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 19개월째 금 매입 행진 이어가

중국 중앙은행이 5월에도 금 보유량을 늘리며 19개월 연속 금 매입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금 가격이 약세 압력을 받는 가운데서도 장기적인 준비자산 다변화 기조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6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중국인민은행(People’s Bank of China)이 5월 한 달 동안 금 보유량을 32만 트로이온스 늘렸다고 전했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중국 중앙은행의 연속 금 매입 기간은 적어도 2015년 이후 가장 긴 기간으로 이어졌다. 중국인민은행은 2015년부터 준비금 보유 현황을 보다 정기적으로 공개해 왔다.

트로이온스(troy ounce)는 금과 은 같은 귀금속 거래에 쓰이는 국제 표준 단위로, 일반적으로 쓰는 상용 온스와는 구분된다. 금 1트로이온스는 약 31.1그램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 32만 트로이온스 증가는 귀금속 시장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매입으로 해석된다.

이번 축적은 금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환경에서도 이어졌다. 금 가격은 5월 하락하며 3개월 연속 월간 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금값은 1월 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고점 부담이 커지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금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고금리 장기화 기대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금의 상대적 매력이 낮아진다. 즉,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커지기 쉽다.

그럼에도 중앙은행의 수요는 최근 수년간 금 시장의 가장 강력한 지지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혀 왔다. 각국 통화당국의 매입은 민간 투자 수요가 약해지는 시기에도 금 시장의 하방을 받치는 역할을 해 왔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맞물려 가격 방어에 기여해 왔다.

중국의 준비금 다변화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주목을 꾸준히 받아 왔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전통적인 준비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가치저장 수단의 비중을 확대하려는 방향을 보이고 있다. 준비자산 다변화는 외환보유고를 운용할 때 특정 자산에 대한 쏠림을 줄이고, 지정학적·금융적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추가 매입은 금 가격이 최근 약세를 보였음에도 베이징이 금 보유 확대 방침을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이는 거시경제 환경이 더 복잡해진 상황에서도 중국이 자산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애널리스트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준비금 다변화 추세가 중앙은행의 지속적 금 수요를 떠받치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해 왔다. 글로벌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각국이 준비자산 운용 전략을 재검토하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달러 자산 중심의 운용에서 벗어나 금을 비롯한 대체자산 비중을 늘릴 경우, 이는 중장기적으로 금 시장의 수급 균형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밝히며, 정부들이 준비자산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지정학적 전개로 인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수치는 인플레이션, 금리, 경기 불확실성이 금값에 미치는 영향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공식 부문(official-sector)의 매입이 글로벌 금 시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축임을 재확인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앙은행 수요가 단기 가격 변동을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하더라도, 금의 구조적 수요 기반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망 측면에서 보면, 향후 금 가격은 미국과 글로벌 금리 경로, 인플레이션 흐름, 지정학적 긴장, 그리고 중앙은행들의 추가 매입 여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앙은행 수요가 이어질 경우 금 가격의 하방은 일정 부분 방어될 수 있지만, 고금리 환경이 길어질 경우 상승 탄력은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중국의 연속 매입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글로벌 준비자산 재편 과정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