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모바일 위성 주파수 대부분 유럽 사업자에 배정…비EU 경쟁사엔 일부만 허용

유럽연합(EU)이 모바일 위성 주파수의 대부분을 유럽 기업에 배정하고,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와 아마존의 저궤도 위성 사업처럼 유럽 외 사업자에게는 일부만 개방하기로 했다.

2026년 5월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수요일 이 같은 새로운 배분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내년 만료되는 미국 기업 비아샛(Viasat)이코스타(EchoStar)가 보유한 기존 허가를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새로운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럽연합이 도입하는 새 배분 체계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기술 주권 강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EU는 중국의 기술 부상과 대서양 양안의 긴장 속에서 미국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유럽 기술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 주권이란 통신, 반도체, 인공지능, 우주 등 핵심 기술 영역에서 외부 의존도를 줄이고 자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뜻한다.

문제가 되는 2GHz 주파수 대역은 위성사업자에게 중요한 자산이다. 이 대역은 사용자가 통신사 중개 없이 직접 위성과 연결되는 직접-대-직접 서비스에 적합하며, 재난 대응이나 군사·정부 통신처럼 중요 통신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원격지와 오지에서 고속 인터넷 접근성을 제공하는 데도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헨나 비르쿠넨 EU 기술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을 통해 “고용량의 광범위하게 이용 가능한 위성 연결은 EU 통신망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위성 연결은 정부 서비스와 유럽의 핵심 통신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도에 따라 모바일 위성 스펙트럼의 3분의 1은 보안과 군사 등 정부용으로 예약된다. 이 물량은 EU 사업자가 제공하게 되며, 해당 사업자는 이를 IRIS2 다중궤도 위성군과 통합하게 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IRIS2는 총 290기 위성으로 구성되는 체계다. IRIS2는 유럽이 스타링크에 대응해 마련한 위성 네트워크로, 유럽판 차세대 우주 통신 인프라의 핵심으로 꼽힌다.

나머지 3분의 2는 상업용으로 배정되며, EU 사업자와 비EU 사업자가 절반씩 나눠 갖게 된다. 이는 유럽 기업에 우선권을 주되, 외국 사업자에도 일정 수준의 경쟁 기회를 열어두는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향후 유럽 위성통신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으며, 특히 스타링크와 아마존의 위성 사업, 그리고 기존 미국 사업자들의 유럽 내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성통신은 지상 통신망이 닿기 어려운 지역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으며, 정부·군사·재난 대응용 통신에서도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EU가 스펙트럼 배분을 통해 자국 및 역내 기업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향후 유럽 우주·통신 산업의 투자 흐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IRIS2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유럽 내 위성 제조, 발사 서비스, 네트워크 운용 관련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