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지지 않은 대형 기술 투자자 글렌 캐처(Glen Kacher)가 이끄는 라이트 스트리트 캐피털(Light Street Capital)이 최근 들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캐처는 전 타이거 매니지먼트(Tiger Management)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2010년 라이트 스트리트를 설립했다. 이후 지난 3년 동안 이른바 ‘타이거 컵스(Tiger Cubs)’로 불리는 타이거 출신 펀드매니저들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26년 5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캐처의 펀드는 2023년 45.7%, 2024년 59.4%, 2025년 37.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런 실적을 낸 운용자가 펀드의 40%를 4개 반도체 종목에 집중했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구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이 반도체 수요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가운데, 해당 4개 종목은 모두 AI 공급망의 핵심에 놓여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캐처가 가장 크게 보유한 종목은 대만반도체제조(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NYSE: TSM)로, 라이트 스트리트 포트폴리오의 14.4%를 차지한다. 다만 그는 1분기에 일부 풋옵션을 매수해 헤지에 나섰다. 풋옵션은 주가 하락에 대비해 손실을 줄이기 위한 파생상품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흔들릴 경우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다. TSMC가 선호를 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술력과 규모를 바탕으로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로직 반도체 설계사 대부분이 TSMC의 생산 역량에 의존하고 있으며, 어떤 회사나 기술이 최종 승자가 되더라도 파운드리(위탁생산) 대기업인 TSMC는 결국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AI 가속기, 중앙처리장치(CPU), 기타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TSMC는 앞으로도 유리한 위치를 유지할 전망이다.
엔비디아(NASDAQ: NVDA)는 라이트 스트리트의 두 번째 대형 보유 종목으로, 포트폴리오의 8.9%를 차지한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의 대표 기업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앞세워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서 대규모언어모델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하는 생성형 AI의 핵심 기술을 뜻한다. 엔비디아는 자사 CUDA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이 분야에 강력한 진입장벽을 세웠다. 대부분의 기초 AI 코드가 이 플랫폼 위에서 작성됐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포트폴리오도 보유하고 있으며, 추론(inference)과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 강화하려 하고 있다. 추론은 이미 학습된 AI 모델이 실제 질문이나 업무에 답을 내놓는 과정이며,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명령을 이해하고 여러 단계를 스스로 수행하는 차세대 AI를 가리킨다. 회사는 추론용 언어처리장치(LPU)를 설계하는 AI 칩 스타트업 그록(Groq)의 핵심 자산과 인력을 인수했고, 에이전틱 AI 시장을 겨냥한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도 내놓았다.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지만, 동시에 향후 더 큰 기회도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로드컴(NASDAQ: AVGO)은 엔비디아 바로 아래인 8.7% 비중으로 3위 보유 종목이다. 캐처는 지난 분기 상위 4개 보유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브로드컴만 추가 매수했다. 브로드컴은 ASIC, 즉 주문형 반도체(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기술과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ASIC은 특정 용도에 맞춰 설계된 반도체로, 범용 칩보다 효율이 높은 경우가 많다. 브로드컴은 맞춤형 AI 칩 사업을 통해 향후 큰 성장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로드컴은 알파벳(Alphabet)의 강력한 텐서처리장치(TPU) 개발도 지원했다. 알파벳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고객이 브로드컴을 통해 TPU를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는 브로드컴의 큰 매출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도 자신들만의 맞춤형 칩을 개발하기 위해 브로드컴을 찾고 있다. 회사는 회계연도 2027년에 맞춤형 칩 매출이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브로드컴의 AI 매출이 회계연도 2028년 1,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 11월 2일 종료된 회계연도 2025년에 총매출 640억달러를 밑돈 회사로서는 매우 큰 성장이다.
AMD(Advanced Micro Devices, NASDAQ: AMD)는 라이트 스트리트의 상위 4대 보유 종목을 완성하는 마지막 종목으로, 포트폴리오의 8.4%를 차지한다. AMD는 추론과 에이전틱 AI라는 두 가지 강력한 흐름을 동시에 타고 있다. AMD의 칩렛(chiplet) 설계는 생산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프로세서에 더 많은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게 해, 자사 GPU를 추론용 워크로드에 적합하게 만든다. 칩렛은 하나의 거대한 칩 대신 여러 개의 작은 칩을 조합해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설계 방식이다.
AMD는 현재 각각 약 1,000억달러 규모의 계약 약속 2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는 향후 큰 매출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데이터센터 CPU 시장에서도 선두권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라 이 시장은 앞으로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크며, AMD 역시 반도체 업종 내에서 가장 유망한 성장 기회를 보유한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포트폴리오 구성은 AI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흐름을 넘어 반도체 제조, 고성능 GPU, 맞춤형 ASIC, 데이터센터 CPU까지 산업 전반을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TSMC는 생산 인프라를, 엔비디아는 AI 학습용 GPU를, 브로드컴은 맞춤형 칩 설계를, AMD는 추론 및 데이터센터 CPU 확장을 각각 담당하는 구조다. 즉, 누가 AI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되더라도 공급망 한가운데 있는 기업들이 동시에 수혜를 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런 포트폴리오 전략은 특정 한 회사의 성공에 베팅하기보다, AI 반도체 생태계 전체의 확장성을 겨냥한 접근으로 해석된다.
다만 기사에서는 라이트 스트리트의 상위 4개 보유 종목이 모두 강한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투자 성과가 향후에도 같은 속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진 높은 수익률과 40%에 달하는 반도체 집중도는, AI 시대에 반도체가 여전히 가장 중요한 투자 축 중 하나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부각한다.
기사 말미에서 모틀리 풀은 독자들에게 엔비디아 투자 여부를 다시 생각해보라고 언급하며, 자사 애널리스트팀이 선정한 10개 종목을 소개했다. 또한 2004년 넷플릭스와 2005년 엔비디아가 추천 목록에 포함됐을 때의 가상 투자 수익 사례를 제시하며 장기 투자 성과를 강조했다. 해당 서비스의 평균 총수익률은 985%로, S&P 500의 211%를 크게 웃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수치와 홍보 문구는 기사 본문과 별개로 제시된 것으로, 핵심 논점은 라이트 스트리트 캐피털이 AI 반도체 4대 종목에 대규모 비중을 실었다는 사실에 있다.
정리하면, 이번 보도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뛰어난 성과를 낸 기술 투자자 글렌 캐처가 AI 반도체 4종에 공격적으로 배분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 TSMC,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는 각각 다른 영역에서 AI 수요 확대의 직접적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들 종목의 향후 실적은 데이터센터 투자, 추론용 AI 확대, 맞춤형 칩 수요 증가와 밀접하게 연결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포트폴리오 공개는 AI 주도 반도체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하나의 참고 사례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