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장관 대행 토드 블랑슈가 2021년 1월 6일 미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법무부가 신설한 기금에서 보상을 신청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2026년 5월 1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블랑슈 법무장관 대행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산하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의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다”며, 새로 조성된 18억 달러 규모의 ‘반(反)무기화 기금(Anti-Weaponization Fund)’에 대해 보상 수령 기준은 위원회가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 오스 키퍼스(Oath Keepers) 등 1월 6일 의사당 경찰관 공격 사건으로 유죄를 받은 단체 구성원들이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 기준을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위원들이 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반무기화는 법 집행이나 행정 권한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남용됐다고 주장하는 흐름을 가리키며, 이번 기금은 그러한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금전 보상 또는 공식 사과 절차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블랑슈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후원자들이 이 기금에서 제외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지급은 합의 내용에 의해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은 직접적인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전날 법무부가 해당 기금을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세청(IRS)의 세금 신고 유출과 관련해 제기했던 100억 달러 규모 소송을 취하하는 합의에 동의한 직후 나왔다.
민주당은 이 기금을 강하게 비판했다. 잭 리드 상원의원(민주·로드아일랜드)은 블랑슈를 향해
“이 모든 것은 법무부와 대통령이 권한을 명백히 남용한 것처럼 보인다. 당신은 그의 임명자이고, 국세청도 그의 임명자이며, 그는 소송 당사자다. 미국 국민은 갑자기 이 모든 돈이 그의 친구들이나 그 주변 인물들에게 흘러 들어가는 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앞서 월요일, 이 기금이 ‘weaponization and lawfare’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금전적 보상이나 공식 사과를 신청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lawfare는 법적 절차를 정치적·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행태를 뜻하는 용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미 재무부 법률고문 브라이언 모리시의 사임 문제도 거론됐다. 그의 사임이 기금 신설과 관련된 것으로 보도됐지만, CNBC는 그 이유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재무부가 지급을 인증해야 했던 바로 그날 모리시가 사임한 것이 우연인지 묻는 질문에 블랑슈는 “우연인지 모르겠다”며 사임 이유를 확인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CNBC에
“법률고문으로서 브라이언 모리시는 존엄과 성실함으로 미국 재무부에 봉사했다. 앞으로의 행보에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
고 밝혔다.
민주당과 정부 감시단체들은 이 기금을 트럼프의 측근들을 보상하기 위한 세금으로 조성된 ‘슬러시 펀드(slush fund)’라고 규정하며 비판하고 있다. 슬러시 펀드는 통상 불투명하거나 임의적으로 쓰이는 자금을 뜻한다. 그러나 블랑슈는 화요일 이러한 주장에 반발하며 “슬러시 펀드가 아니다. 이런 일은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법무부는 아직 기금의 구체적인 자격 요건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해당 기금은 법무장관이 임명한 5인 위원회가 관리하게 된다.
이번 사안은 연방정부 보조금이나 합의금의 집행 방식이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경우, 향후 공공재정 운용의 투명성 문제와 정권 교체 이후의 법적 분쟁 가능성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정치적 피해 보상을 명분으로 한 기금이 실제로는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지급되는지가 불투명할 경우, 정부 자금 집행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법무부가 세부 자격 기준을 아직 내놓지 않은 만큼, 향후 위원회 구성과 운영 원칙, 지급 대상 범위에 따라 논란의 강도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