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뉴욕증시 혼조…이란, 휴전 협상 중단 보도에 압박

뉴욕증시가 국제유가 급등과 국채금리 상승 부담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08% 내렸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3% 하락했다. 반면 나스닥100지수는 0.11% 올랐다. 6월 만기 E-미니 S&P 선물은 0.14% 내렸고, 6월 만기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10% 상승했다.

2026년 6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은 유가와 금리가 주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같은 국제유가의 기준 지표로 쓰이는 원유 가격이 8% 급등한 데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7bp 오르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이 커졌다. bp는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의 약자로, 금리 0.01%포인트를 뜻한다. 이번 원유 급등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강화에 대응해 미국과의 초안 휴전 합의와 관련한 메시지 교환을 중단했다는 보도 이후 나타났다. 이란은 그동안 레바논에서의 휴전 없이 미국과 이란 간 휴전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밤 “결국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양측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스라엘도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지지를 받았다. 엔비디아는 PC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칩을 내놓겠다고 밝힌 뒤 3% 넘게 상승했다. 이 칩은 인텔과 AMD의 강한 영향력을 흔들겠다는 목표를 지닌 것으로 해석된다. PC용 반도체는 개인용 컴퓨터의 핵심 연산을 담당하는 칩으로, 그래픽·AI·일반 컴퓨팅 성능 경쟁에서 대형 업체들의 점유율을 좌우한다. 이에 따라 경쟁사인 인텔은 2% 넘게 하락했고, AMD는 0.1% 내렸으며, 퀄컴은 6%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 넘게 상승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이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업종을 심각하게 교란할 것이라는 우려를 누그러뜨린 이후다. 시장에서는 대형 기술주의 실적과 AI 투자 흐름이 여전히 주가를 지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시지표도 투자심리에 일부 힘을 보탰다. 미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0으로 전월보다 1.3포인트 올라 예상치였던 53.0을 웃돌았다. PMI는 기업 구매담당자 설문을 바탕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지표다. 다만 S&P의 5월 최종 제조업 PMI는 55.1로, 예비치 55.3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또 5월 ISM 가격지불지수는 82.1로 전월 84.6에서 2.5포인트 하락해, 시장 예상과 달리 비용 압력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지불지수는 제조업체가 원자재와 투입재에 대해 체감하는 가격 압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지표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금요일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에 시선을 맞추고 있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실업률은 4.3%로 변동이 없고, 비농업 부문 고용은 8만9,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은 5% 수준만 반영되고 있다. 이는 6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시장이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1분기 실적 시즌은 대체로 긍정적인 흐름 속에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한 S&P 500 편입 485개 기업 가운데 84%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S&P 500 기업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술 섹터를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년 만에 가장 약한 수준이다. 이는 대형 기술주의 실적이 전체 지수 성장을 떠받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유로스톡스50은 0.68%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7% 내렸다. 반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며 0.91% 상승 마감했다. 글로벌 자금 흐름이 지역별로 엇갈리면서 위험선호와 경기 기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채와 유럽 채권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6월 만기 10년물 미 국채선물은 16틱 하락했고,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4.514%로 7.9bp 올랐다. 원유 급등은 향후 물가 상승 기대를 자극해 손익분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3.5bp 높여 2.435%로 끌어올렸다. 유럽에서는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11~3.013% 수준으로 7bp 안팎 올랐고,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도 4.890~4.897%로 상승했다. 스왑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11일 열리는 다음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을 94~97%로 반영하고 있다. 길트는 영국 국채를 뜻하며, 스왑시장은 금리 관련 파생상품 가격을 통해 정책금리 전망을 가늠하는 시장이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엔비디아의 강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반면 PC 칩 경쟁사인 인텔, AMD, 퀄컴은 압박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우려 완화에 힘입어 상승했고, 테일러 모리슨 홈은 약 85억달러에 달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인수 소식에 20% 넘게 뛰었다. 이번 인수는 버크셔의 새 최고경영자 그렉 에이블이 진행한 첫 인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전략(MSTR)은 규제 공시를 통해 비트코인 32개를 평균 7만7,135달러에 250만달러 규모로 매각했다고 밝힌 뒤 5% 하락했다. MGM 리조트는 배리 딜러의 피플 인크가 기업가치 180억달러로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보도가 나오며 16% 넘게 급등했다.

이날 장 마감 이후에는 크레도 테크놀로지 그룹 홀딩(CRDO), 휴렛 패커드 엔터프라이즈(HPE), 사이언스 애플리케이션스 인터내셔널(SAIC), 스미스-미드랜드(SMID)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은 기술주와 경기민감주, 에너지주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주시하고 있으며,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와 금리 경로에 다시 영향을 주는지가 다음 주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사 핵심: 이란 관련 휴전 협상 중단 보도에 국제유가가 8% 급등하면서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고, 기술주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중심으로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