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택가격, 금리 충격에 4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 전망

호주 주택가격이 올해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과 생활비 압박으로 특히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6월 4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호주 주택가격은 올해 1.0% 상승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망치 범위가 5.0% 하락부터 7.0% 상승까지로 크게 엇갈린 가운데 나온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은 2027년에는 주택가격이 2.1%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흐름은 지난해 약 10% 상승과 비교하면 뚜렷한 둔화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금리를 75bp(베이시스포인트) 올리면서 주택 구매 여력과 수요가 동시에 약해졌기 때문이다. 베이시스포인트는 금리 변동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지난해 금리가 잠시 내려간 시기가 있었지만 올해는 세 차례 인상됐다. 동시에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 신뢰가 낮아졌고, 이란 전쟁도 영향을 미쳤다.”
– 메트로폴(Metropole) 창업자 마이클 야드니

그는 이어 “사람들은 새 집을 사거나 이사를 하거나 투자용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큰 결정을 내릴 때 자신감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은 곧바로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으로 이어지며, 이는 주택 거래와 가격 형성에 직접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설문은 5월 21일~6월 4일 사이 진행됐으며, 호주 주택의 중간값 가격은 올해 1.0% 상승할 것으로 제시됐다. 다만 중위 전망치와는 별개로 지역별 흐름은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시드니와 멜버른의 중간 가격은 각각 2~3%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퍼스는 올해 약 6~11% 상승이 전망됐다.

주거비 부담 가능성은 여전히 핵심 변수다. 현재 중간 주택가격은 약 A$94만, 미화 $67만126 수준으로, 이는 평균 가계소득의 약 8배에 해당한다. 높은 물가와 차입 비용이 이어질 경우 가계 예산은 계속 압박받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신규 수요의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호주 앨버니지 정부는 세대 간 불평등 완화를 목표로 한 세제 개편도 도입했다. 이 개편은 양도소득세 50% 할인물가연동 과세로 대체하고, 네거티브 기어링을 억제하는 방향이다. 네거티브 기어링은 임대수익보다 이자비용이 더 클 때 그 손실을 과세소득에서 공제받는 제도로, 호주 부동산 시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세제 장치다.

다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임대주택 공급을 줄이고, 결국 임대료 상승과 주거비 부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경우, 임대료가 오르면 초기 자금 마련이 더 어려워져 매수 진입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

도시 임대료는 향후 1년간 4~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3월 로이터 설문의 전망치인 3~5%보다 상향된 수준이며, 4월 호주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4.2%를 웃도는 흐름이다. 임대료 상승이 물가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실질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 주택 매수 여력과 소비 전반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

첫 주택 구매자들의 부담 완화 여부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5명은 개선을 예상했고, 4명은 악화를 예상했다. 이는 금리와 임대료, 세제 변화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단기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주와 유사한 흐름은 뉴질랜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뉴질랜드의 주택가격은 올해 대체로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이 다음 분기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결국 양국 모두 통화정책 기조와 주거비 부담이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호주 주택시장이 지역별 양극화와 수요 약화를 동시에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금리 인상 누적 효과가 남아 있는 가운데, 생활비와 임대료 상승이 지속되면 고가 지역과 구매력이 강한 지역을 제외한 전반적 회복세는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멈추고 실질 소득이 개선될 경우, 매수심리가 완만히 회복되며 가격 하락 압력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주거비 부담 확대’가 호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다.

환율 기준으로는 미화 1달러호주달러 1.4027달러에 해당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