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물 ICE 뉴욕 코코아(CCN26)는 수요일 18달러(0.46%) 하락한 채 마감했고, 7월물 ICE 런던 코코아 #7(CAN26)는 34달러(1.15%) 하락 마감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최근의 하락세를 일부 정리하며, 지난 월요일 기록한 2주 만의 저점 부근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2026년 5월 2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지난주 이후 공급 확대 전망이 다시 부각되면서 압박을 받고 있다. 앞서 코코아 가격은 지난 월요일 3.75개월 만의 고점까지 올랐으나, 서아프리카 지역의 풍부한 공급 전망이 강해지자 곧바로 2주 저점 수준으로 밀렸다. 지난 목요일 코트디부아르는 2025/26 시즌 코코아 인도량 추정치를 종전 180만~190만 미터톤(MMT)에서 220만 MMT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기상 여건이 양호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터톤(MMT)은 100만 톤 규모를 뜻하는 단위로, 원자재 시장에서 자주 사용된다.
코트디부아르의 공급 확대는 코코아 가격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월요일 기준 코트디부아르의 누적 통계에 따르면, 농민들은 현재 마케팅 연도인 2025년 10월 1일~2026년 5월 17일 사이 항만으로 161만 MMT의 코코아를 출하했으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한 수치다. 공급이 풍부하다는 신호가 이어지면서 ICE 코코아 재고는 수요일 2년 9개월 만의 최고치인 2,673,307가방으로 늘었다. 원자재 시장에서 재고 증가는 통상 가격 하락 압력으로 해석된다.
반면, 지난 월요일 코코아 가격이 3.75개월 만의 고점까지 급등한 배경에는 엘니뇨(El Niño) 가능성이 있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 변화로 인해 전 세계 기상 패턴에 영향을 주는 현상으로, 서아프리카에 더 덥고 건조한 날씨를 불러와 코코아 생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7월 사이 엘니뇨 조건이 나타날 확률을 82%로 보고 있으며,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은 67%로 추정됐다.
코코아 가격에는 이 밖에도 서아프리카의 2026/27 작황 초기 조사에서 코코아 나무의 cherelle formation, 즉 어린 꼬투리 형성이 평균 이하로 나타난 점도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10월부터 시작되는 본격 수확 전망이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소비 수요 측면에서도 초콜릿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은 가격에 우호적이다. 허쉬와 몬델레즈 인터내셔널의 최근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고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초콜릿 수요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Circana는 4월 14일 발표에서 3월 22일로 끝난 13주간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가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공급 흑자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스톤엑스(StoneX)는 2026/27 글로벌 코코아 공급 과잉 전망치를 1월의 267,000MT에서 149,000MT로 낮췄다. 이는 예상되는 엘니뇨로 인해 서아프리카 코코아 작황에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스톤엑스는 또한 2025/26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치도 287,000MT에서 247,000MT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이 줄어들수록 가격 하방 압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는 전 세계 코코아 공급망에도 차질을 주며 가격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협 봉쇄는 비료 공급 감소, 해상 운임 상승, 보험료와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코코아 수입업체의 비용을 높인다. 코코아 원자재 가격이 아니라도, 운송과 에너지 비용 상승은 최종적으로 식품 제조업체의 원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이는 향후 초콜릿 제품 가격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글로벌 코코아 수요 둔화는 약세 요인이다. 미국 초콜릿 제조업체 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월 23일 북미의 1분기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06,087MT였다고 밝혔다. 유럽코코아협회는 1분기 유럽 분쇄량이 7.8% 감소한 325,895MT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예상치였던 6% 감소보다 더 큰 폭이며 17년 만의 1분기 최저치였다. 다만 아시아코코아협회는 1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223,503MT로 예상 밖의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공급 감소도 가격에는 우호적이다. 블룸버그는 화요일 나이지리아의 3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35% 감소한 18,052MT라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나이지리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M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 작황 연도의 예상 생산량 344,000MT보다 낮은 수치다.
서아프리카의 최근 강우가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가뭄 우려를 완화하기에는 부족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African Flood and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코트디부아르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3분의 2가 가뭄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는 향후 수확량 전망을 압박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지난달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에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공식 코코아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코트디부아르도 이달 시작한 미드크롭 수확분에 대해 농가 지급액을 57%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강세 요인도 남아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2025/26년 자국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8% 감소한 165만 MMT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라보뱅크는 2월 10일 2025/26 글로벌 코코아 공급 과잉 전망치를 11월의 328,000MT에서 250,000MT로 하향했다. 시장은 서아프리카의 기상 리스크와 재배 의사 위축이 향후 공급을 제약할 가능성에 계속 주목하고 있다.
약세 요인도 분명하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3월 2일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공급 과잉 추정치를 11월의 49,000MT에서 75,000MT로 상향했다. 이는 4년 만의 첫 공급 흑자에 해당한다. ICCO는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470만 MM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전반적으로 코코아 시장은 풍부한 현물 공급과 재고 증가, 분쇄량 감소라는 약세 재료와 엘니뇨 우려, 서아프리카 작황 불안, 수급 불균형 축소 가능성이라는 강세 재료가 맞서는 국면에 놓여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향후 추세는 서아프리카의 기상 변화와 실제 수확량, 글로벌 분쇄 수요 회복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