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국채금리 하락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 S&P 500 지수는 이날 0.78%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75%, 나스닥 100 지수는 1.24% 올랐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70%,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15% 상승했다.
2026년 5월 2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번 주 누적 하락분 일부를 되돌리며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5bp 하락한 4.62%를 기록했고, 전날 16개월 만의 고점에서 되밀렸다. 여기서 bp(베이시스포인트)는 금리 변동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금리 하락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성장주와 기술주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3% 이상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이에 따라 항공주와 크루즈 운영사 주가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소프트웨어 업종은 약세를 보여 전체 시장의 상승 폭을 일부 제한했다. 월가에서는 유가가 물가와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원유 가격의 급등락이 단기 증시 방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은 이날 시장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엔비디아(Nvidia)는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1% 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실적을 통해 인공지능(AI) 경제의 현주소를 가늠하려 하고 있다. 시장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관심은 생산 확대 속도와 경쟁사 대응 전략에 쏠려 있다. AI 인프라 투자 흐름이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반도체주와 대형 기술주의 방향성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평가된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5월 1일로 끝난 주간 주택담보대출 신청은 2.3% 감소했다. 주택구입용 대출 지수는 4.1% 하락했고, 재융자 지수는 0.1% 감소했다. 평균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전주의 6.46%에서 6.56%로 10bp 상승했다. 이는 주택 수요 회복이 여전히 금리 부담에 제약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유가의 급변동은 이란 전쟁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WTI는 3% 이상 하락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7월 초 이후 해협이 봉쇄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운송의 핵심 길목으로, 차질이 발생하면 글로벌 원유 공급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걸프 지역 동맹국들이 외교에 시간을 더 주자고 요청했다며, 화요일로 예정됐던 대이란 공습을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월간 보고서에서 3월과 4월 전 세계 석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속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IEA는 전쟁이 다음 달 끝나더라도 시장이 10월까지는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공급 차질로 글로벌 원유 재고가 이미 약 5억 배럴 줄었으며, 6월까지 10억 배럴까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공급 불안은 유가 변동성 확대와 에너지 관련 종목의 등락을 이어갈 수 있다.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다음 회의인 6월 16~17일 금리 결정을 두고 25bp 인하 가능성 6%만 반영하고 있다. 즉, 투자자들은 당장 금리 인하보다는 높은 금리 수준이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대로 유가 하락과 금리 하락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일부 완화 기대가 다시 유입될 수 있다.
실적 시즌은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성적은 대체로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현재까지 S&P 500 편입기업 454곳 가운데 83%가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업종을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전망으로, 최근 2년 사이 가장 약한 수준이다. 이는 실적 개선이 대형 기술주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유로스톡스 50은 1.5주 만의 고점까지 오르며 1.60%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18%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5주 만의 저점으로 밀리며 1.23% 내렸다. 유럽에서는 금리와 물가 흐름이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와 환율 변동성이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6월물 10년 만기 국채선물이 11틱 상승했고, 수익률은 4.623%로 4.3bp 하락했다. 국채 가격은 WTI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지면서 반등했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이날 1주 만의 최저치인 2.473%로 떨어졌다. 다만 주식 강세와 미 재무부의 200억 달러 규모 20년물 국채 입찰 예정은 채권 가격의 추가 상승을 일부 제한했다. 유럽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해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8.0bp 내린 3.113%,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12.0bp 하락한 5.008%을 기록했다.
영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8%로, 3월의 3.3%에서 둔화했으며 시장 예상치 3.0%보다 낮았다. 근원 CPI도 2.5%로 낮아져 3월의 3.1% 및 예상치 2.6%를 모두 밑돌았다. 이에 따라 영국 국채금리 하락이 이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회 일원인 피에르 운시(Pierre Wunsch)는 “이란 분쟁이 6월까지 해결되지 않는다면 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와프 시장은 6월 11일 ECB 회의에서 25bp 인상 가능성 87%를 반영하고 있다.
개별 종목도 실적과 전망, 투자의견 조정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였다. 반도체 및 AI 인프라 관련 종목이 강세를 주도했으며, ARM 홀딩스는 15% 이상 올라 나스닥 100 구성 종목 가운데 상승률 선두를 기록했다. 마벨 테크놀로지와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7% 이상 뛰었다. 인텔, 램 리서치, ASML 홀딩은 5% 이상, KLA는 4% 이상 상승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3% 이상, NXP 세미컨덕터스와 퀄컴은 2% 이상 올랐다.
항공주와 크루즈주는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부담 완화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알래스카 에어 그룹은 7% 이상, 유나이티드항공은 6% 이상 상승했다. 델타항공은 5% 이상, 아메리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카니발, 노르웨지안 크루즈 라인은 4% 이상 올랐다. 반면 소프트웨어주는 약세를 보여 인트윗은 3% 이상, 워크데이는 2% 이상 내렸다. 세일즈포스, 어도비, 아틀라시안, 서비스나우, 오토데스크도 1% 이상 하락했다.
실적 발표 종목 중에서는 톨 브라더스가 2분기 매출 25억3,0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24억3,000만 달러를 웃돌며 6% 이상 올랐다. TJX는 1분기 순매출 143억2,000만 달러로 예상치 140억1,000만 달러를 상회해 5% 이상 상승했다. Cava Group은 1분기 동일매장 매출이 9.70% 증가해 예상치 5.97%를 크게 웃돌면서 5% 이상 뛰었다. Packaging Corp of America는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48달러로 제시한 뒤 4% 이상 올랐다. Etsy 역시 Arete가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 76달러를 제시하자 2% 이상 상승했다.
반대로 해즈브로는 연간 조정 EBITDA를 14억~14억5,000만 달러로 제시했는데, 중간값이 시장 예상치 14억4,000만 달러를 밑돌면서 8% 이상 하락해 S&P 500 내 낙폭 선두를 기록했다. 타깃은 1분기 매출이 기대를 웃돌았음에도 경영진이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비교 기준이 올해 가장 어렵다고 언급하면서 5% 이상 내렸다. 아날로그 디바이시스는 2분기 산업용 매출 18억 달러가 예상치 18억1,000만 달러를 밑돌아 나스닥 100 약세 종목 선두로 5% 이상 하락했다. 비아비 솔루션스는 5억 달러 규모의 주식 공모 계획을 발표한 뒤 1% 이상 내렸고, 메들라인은 6,000만 주 규모의 클래스 A 보통주 세컨더리 오퍼링 발표 후 3% 이상 하락했다. 시그나 그룹은 도이체방크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자 1% 이상 내렸다.
5월 20일 기준 실적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아날로그 디바이시스, elf 뷰티, 인튜잇, 로우스, 노드슨, 엔비디아, 로이반트 사이언스, 타깃, TJX, VF 코프가 포함됐다. 이날 흐름은 유가 하락→금리 하락→성장주 및 반도체주 강세라는 전형적인 순환을 보여줬다. 반대로 소프트웨어와 일부 소비재 종목은 실적 부담과 가이던스 우려로 약세를 보이며 종목별 차별화가 뚜렷해졌다. 향후에는 엔비디아 실적, 이란발 지정학 리스크, 6월 FOMC 금리 결정, 미 국채 입찰 수급이 시장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