은 에너지 비용이 일으키는 단기적 충격을 생산성 개선이 상쇄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야 한다. 다만 이 논리가 얼마나 빠르게 정책 공감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워시의 동료 가운데 한 명은 여전히 파월 의장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 이사로 남기로 했으며, 임기는 2년이 더 남아 있다. 그는 지난 4월 “기간은 추후 정해질 것”이라며 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앞서 “조사가 충분히, 그리고 진정으로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이 이사회에 남는 것은 거의 80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새 수장 체제에서도 연준 내부 논의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회의록은 향후 미국 통화정책이 단순한 금리 동결 또는 인하 경로가 아니라, 물가 재가속 위험과 성장 둔화 우려 사이에서 더욱 복잡한 선택을 요구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동발 지정학적 충격이 에너지 가격을 자극할 경우, 연준은 경기 하방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내비쳤다. 반대로 물가가 빠르게 안정된다면 인하 논의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으나, 현재 회의록의 톤은 완화보다 경계에 보다 가깝다.
핵심 해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물가가 2%를 웃도는 상태가 지속될 경우 다시 올릴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이는 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근원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연준의 정책 선택 폭은 좁아졌고, 새 수장인 케빈 워시에게는 물가 안정과 성장 사이 균형을 설득력 있게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