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주택 구입 부담을 낮추기 위한 초당적 법안을 압도적 표결로 통과시켰다. 다만 대형 투자자의 단독주택 매입을 제한하는 대신, 추가 주택 공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조정되면서 월가 친화적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2026년 5월 2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수요일 표결에서 396대 13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주택 구입 부담 완화 법안을 승인했다. 이 법안은 대형 투자자들이 단독주택(single-family homes)을 사들이는 것을 제한하는 한편, 추가 주택 유닛을 건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미국 주택 시장에서 단독주택은 일반 가구가 거주하는 대표적인 형태로, 특히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과 직결되는 핵심 자산으로 여겨진다.
공화·민주 양당이 함께 추진한 이번 법안은 최근 막판 수정 과정을 거치며 백악관의 지지도 확보했다. 수정안은 상원안과 하원안 사이의 절충으로, 상원안이 대형 투자자에 대해 더 강한 제한을 두었던 반면 하원안은 상대적으로 월가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이번 조정은 부동산 투자, 임대주택 공급, 주택 건설업계의 이해관계를 함께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법안은 임대업, 건설업, 주택산업 전반의 지지를 끌어냈다. 핵심 배경은 상원을 통과했던 기존 법안에 포함돼 있던 조항 삭제다. 해당 조항은 350유닛 이상을 보유한 대형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규정으로, 이들이 지은 주택 중 기준을 넘는 물량은 7년 안에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었다. 업계는 이 규정이 빌드투렌트(build-to-rent) 산업, 즉 애초에 분양이 아니라 임대를 목적으로 주택을 짓는 사업 모델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빌드투렌트는 주택을 완공한 뒤 개인에게 파는 대신 장기 임대용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최근 미국 주택 시장에서 공급 확대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다.
주택 구입 부담 완화 법안은 이미 여러 차례 하원과 상원을 오가며 수정과 재협상을 반복해 왔다. 올해 초 양원은 각각 강한 초당적 지지 속에 자체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투자자 규제와 관련한 여러 조항이 양원 간 충돌을 빚었다. 특히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대형 투자자의 시장 진입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만든다는 주장이 정면으로 맞섰다.
법안의 향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개정된 하원안이 상원에서 통과되기 위해서는 최소 60표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확보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후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위해 백악관으로 넘어가게 된다. 주택을 관할하는 상원 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백악관과 협력해 민주당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여러 조항을 법안에 포함시키는 데 관여했다. 반면 지난 3월에는 일부 상원의원들이 강제 매각 조항이 주택 공급을 오히려 줄 수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CNBC의 질문에 대해 하원이 법안을 통과시키면 상원은 “그에 맞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상원의원들은 자신들의 원안이야말로 투자자가 주택을 지어 곧바로 임대하려는 구조를 겨냥한 올바른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택을 투자 수단보다 실수요 중심의 자산으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베르니 모레노 공화당 상원의원은 CNBC와의 복도 인터뷰에서 “하원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우선순위, 즉 젊은 세대가 단독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크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자신이 지은 주택을 매각하도록 하는 요건이 주택 소유 확대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모레노 의원은 “빌드앤렌트 산업을 없애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우리는 집이 임대용으로 존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젊은 세대가 세대를 잇는 부를 쌓는 방식으로 집을 소유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하원 통과는 단기적으로는 주택 공급 확대 기대와 임대주택 사업 안정성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대형 투자자의 단독주택 매입을 제한하되 신규 주택 건설은 허용하는 구조는, 시장에 공급을 늘리면서도 자금력이 큰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절충안으로 읽힌다. 다만 상원 문턱이 여전히 높아 최종 법제화까지는 추가 협상이 불가피하다. 향후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주택 판매 시장과 임대 시장 모두에 적잖은 파급이 예상되며, 특히 첫 주택 구매자들의 진입 여건과 대형 임대 사업자의 전략 수정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정리하면, 미 하원은 396대 13으로 주택 구입 부담 완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대형 투자자의 단독주택 매입은 제한하되 추가 주택 건설은 허용하는 방향으로 내용을 조정했다. 상원에서는 여전히 60표 확보가 변수이며, 법안이 최종적으로 대통령 서명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조치는 내 집 마련을 돕는다는 명분과 임대주택 공급을 유지하려는 현실적 이해가 맞물린 결과로, 미국 주택시장 전반의 향후 규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