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닷컴(Amazon.com Inc.)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도 이를 환급하지 않았다며, 소비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2026년 5월 15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연방법원에 제기된 집단소송에서 소비자들은 아마존이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수억 달러 규모의 불법 관세 비용을 거둬들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마존이 수입 상품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넘겼으며, 그 시점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해당 관세의 위법성을 판단하기 전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IEEPA로 불리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이다. 이는 미국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이유로 경제 제재나 거래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법이지만,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6대 3 판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법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것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IEEPA 관세는 쉽게 말해, 비상권한을 이용해 수입품에 추가 비용을 얹는 방식의 관세를 뜻한다. 해당 판결 이후 수천 개 기업이 정부를 상대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환급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송에 따르면 아마존은 아직 환급 절차에 나서지 않았다. 원고들은 아마존이 환급을 하지 않는 이유가 법적 근거가 없어서가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의식해 연방정부가 해당 자금을 보유하도록 두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소송장은 “아마존이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사용하는 자금은 아마존의 것이 아니다”라며 “이 자금은 이후 무효화된 IEEPA 관세를 충당하기 위해 소비자들로부터 부당하게 거둬들인 것”이라고 적시했다.
이번 소송은 부당이득 반환과 워싱턴주 소비자보호법 위반을 근거로 제기됐다. 부당이득 반환은 법적으로 정당한 근거 없이 얻은 이익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법리다. 아마존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이미 제기된 여러 유사 소송의 흐름 속에서 나왔다. 앞서 소비자들은 코스트코, 나이키, 페덱스 등 다양한 기업이 관세 환급분을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았다며 소송을 낸 바 있다. 이번 사건은 관세 비용을 누가 최종 부담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분쟁이 소매업체와 물류업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기업과 달리, 관세가 부과되던 기간에 발생한 추가 비용에 대해 정부로부터 직접 환급을 청구할 수 없다는 점도 소송장에서 강조됐다. 따라서 기업이 이미 가격에 반영해 거둬들인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실질적 손실은 소비자에게 남게 된다는 취지다.
소송은 또 아마존의 대응 배경에 정치적 계산이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5년 4월의 한 보도를 언급했다. 당시 아마존이 상품 가격의 얼마가 IEEPA 관세 때문인지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백악관은 강하게 반발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진 의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소송장은 주장했다. 아마존은 이 보도를 부인하며 자사 주요 소매 사이트에서 관세 가격 표시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이미 정치적 파장을 낳은 상태였다.
시장 영향 측면에서 이번 소송은 아마존뿐 아니라 관세를 가격에 반영해 온 유통·소매 기업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법원이 소비자 손을 들어줄 경우, 기업들은 과거 관세 비용을 어떻게 산정해 환급할지에 대한 추가 분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향후 미국 내 온라인 유통 가격 체계와 관세 전가 관행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소송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실제 환급 범위와 책임 주체는 법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 자금은 부당하게 소비자들로부터 거둬들인 것”이라는 원고 측 주장처럼, 이번 소송은 관세가 궁극적으로 누구의 부담이었는지를 둘러싼 법적·정치적 논쟁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아마존은 이번 사안에 대한 공개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법원은 향후 소송의 적법성과 집단소송 요건, 그리고 관세 비용의 전가 여부 등을 놓고 본격적인 심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