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에 설탕 가격 약세…에탄올 수요 둔화와 공급 확대 우려

7월물 뉴욕 세계 원당 11호(SBN26)는 이날 0.25달러(1.67%) 하락했고, 8월물 런던 ICE 화이트 슈가 5호(SWQ26)0.10달러(0.02%) 상승했다.

설탕 가격은 장 초반의 상승분을 반납하고 혼조세로 거래됐다. 2026년 5월 2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이날 원유 가격 급락의 영향을 받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인 CLN265% 넘게 하락하면서 에탄올 가격을 끌어내렸고, 이는 전 세계 설탕 공장들이 사탕수수 압착 물량을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에 더 많이 배분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에탄올은 사탕수수에서 추출되는 연료용 바이오연료로, 원유와 휘발유 가격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유가 하락은 에탄올 채산성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설탕 공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월요일에는 국제당류기구(ISO)가 2025/26시즌 세계 설탕 생산량이 사상 최대인 1억8,200만톤(MMT)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세계 공급 과잉 추정치도 상향 조정하면서 설탕 가격이 1주일 만의 저점까지 떨어졌다. ISO는 2025/26시즌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세계 공급 과잉 규모는 2월 전망치인 122만톤에서 220만톤으로 높였다. 이는 2024/25시즌의 346만톤 적자에서 반전된 수치다. 2026년 5월 20일 현재 시장은 이 같은 공급 확대 전망과 유가 하락 사이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다만 설탕 가격에는 여전히 일부 지지 요인도 남아 있다. ISO는 2026/27시즌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5% 감소한 1억8,000만톤으로 줄고, 세계 설탕 시장이 26만2,000톤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인도와 태국의 수확량이 엘니뇨(El Niño) 기상 패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 온난화로 인해 강수 패턴을 바꾸는 현상으로, 주요 산지의 작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주 월요일 씨티그룹은 브라질의 2026/27시즌 설탕 생산량3,950만톤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브라질 국가공급공사인 콘랍(Conab)의 4,395만톤 추정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씨티그룹은 브라질 설탕 공장들이 휘발유 가격 급등에 대응해 사탕수수를 설탕보다 에탄올 생산에 더 많이 배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올해 강한 엘니뇨가 현실화될 경우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인도와 태국의 설탕 생산에

“상당한 영향”

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도의 수출 제한 조치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인도는 내수 공급을 보호하기 위해 설탕 수출 금지 조치를 4개월간 시행 중이며, 이는 9월 30일까지 유지된다. 여기에 다테그로(Datagro)는 2026/27시즌 세계 설탕 수급 전망을 앞선 226만톤 적자에서 317만톤 적자로 하향 조정했다. 스톤엑스(StoneX) 역시 지난 화요일 2026/27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55만톤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주요 기관들이 제시하는 수급 전망이 엇갈리면서, 설탕 선물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급 측면에서는 브라질의 생산 둔화 신호도 주목된다. 4월 30일 우니카(Unica)는 2026/27시즌 브라질 센터-사우스 지역의 4월 상반기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64만7,000톤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제당업체들이 사탕수수를 설탕용으로 압착한 비중은 지난해 44.7%에서 32.9%로 낮아졌다. 이어 4월 28일 콘랍은 신규 설탕 시즌 첫 보고서에서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0.5% 감소한 4,395만2,000톤이 될 것으로 보면서도, 에탄올 생산량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292억5,900만리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4월 21일 미 농무부(USDA)도 브라질의 2026/27시즌 설탕 생산량을 4,250만톤으로 예상하며, 전년 대비 3%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USDA는 제당업체들이 설탕보다 에탄올 생산에 더 많은 사탕수수를 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봉쇄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도 설탕 가격의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Covrig Analytics에 따르면 해당 해협의 봉쇄는 전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를 제약하고 있으며, 이는 정제 설탕 생산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정제 설탕은 원당을 추가 가공한 제품으로, 물류 차질과 해상 운송 불안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유통망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설탕 흑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신호도 가격에는 우호적이다. 4월 21일 Covrig Analytics는 2026/27시즌 세계 설탕 흑자 전망을 140만톤에서 80만톤으로 낮췄다. 4월 20일 설탕 트레이더 Czarnikow 역시 2026/27시즌 흑자 전망을 340만톤에서 110만톤으로 내렸고, 2025/26시즌 흑자 전망도 830만톤에서 580만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공급이 여전히 많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균형이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 관련 지표도 시장의 관심사다. 4월 16일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Ltd.)은 인도의 2025-26시즌 설탕 생산량이 10월 1일~4월 15일 기간 기준 전년 대비 7.7% 증가한 2,748만톤이라고 밝혔다. 4월 7일 인도설탕·바이오에너지제조협회(ISMA)는 2025/26시즌 생산 전망을 기존 3,240만톤에서 3,200만톤으로 소폭 낮췄고, 수출 전망은 80만톤으로 제시했다. 인도는 2022/23시즌 늦은 비로 생산량이 줄고 내수 공급이 제한되자 설탕 수출에 할당제(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4월 30일 USDA는 인도의 2026/27시즌 설탕 수급이 250만톤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2년 만의 첫 흑자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설탕 생산국이다.

USDA는 지난해 12월 16일 반기 보고서에서 세계 2025/26시즌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인류가 소비하는 설탕 소비량도 전년 대비 1.4% 증가한 1억7,792만1,000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기말 재고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18만8,000톤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의 2025/26시즌 설탕 생산량을 전년 대비 2.3% 증가한 4,470만톤으로, 인도는 우호적인 몬순 강우와 재배 면적 확대에 힘입어 25% 증가한 3,525만톤으로 전망했다. 태국의 2025/26시즌 설탕 생산량 역시 2% 증가한 1,025만톤으로 예상했다.

시장 해석을 종합하면, 현재 설탕 가격은 원유 급락에 따른 에탄올 수익성 약화세계 공급 확대 전망에 압박을 받는 동시에, 인도 수출 제한, 엘니뇨 우려, 브라질 생산 둔화 신호,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라는 상반된 요인들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흐름이 설탕 선물의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중기적으로는 남미와 아시아 주요 산지의 날씨와 정부 정책이 가격 변동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탄올과 설탕은 같은 원료인 사탕수수에서 파생되기 때문에, 휘발유·원유 가격 변화가 설탕 재배와 제당업체의 생산 배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설탕 시장은 수급 전망의 미세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기사 작성 시점에 로이터의 리치 애스플런드는 본 기사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으며, 기사 내 정보는 전적으로 참고용이다. 나스닥닷컴은 기사에 담긴 견해가 작성자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