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EM) 주식이 올해 하반기 글로벌 증시에서 의미 있는 반등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 매파적 중앙은행 기조의 완화 가능성, 중국 경기 회복 신호가 맞물리며 상승 동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6년 5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리서치 노트에서 신흥국 주식이 선진국 주식(DM) 대비 비중확대(overweight) 유지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는 JP모건이 지난해부터 취한 전술적 판단으로, 2008년 이후 길게 이어져 온 약세 국면 이후 신흥국에 대한 선호를 다시 높인 것이다.
여기서 신흥국(EM)은 경제 성장 단계가 상대적으로 빠르지만 변동성도 큰 국가들의 주식시장을 뜻하며, 선진국(DM)은 미국·유럽 등 성숙한 시장을 의미한다. JP모건은 이번 판단의 핵심 촉매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를 꼽았다. 메가캡 기술주가 이미 강한 실적을 바탕으로 선진국 시장에서 랠리를 이어온 반면, 신흥국의 AI 관련 종목들은 더 저렴한 밸류에이션에 놓여 있어 상승 여력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JP모건 주식 전략가 미슬라브 마테이카(Mislav Matejka)가 이끄는 팀은 특히 반도체 업종에서 메모리칩 랠리가 여전히 펀더멘털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펀더멘털은 기업 실적, 수요·공급, 업황 같은 기초 체력을 의미한다. JP모건은 의미 있는 공급 확대가 내년 하반기 이전에는 본격화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시장은 보통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6~9개월 앞서 반영하는 만큼, 지금 단계에서 해당 업종을 성급하게 약세로 볼 시점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거시경제 환경도 신흥국에 우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급등했던 중앙은행의 매파적 기조에 대한 시장 가격 반영은 올해 하반기 되돌려질 것으로 전망됐다. 매파적 기조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거나 긴축을 선호하는 태도를 뜻한다. 반대로 비둘기파적 기조는 경기 부양을 위해 완화적 정책을 선호하는 방향이다. JP모건은 이러한 변화가 신흥국 자산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미 달러화 흐름도 변수로 꼽혔다. 최근 2개월 동안 안전자산 선호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던 달러는 현재 장기 기준으로 10%에서 15% 수준의 고평가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달러 약세는 역사적으로 신흥국 자산의 순풍으로 작용해 왔으며, 이는 외국인 자금 유입과 원자재 가격, 달러 표시 부채 부담 완화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역별 요인도 JP모건의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JP모건은 중국에서 경제 회복의 ‘녹색 싹(green shoots)’이 점차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경기 저점 통과 후 나타나는 초기 회복 신호를 뜻하는 표현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예정된 정상회담이 더해지면 추가적인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JP모건은 갈등과 관련된 불확실성으로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이를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러한 접근은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전제로 하며, 투자자들은 정치·군사적 뉴스에 따라 급격한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신흥국과 선진국의 격차는 역사적 극단 수준까지 벌어져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신흥국의 주가수익비율(P/E)은 선진국 대비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P/E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통상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신흥국 자산군의 12배 선행 P/E는 결코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며, 기관투자가의 포지션이 아직 낮고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다.
시장 해석을 종합하면, JP모건의 시각은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성장 기대와 완화적 매크로 환경이 맞물릴 경우 신흥국이 선진국을 앞설 수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AI, 반도체, 중국 경기 회복, 달러 약세라는 네 가지 축이 동시에 작동할 경우 신흥국 증시는 밸류에이션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 확대 지연,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상승 속도는 제한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낮은 기관 포지션과 역사적으로 싼 밸류에이션은 신흥국 증시에 유리한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