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델슨 문서 공개로 드러난 영국 정부 인사 검증과 주미대사 임명 논란

런던, 6월 1일(로이터) – 영국 정부가 월요일 피터 맨델슨주미대사 임명과 관련된 방대한 문서를 공개하며, 웨스트민스터 정치권의 날카로운 내부 분위기와 그의 복잡한 인사 검증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2026년 6월 1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1,504쪽 분량의 문서에는 검증 이메일부터 개인 왓츠앱 메시지까지 다양한 자료가 포함됐다. 왓츠앱은 영국과 유럽 정치권에서 널리 쓰이는 모바일 메신저로, 공식 외교문서가 아닌 비공개 대화까지 공개됐다는 점에서 이번 자료 공개의 파장이 컸다. 영국 정부는 이번 일괄 공개를 통해 키어 스타머 총리와 그의 인사 판단에 쏠린 시선을 일부 돌리고, 맨델슨이 고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충분히 솔직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맨델슨 문건 공개의 핵심

정부는 문건에서 지난 3월 31일 맨델슨에게 연락해 그의 임명과 업무에 대한 조사 과정의 일환으로, 개인 휴대전화에 보관된 정보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를 넘기지 않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맨델슨은 노동당 역사상 최장수 총리인 토니 블레어 시절 내각에서 두 차례 경질된 인물로, 이번 공개 자료에는 노동당 내부 인사들과 자주 대화하며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때로는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2024년 11월 18일 당시 외무장관 데이비드 래미에게 쓴 손편지에서 맨델슨은 “내가 (주미대사로) 임명된다면, 당신이 결코 후회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개인화된 붉은색 장관용 상자(ministerial box)를 즉각 승인하지 않은 정부의 대응에 대해 “완전히 토토(tonto)가 됐다”고 말했다. 여기서 토토는 영국식 속어로 ‘미쳤다’는 뜻에 가까운 표현이다.

맨델슨은 또한 고위 장관 팻 맥패든에게 스타머 총리를 겨냥해 “키어는 앞장서서 이끌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같은 대화에서 맥패든은 정부가 “잘못된 질문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회의가 “누구에게 세금을 부과해 다른 사람들의 복지에 쓰느냐”는 논의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증 논란과 스타머 총리의 정치적 부담

영국 정부는 이번 문서와 메시지 공개가, 이미 알려진 엡스타인과의 친분에도 불구하고 왜 맨델슨을 임명했는지에 대한 스타머 총리의 판단을 둘러싼 의문을 잠재우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노동당이 패배한 뒤 스타머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 이번 자료 공개만으로 정치적 압박이 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맨델슨은 고 엡스타인에게 정부 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그는 성적 비위 혐의는 받고 있지 않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엡스타인과의 관계, 인사 검증의 엄격성, 총리의 판단력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드러난 경고와 향후 정치 일정

앞서 3월에 공개된 초기 문건에서는 스타머 총리가 맨델슨 임명과 관련해 경고를 받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경고 내용은 단지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그치지 않고, 맨델슨이 중국과의 더 긴밀한 관계를 지지해 온 점까지 포함했다. 이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민감한 인사 검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사 임명은 단순한 자리 배치가 아니라 정부의 외교 방향과 신뢰를 상징하는 결정이기 때문에, 관련 논란은 대외 관계뿐 아니라 국내 정치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타머 총리는 올해 하반기에도 잠재적인 당내 지도부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그의 주요 경쟁자로 꼽히는 앤디 버넘 대맨체스터 시장이 오는 6월 18일 총선 성격의 의회 보궐선거에서 하원의원 자리를 확보할 경우, 연말께 지도부 도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맨델슨 문서 공개는 스타머 총리의 인사 판단을 둘러싼 논쟁을 다시 불붙이며, 노동당 지도부의 정치적 불안정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핵심 정리 : 이번 문서 공개는 맨델슨의 주미대사 임명 과정, 엡스타인과의 관계, 노동당 내부의 불만과 스타머 총리의 정치적 부담을 동시에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