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기술주 약세에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이날 0.02%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49% 올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면 나스닥 100지수는 0.90% 하락했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2% 올랐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86% 내렸다.
2026년 6월 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주식시장은 기술주 약세로 압박을 받았으며, 다우지수만이 방어주 성격의 종목 강세에 힘입어 기록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밀리면서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미국 관리형 의료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낙폭을 일부 상쇄했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브로드컴이 14% 이상 급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브로드컴은 이번 분기 인공지능 관련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8% 이상 떨어졌고, ARM홀딩스는 5% 이상 하락했다. 애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퀄컴, 샌디스크, 램리서치는 3% 이상 내렸으며, 웨스턴디지털,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홀딩스, 아날로그 디바이시스, KLA, 인텔도 2% 이상 하락했다. AI 반도체와 저장장치, 장비주 전반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성장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재차 부각된 모습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홀딩스는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8% 이상 하락했다. 이미 3월 저점 대비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상태여서, 실적 호조만으로는 추가 상승 동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이버보안 업종 전반도 함께 약세를 보였다. 한편 암호화폐 연동 종목들도 비트코인이 3.75개월 만의 저점 부근에서 1% 이상 하락하자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는 5% 이상, 마라홀딩스는 4% 이상, 라이엇 플랫폼스는 3% 이상 떨어졌고, 코인베이스 글로벌도 소폭 하락했다.
반대로 관리형 의료주는 강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 폭을 줄였다. 휴매나는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217달러에서 24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7% 이상 올랐고, 센틴은 6% 이상 상승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높이고 목표주가를 450달러로 제시하면서 5% 이상 뛰었다. 엘리번스헬스, 시그나그룹, 몰리나헬스케어도 4% 이상 상승했으며, CVS헬스와 카디널헬스도 2% 이상 올랐다. 이는 방어적 성격의 헬스케어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PVH가 2027 회계연도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11.80달러에서 12.10달러로 제시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12.24달러에 못 미치면서 24% 이상 급락했다. 시에나는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연간 매출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 속에 18% 이상 내렸다. 파이브빌로우도 1분기 실적이 기대를 넘었지만 성장세가 정점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제프리스의 분석에 13% 이상 하락했다. 실적이 좋더라도 향후 가이던스가 약하면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알닐람 파마슈티컬스는 인셉티브 뉴클릭스와 최대 2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AI 협업을 발표하며 5% 이상 상승했다. 이 협업은 RNAi 치료제의 발굴과 설계를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 확대 흐름을 반영한다. 메드트로닉은 BTIG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90달러로 제시하면서 4% 이상 올랐다. 조에티스는 키뱅크가 가축 파리증 촉매 가능성을 언급한 뒤 4% 이상 상승했다. RTX는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220달러로 제시해 3% 이상 뛰었고, 브라운-포먼은 4분기 총이익률이 62.6%로 예상치 57.5%를 웃돌며 1% 이상 올랐다.
거시경제 환경도 주가와 채권 시장의 방향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3% 이상 하락했는데, 미국이 수요일 늦게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헤즈볼라도 전투를 멈추고 이스라엘 국경 인근 지역에서 무장세력을 철수시키는 조건으로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합의에는 이스라엘군 철수 이후 레바논군이 통제권을 넘겨받는 내용이 포함된다. 이란은 미국과의 합의에는 레바논 휴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락치는 “이란과 미국 간 소통은 끊기지 않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실질적인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날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보다 크게 늘어 3.75개월 만의 최고치인 22만5,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노동시장이 시장 예상치 21만5,000건보다 더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1분기 비농업부문 생산성은 기존 발표치 0.8%에서 0.3%로 하향 수정돼 예상치 0.4%를 밑돌았다. 다만 1분기 단위노동비용은 2.3%에서 1.8%로 하향 수정되며, 예상 밖으로 임금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우호적인 지표가 나오면서 시장은 6월 16~17일 열리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 금리인상 가능성을 2% 수준으로 낮게 반영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원유 하락과 경기 둔화 신호를 반영해 강세를 보였다.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8틱 상승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3.6bp 내린 4.459%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장기 인플레이션 수준을 보여주는 10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6주 만의 최저치인 2.366%로 떨어졌다. 유럽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3.043%의 1.5주 만의 고점에서 내려와 3.021%를 기록했고, 10년 만기 영국 길트 금리는 4.904%로 2.7bp 하락했다. 유로존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감소해 예상치 -0.3%보다 부진했다. 스왑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11일 열리는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98%로 반영하고 있다.
이번 1분기 실적 시즌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편입 기업 485곳 가운데 84%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업종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전망으로, 이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즉, 이번 실적 시즌의 전체 체력은 양호하지만 기술주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 다시 드러난 셈이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0.51% 상승한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4% 하락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1.36% 내렸다. 미국 증시가 기술주와 방어주의 엇갈림 속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가운데, 향후에는 브로드컴 실적 충격의 여파와 함께 연준의 금리 경로, 지정학적 휴전 진전 여부, 원유와 국채금리 움직임이 단기 시장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용어 설명도 필요하다. 기초점(bp)은 금리 변동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E-미니 선물은 주요 주가지수를 기초로 한 선물상품으로, 정규 선물보다 계약 규모가 작아 기관과 개인 투자자 모두가 활용한다.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국채와 물가연동채 간 금리 차이를 통해 시장이 예상하는 평균 인플레이션 수준을 가리킨다. 이번 흐름은 기술주의 고평가 부담이 재차 부각되는 반면, 의료·방어주로의 자금 이동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