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SpaceX)가 이르면 6월 12일 나스닥에 상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종목코드는 SPCX가 유력하며, 공모가 책정은 그 전날 이뤄지고 로드쇼는 6월 4일 전후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5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조7500억달러의 목표 기업가치와 약 75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규모가 현실화될 경우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세운 294억달러의 상장 기록을 2.5배 이상 웃돌며, 역사상 가장 큰 IPO가 된다. IPO는 비상장 기업이 일반 투자자에게 처음으로 주식을 공개 매각하는 절차를 뜻하며, 상장 직후 주가와 유통 물량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스페이스X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분명하다. 이 회사는 이미 궤도 발사 비용 구조를 바꿔 놓았고, 현재는 세계 최대의 위성 군집을 운영하고 있다. 위성 군집은 지구 저궤도에 수많은 위성을 배치해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스페이스X의 핵심 성장축인 스타링크(Starlink)가 여기에 해당한다. 여기에 더해 스페이스X는 2월에 인공지능(AI) 기업 xAI를 주식 중심 거래로 편입했고, 테슬라와의 협력 아래 반도체 제조 사업인 테라팹(Terafab)도 최근 발표했다. 회사는 또 IPO 물량의 최대 30%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주당 가격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미 5대 1 주식 분할도 승인했다.
“스타링크는 회사의 재무 엔진이지만, 실행 리스크와 높은 밸류에이션은 신중함을 요구한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 우려할 요소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부담은 역시 밸류에이션이다. 목표 기업가치가 1조7500억달러에 이른다면 스페이스X는 매출의 약 100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셈이 된다. 밸류에이션이란 기업의 적정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향후 성장 기대가 크다는 의미지만 그만큼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주가 조정 위험도 커진다. 스페이스X의 S-1 공시가 공개돼야 정확한 수치가 확인되겠지만, 현재 거론되는 수준만 놓고 보면 향후 수년간 거의 모든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정당화될 가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배구조에 대한 논란도 있다. 스페이스X는 내부자에게 주당 10표의 의결권을 주는 이중 의결권 구조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분은 약 43%를 보유하더라도 전체 의결권의 약 80%를 행사하게 된다. 반면 일반 투자자가 보유하게 될 Class A 주식은 경제적 지분은 갖지만 이사회 구성이나 주요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미국 뉴욕과 캘리포니아의 연기금 수장들은 이미 이를 미국 자본시장에 상장되는 기업 가운데서도 가장 경영진 친화적인 지배구조 중 하나라고 비판하며 반대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핵심 사업인 스타십(Starship)도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차세대 로켓인 스타십은 장기적으로 발사 사업과 스타링크 사업의 경제성을 떠받치는 핵심 수단이지만, 2025년에는 목표치였던 25회 비행 대신 5회만 발사됐다. 특히 스타베이스의 새 발사 시설인 Pad 2에서 이뤄질 스타십 버전 3의 첫 비행이 이번 주 예정돼 있어, 이번 시험 비행의 성패는 기업가치 산정의 정당성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고성능 로켓 개발은 통상 수차례의 시험 실패와 지연을 동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성장 가능성과 함께 기술적 리스크를 함께 봐야 한다.
경쟁 구도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의 위성 인터넷 사업 아마존 레오(Amazon Leo)는 과거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로 불렸으며, 아직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그러나 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인 아마존이 뒤를 받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아마존은 장기적으로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AWS나 프라임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스페이스X가 단순한 위성 인터넷 성능 경쟁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가능성도 있다.
이번 IPO를 두고 시장에서는 “참여는 가능하지만, 가격과 구조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높은 기업가치, 집중된 의결권, 기술 실행 위험, 상장 직후의 예측 불가능한 시초가가 겹치면서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매수를 검토하는 투자자라면 보유 비중을 작게 가져가는 전략이 더 적절할 수 있다. 스페이스X의 사업 자체가 장기적으로 매우 높은 가치를 입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 단계에서 제시된 가격과 조건만 놓고 보면 위험 대비 기대수익을 쉽게 낙관하기는 어렵다.
다만 투자자들은 S-1 공시가 공개된 뒤 회사의 재무 구조와 사업 전망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S-1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상장 예비신고서로, 기업의 재무상태와 주요 위험 요인, 공모 구조 등이 담긴다. 이 문서가 공개되면 스페이스X의 상장 규모, 자금 사용 계획, 사업별 매출 기여도, 위험 요인 등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이며,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모두의 판단 기준도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한편, 스페이스X 상장은 기술주와 우주산업 전반의 투자 심리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IPO가 성사되면 위성인터넷, 우주발사체, AI, 반도체 등 미래 산업 전반에 대한 자금 유입 기대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상장 첫날부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스페이스X의 상장은 단순한 한 기업의 기업공개를 넘어, 우주산업과 차세대 기술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기준을 다시 쓰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