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설탕 생산 사상 최대 전망에 가격 하락

세계 설탕 가격이 1주일 만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제설탕기구(ISO)가 2025/26시즌 글로벌 설탕 생산량이 사상 최대인 1억 8,200만 톤(MMT)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세계 공급 과잉 규모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면서다. 세계 설탕 수급 전망이 여전히 풍부한 공급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신호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2026년 5월 19일, 바차트의 보도에 따르면 7월물 뉴욕 세계 설탕 선물 #11(SBN26)은 전장보다 0.07달러(-0.47%) 내린 채 마감했고, 8월물 런던 ICE 백설탕 #5(SWQ26)2.00달러(-0.46%) 하락했다. 선물시장에서 ‘백설탕’은 정제된 설탕을 뜻하며, 국제 원당 가격과 함께 글로벌 설탕 시장의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된다. 이날 설탕 가격은 장중 1주일 만의 저점까지 밀렸다.

ISO는 2025/26시즌 글로벌 설탕 과잉 공급 규모를 122만 톤으로 봤던 지난 2월 전망에서 220만 톤으로 높였다. 이는 2024/25시즌의 346만 톤 부족에서 뚜렷하게 반전된 수치다. 동시에 ISO는 2026/27시즌 세계 설탕 생산량을 1억 8,000만 톤으로 예상하며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봤고, 26만 2,000톤 부족을 전망했다. ISO는 엘니뇨 기후 패턴이 인도와 태국의 수확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거론했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비정상적인 강수와 가뭄을 유발해 농산물 생산에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같은 날 시장의 낙폭은 일부 전망에 의해 제한됐다. ISO는 2026/27시즌에 공급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고 봤고, 인도와 태국의 수확 차질 가능성이 시장의 하방을 일부 막았다. 또한 염무(사브라이트) 우려가 반영되며 수급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인식도 남아 있다. 설탕 시장은 농업 생산뿐 아니라 원유, 에탄올, 물류, 기후 변수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만큼, 단기 급락 이후에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 시티그룹은 브라질의 2026/27시즌 설탕 생산량을 3,950만 톤으로 제시하며, 브라질 국가공급회사(Conab)의 4,395만 톤 전망보다 낮게 봤다. 시티그룹은 브라질 제당업체들이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사탕수수의 더 많은 물량을 에탄올 생산에 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 강한 엘니뇨가 현실화할 경우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인도와 태국의 설탕 생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설탕 가격에는 인도의 수출 제한 조치도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9월 30일까지 4개월간 설탕 수출을 금지해 국내 공급을 우선 보호하기로 했다. 시장조사기관 Datagro는 2026/27시즌 세계 설탕 공급 과잉 전망치를 앞선 226만 톤에서 317만 톤 부족 쪽으로 조정했다. 또 설탕 거래업체 스톤엑스(StoneX)는 지난주 세계 설탕 시장이 2026/27시즌에 55만 톤 부족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2025/26시즌의 230만 톤 흑자 전망과는 대조적이다.

브라질의 최근 생산 흐름도 시장에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 사탕수수협회 우니카(Unica)는 4월 30일 발표에서 2026/27시즌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4월 상반기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647만 톤이라고 밝혔다. 제당소들이 설탕용으로 압착한 사탕수수 비중도 지난해 44.7%에서 32.9%로 낮아졌다. 브라질 국가공급회사(Conab)는 4월 28일 새 시즌 첫 보고서에서 2026/27시즌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0.5% 감소한 4,395만 2,000톤이 될 것으로 예상했고, 에탄올 생산량은 7.2% 증가한 292억 5,900만 리터로 내다봤다. 미국 농무부(USDA) 역시 4월 21일 브라질의 2026/27시즌 설탕 생산량을 4,250만 톤으로 예상하며 전년 대비 3% 감소를 전망했다. 모두 제당소들이 설탕보다 에탄올용 사탕수수를 더 많이 압착할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전망이다.

중동 해상교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우려도 설탕 가격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Covrig Analytics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를 제약해 정제 설탕 생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설탕 시장은 원산지 생산뿐 아니라 주요 해상 운송로의 원활한 통행 여부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공급 과잉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도 가격에는 지지 요인이다. Covrig Analytics는 4월 21일 2026/27시즌 세계 설탕 공급 과잉 추정치를 140만 톤에서 80만 톤으로 낮췄다. 설탕 거래업체 Czarnikow도 4월 20일 2026/27시즌 세계 설탕 공급 과잉 전망을 340만 톤에서 110만 톤으로 줄였고, 2025/26시즌 과잉 전망도 830만 톤에서 580만 톤으로 하향했다.

인도에서는 생산이 아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도 협동설탕공장연맹(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Ltd.)은 4월 16일, 10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의 2025-26시즌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2,748만 톤이라고 밝혔다. 인도설탕바이오에너지제조협회(ISMA)는 4월 7일 2025/26시즌 인도의 설탕 생산 전망치를 기존 3,240만 톤에서 3,200만 톤으로 소폭 낮췄고, 수출 전망은 80만 톤으로 제시했다. 인도는 2022/23시즌 늦은 비로 생산이 줄고 국내 공급이 제한되자 설탕 수출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한편 USDA는 4월 30일 인도의 2026/27시즌 설탕 시장이 250만 톤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년 만의 첫 흑자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USDA는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전 세계 2025/26시즌 설탕 생산량이 4.6% 증가한 사상 최대 1억 8,931만 8,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전 세계 인간 소비용 설탕 소비량은 1.4% 증가한 사상 최대 1억 7,792만 1,000톤으로 예상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5/26시즌 세계 설탕 기말 재고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18만 8,000톤으로 제시됐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의 2025/26시즌 설탕 생산량을 4.7% 증가한 사상 최대 4,470만 톤으로 전망했고, 인도는 몬순 강우 호조와 재배 면적 확대에 힘입어 25% 증가한 3,525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태국의 2025/26시즌 설탕 생산량 역시 2% 증가한 1,025만 톤으로 예상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하락은 단순한 차익실현보다 기록적 글로벌 생산 전망이 가격의 방향성을 바꿔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브라질의 에탄올 전환 확대, 인도의 수출 통제, 호르무즈 해협 관련 물류 리스크, 엘니뇨에 따른 기후 변수는 모두 공급 불확실성을 남기고 있어 설탕 가격이 일방적으로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향후에는 2026/27시즌 브라질과 아시아 주요 생산국의 실제 수확량, 정제 설탕 수출 흐름, 에너지 가격 변화가 세계 설탕 선물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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