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자신의 의장 임기가 다음 달 종료되는 이후에도 기간을 정하지 않고 연준 이사회(이사) 자리를 유지하겠다고 2026년 4월 29일 마지막 정책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2026년 4월 29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의장 임기가 5월 15일에 끝난 뒤에도 일정 기간 이사로서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현대 중앙은행사에서 보기 드문 조치임을 밝히며, 최근 정치권에서의 전례 없는 법적 공세가 진정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의장 임기 종료 후에도 나는 일정 기간 이사로 재직할 것이다. 나는 눈에 띄는 반대파(high-profile dissident)가 되려는 것이 아니다.”
파월은 기자들에게 “나는 이 공격들이 제도를 흔들고 있고, 결국 대중에게 진짜로 중요한 것—정치적 요인을 배제하고 통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연준이 본연의 임무에 보다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경과와 법적 불확실성 완화
이 발표는 지난 3월 17~18일 연준의 정책회의 이후 파월 의장이 했던 약속을 사실상 재확인한 것이다. 당시 연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제기된 여러 법적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 이후 일부 법적 불확실성은 해소되었다.
가장 큰 전환점은 워싱턴 D.C. 연방검사인 지안나인 피로(Jeanine Pirro)가 금요일에 연준 본부의 비용 초과 문제를 둘러싼 미 법무부의 형사 수사를 사실상 종결한 것으로 보이는 결정이었다. 파월은 1월에 이 수사에 반대했으며, 해당 조사가 금리 대폭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린 처벌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피로는 수사를 종결하면서 연준 내부 감시기구인 감사관(Inspector General, IG)의 진행 중인 조사에 공을 넘겼다. 이 조치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파월의 후임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Kevin Warsh)의 5월 15일자 인준 진행의 걸림돌을 일부 제거했다. 은행위원회는 수요일 워시의 지명을 본회의 표결로 상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와 추가 조사 가능성
파월은 법무부가 “수사가 본질적으로 끝났다”는 보장을 했다고 전했지만, 피로 검사 역시 “수사를 재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한 점을 지적하며 완전한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전개는 고무적이지만, 이 과정의 남은 절차들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원 은행위의 최고 민주당 간사들은 피로의 입장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는 문을 넓게 열어둔 것”이라며 연준에 대한 법적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는 향후 정치적으로 편리할 경우 연준 인사들에 대한 추가적이고 근거 없는 조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사회 잔류의 정치·정책적 함의
파월이 이사직을 계속 유지하면 그는 2028년 1월까지 연준 이사로서의 별도 임기가 남아 있어 다른 정책결정자들과 함께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로부터의 추가 압박을 막기 위한 연대에 나설 수 있다. 파월의 잔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유지를 위한 중요한 장치로 평가될 수 있다.
트럼프가 지명한 워시는 연준에 대한 공격적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 긴 호조(긴축) 성향에서 물러나 트럼프가 요구하는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쪽으로 스탠스를 전환한 바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워시가 미래에 연준의 독립성을 얼마나 지킬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야기해왔다.
컨설팅업체 RSM US LP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조셉 브루스엘라스(Joseph Brusuelas)는 파월의 잔류가 “경제적·정치적 포퓰리즘 시대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이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수석이코노미스트 토마스 라이언(Thomas Ryan)은 파월의 잔류가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 총재의 지속적 금리 인하 지지자가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파월이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구성을 보다 매파(긴축 지향) 쪽으로 이동시키는 효과가 있고, 이는 워시 신임 의장의 단기적 금리 인하 추진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재무장관의 반응과 법적 분쟁의 지속 가능성
한편,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출연한 재무장관 스콧 베슨트(Scott Bessent)는 파월의 결정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하며 “이는 모든 연준 규범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워시와 미셸 보먼(Michelle Bowman),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등 현직 관료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공화당 지명자들이 연준 제도에 무관심하다는 전제 하에 파월만이 연준의 청렴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해결되지 않은 사안으로는 트럼프가 연준 이사 리사 쿡(Lisa Cook)을 해임하려 한 시도가 현재 미국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이 있다. 이 사건에서 트럼프가 승소할 경우 다른 연준 고위 관료들도 대통령의 표적이 될 위험이 있다. 파월은 지난해 여름 연준 감사관에게 요청한 조사 결과의 공개 시점이 불확실하다고 밝혔으며, 은행위원회를 이끄는 공화당 상원의원 팀 스콧(Tim Scott)은 감사관에게 세 달 내에 결과를 보고하라는 초청장을 보냈다.
정책·시장 영향에 대한 전문적 분석
파월의 이사회 잔류 결정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 둘째, 파월의 존재는 FOMC의 성향을 상대적으로 더 매파적으로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적으로 시장 기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 이는 단기 금리 상품보다 장기 국채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달러화의 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셋째, 주식시장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일부 완화가 위험자산 선호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향후 법적 재개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므로 투자자들은 사건의 추가 전개(특히 연준 감사관의 보고서와 상원 인준 과정)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책 신인도의 손상 여부가 인플레이션 기대와 실제 물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중장기적 사안으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신뢰성이 훼손될 경우 인플레이션 관리에 추가 비용(예: 더 높은 실질 금리 필요성)이 발생할 수 있다.
용어 설명
이 기사에서 사용된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연준 감사관(Inspector General)은 연준 내부의 독립적인 감시기구로서 기관 운영과 관련한 부정·비리 의혹을 조사하는 역할을 한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연준의 통화정책(금리 등)을 결정하는 주요 의사결정 기구이다. 연준의 이사(governor)와 의장(chair)의 임기는 별도로 구성될 수 있으며, 의장직은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대통령이 지명해 상원의 인준을 받는 직책이다.
결론적 평가
파월 의장의 이사회 잔류 결정은 연준 독립성 유지와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볼 수 있다. 다만 법무부의 태도 변화와 감사관 조사, 상원 인준 절차, 대법원 판결 등 남아 있는 정치·법적 변수가 향후 연준의 운영과 시장 반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 모두 이들 절차의 향방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