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신발·의류업체 스케쳐스(Skechers USA)를 상대로 제기된 오해를 유발하는 스팸 이메일 관련 집단소송을 심리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소비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긴박감을 조성하는 이메일을 불법적으로 대량 발송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2026년 5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의 데이비드 에스투딜로(David Estudillo)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소비자들이 스케쳐스가 “원치 않았고 괴롭히는 이메일”을 반복적으로 보내며, 내용도 허위·오해 소지가 있는 제목을 사용해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점을 충분히 주장했다고 판단했다. 스케쳐스는 지난해 브라질계 사모펀드 3G 캐피털(3G Capital)에 인수된 바 있다.
스케쳐스와 변호인단은 이 판결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워싱턴주 소비자들에게 보낸 마케팅 이메일의 표현이 실제로 부당한 압박으로 작용했는지를 둘러싼 법적 다툼으로, 미국 내 전자상거래와 이메일 마케팅 관행에 적잖은 파장을 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유통업체들이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흔하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한 광고 메일과 법적으로 문제되는 오인성 메시지 사이의 경계를 다시 묻고 있다. 특히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는 제목만으로 구매를 서두르게 만드는 방식이 향후 집단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더 자주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소장에 따르면 스케쳐스는 워싱턴주 소비자들에게 “the clock is ticking”, “Today Only!” 같은 문구를 반복 사용하며 서둘러 구매하도록 압박해 왔다. 원고 측은 스케쳐스가 이런 식의 이메일 발송에 숙련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2025년 5월 26일 발송된 이메일에는 “Long Weekend Savings End Tonight”라는 제목이 붙었고, 이어 2025년 5월 27일에는 “Surprise! Long Weekend Savings Extended for Today”라는 제목의 후속 이메일이 발송됐다고 제시됐다.
핵심 쟁점은 할인 종료가 임박한 것처럼 보이게 해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재촉했는지 여부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긴박감이 실제 혜택의 종료 시점과 어긋날 경우, 소비자 기만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에스투딜로 판사는 또한 스케쳐스의 다른 주장들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케쳐스는 연방법이 소비자들의 주(州) 기반 법적 청구를 선점(preempt)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선점이란 연방법이 우선 적용돼 주법에 따른 청구가 배제되는 경우를 뜻한다. 판사는 또 소매업체가 세일 기간을 연장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절약 기회”를 제공한 것에 대해, 잠재적으로 엄격한 책임(strict liability)을 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엄격책임은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책임을 묻는 법리다.
이번 소송은 2025년 9월 시작됐으며, 수백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로 이름이 올라간 스티븐 리스(Stephen Liss)와 보니 멜초어(Boni Melchor)는 모두 워싱턴주 주민이며, 이들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즉각적인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스케쳐스의 2024년 매출은 약 9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캘리포니아주 맨해튼비치에 본사를 둔 이 회사가 비상장 전환되기 전 마지막 완전한 회계연도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유통업체의 이메일 마케팅 전략에 보다 엄격한 법적 기준을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본다. 할인 종료, 오늘만 특가, 긴급 마감 등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표현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향후 문구 설계와 발송 빈도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리하면, 이번 판결은 단순한 광고성 이메일을 넘어 소비자 기만 여부가 법적 쟁점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자상거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할인 마케팅은 더 공격적으로 바뀔 수 있지만, 동시에 소비자 보호 규제와 집단소송 리스크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형 리테일 브랜드는 이메일 제목, 할인 연장 방식, 발송 빈도 등을 둘러싸고 법률 검토를 강화해야 하며, 이는 향후 마케팅 비용과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