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물 WTI 원유와 RBOB 가솔린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6월물 WTI 원유(CLM26)는 화요일 종가 기준으로 +3.56달러(+3.69%) 상승 마감했고, 6월물 RBOB 가솔린(RBM26)은 +0.0623달러(+1.85%) 상승 마감했다. 원유는 2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가솔린은 약 3.75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급등은 여러 지정학적·공급 요인이 겹치며 글로벌 공급이 촉박해진 데 따른 것이다.
2026년 4월 28일, Barchart(바차트)의 보도에 따르면, 원유 가격은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 교착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가 지속되면서 계속 상승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 비중은 전 세계 물동량에서 약 20%에 달해, 해당 해협의 봉쇄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미친다.
현지·국제 보도와 발표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기사에서는 ‘President Trump’로 표기)이 이란의 최근 제안을 만족스럽지 않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제안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와 전쟁 종식을 위한 조건으로 핵 협상 연기 등을 포함하고 있었으나, 트럼프는 어떠한 합의도 이란의 핵 활동 억제에 관한 합의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NN은 파키스탄 중재자들이 며칠 내로 이란으로부터 수정안(revised proposal)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으나,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정확한 소재(location)가 비공개로 유지돼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해군의 호르무즈 봉쇄는 합의가 완전하게 이뤄질 때까지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언도 보도되었다. 이는 해협 봉쇄가 단기간에 해제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아랍에미리트(UAE)가 5월 1일을 기해 OPEC을 탈퇴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 UAE는 OPEC 내에서 세 번째로 큰 산유국으로, 탈퇴 시 OPEC의 생산 쿼터(할당)에 얽매이지 않고 자국 생산을 늘릴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공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 중동 지역의 전시(戰時)상황으로 실효성 있는 증산이 어려워 즉각적인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글로벌 공급 차질 규모에 대해서는 골드만삭스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추정치가 제시되었다. 골드만삭스는 페르시아만(Persian Gulf) 지역의 원유 생산이 4월 중 약 1,450만 배럴/일(bpd)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며, 이는 50% 이상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의 교란으로 인해 전 세계 원유 재고가 약 5억 배럴(500 million bbl) 정도 감소했으며, 이러한 감소폭은 6월까지 최대 10억 배럴(1 billion bbl)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EA는 4월 13일 기준으로 약 1,300만 bpd의 글로벌 공급이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가동 중단(shuttered) 상태에 있다고 발표했고, 분쟁 과정에서 80개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어 복구에 최대 2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OPEC+는 4월 5일 5월에 일일 206,000 bpd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나, 중동 산유국들의 실제 생산 차질로 인해 이 계획의 이행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일일 총 220만 bpd의 감산분을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82만7천 bpd가 복원되지 않은 상태다. OPEC의 3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7.56 million bpd 감소해 22.05 million bpd로 35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또한 해상 저장 탱커에서 장기간 정체되어 있는 원유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석유시장 정보업체 Vortexa는 4월 24일 마감 주간(week ended April 24)에 7일 이상 정체된 선박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25% 증가해 1억5,311만 배럴(153.11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3개월 만의 최고치다.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여전히 원유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 중재 회의가 조기 종료된 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았으며 러시아의 영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장기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러한 갈등 지속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공급 타이트니스에 대한 추가적인 상향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9개월 동안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드론·미사일로 타격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제한해 왔고, 11월 이후에는 발트해(Baltic Sea)에서 유조선 6척 이상이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또한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는 러시아의 석유회사·인프라·유조선에 대한 수출을 더욱 제약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 재고 지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컨센서스는 수요일 공개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 재고가 -190,000 배럴 감소, 가솔린 재고는 -2,785,000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직전 주(4월 17일 기준) EIA 보고서는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2.8% 높았고, 가솔린은 -0.1% 낮았으며 증류유(distillates)는 -7.5% 낮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4월 17일 기준 주간으로 전주 대비 -0.1% 하락한 13.585 million bpd로 집계되어,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 million bpd보다 다소 낮았다.
시추·탐사 측면에서는 베이커휴즈(Baker Hughes)의 데이터가 주목된다. 4월 24일로 끝난 주간에 미국의 가동 중인 유정수(active oil rigs)는 -3개 감소한 407개로 집계돼 지난 12월 19일의 4.25년 저점 406개와 거의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2년 반 전인 2022년 12월의 627개(5.5년 최고치)에서 급감한 점은 미 산유 업계의 활동 둔화를 시사한다.
용어 설명
RBOB 가솔린은 정유 후 휘발유의 한 형태를 거래하는 선물상품으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 변동을 가늠하는 지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협으로 전 세계 원유 수송에서 전략적 요충지다. 단위인 bpd는 barrels per day(배럴/일)의 약자로 원유 생산·수송 규모를 나타낸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이 포함된 협의체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우크라이나 분쟁의 동시 진행으로 글로벌 원유 및 정제유 공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크다. 재고 감소, 선상 저장 증가, 생산 차질 등 공급 지표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가격의 추가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 골드만삭스의 추정처럼 재고가 6월까지 추가로 크게 줄어든다면 국제유가는 상방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반면 UAE의 OPEC 탈퇴로 인한 이론적 생산 증대 가능성이나 OPEC+의 증산 의사 등은 잠재적 하방 요인이나, 실제 증산 이행은 전쟁 상황과 물류 제약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 지속 여부가 관건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해상 운송 루트의 우회와 비용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악화될 수 있고, 이는 정유업계와 소비자 가격에 압박을 가할 것이다. 또한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와 타격으로 러시아 공급이 구조적으로 축소될 경우 대체 공급처 확보가 시급해지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 및 전략비축(SPR) 정책의 재점검을 촉발할 수 있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 관점에서 유의할 점은 공급 충격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전이될 가능성과 각국의 전략비축 유동성,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의 반영 여부다. 시장은 단기 지표(주간 EIA 재고, 선적 데이터, 중동 지역의 군사·외교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향후 수주 내 발표되는 추가 재고와 산유국의 생산·수출 조치가 가격 방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참고: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Barchart의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한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본 문서는 공개 정보에 기초한 종합적 분석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투자 권유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