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 규제당국이 물가 부담 완화를 이유로 주(州)의 탄소배출권 시장 규정을 수정했다. 이번 조치로 정유업체와 기타 산업 기업에 최대 40억달러 규모의 추가 무상 배출 허용량이 제공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가 금요일 보도했다.
2026년 5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는 ‘캡앤인베스트(Cap-and-Invest) 프로그램’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캡앤인베스트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 상한을 두고, 기업들이 그 한도 안에서 배출권을 사거나 받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수정안은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맞추는 데 필요한 추가 무상 허용량을 부여하는 대신, 연료와 소비자 비용이 더 오르는 것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조치는 중동 분쟁으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면서 정책당국이 생활비 부담에 대한 압박을 점점 더 크게 받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규제당국은 새 계획에 따라 시장에서 1억1,800만 개의 배출권을 제거하는 대신, 2035년까지 같은 수의 무상 배출 허용량을 만들어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배출 허용량은 정유사와 다른 산업 기업들이 탈탄소화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도록 배정된다. 탈탄소화 프로젝트란 공장이나 생산설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설비 개선, 연료 전환, 효율화 사업 등을 뜻한다.
개정안에는 주유소 휘발유 가격을 통해 추가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약 8억달러 규모의 지원도 포함됐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이를 통해 가계 부담을 줄이면서도 배출 감축 정책의 큰 틀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일부 지방정부 관계자, 그리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추가 무상 허용량이 기업들의 배출 감축 유인을 약화시키고 탄소 가격을 낮춰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탄소 가격은 기업들이 배출권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값으로, 일반적으로 가격이 높을수록 오염을 줄이려는 압력이 커진다.
비판론자들은 이번 수정이 캘리포니아가 2045년 탄소중립 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탄소시장 수익으로 운영되는 각종 프로그램의 재원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소중립은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흡수·상쇄되는 양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캘리포니아 입법분석국(Legislative Analyst’s Office)은 이번 변경으로 2030년 배출 목표 달성에 대한 확실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간 경매 수입이 기존의 약 40억달러에서 약 2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탄소배출권 경매는 기업들이 필요한 배출 허용량을 공개 입찰 방식으로 구매하는 제도다.
이러한 수입은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비 부담 완화, 대중교통, 산불 복원력 강화 사업,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주정부 사업 재원으로 쓰인다. 따라서 배출권 시장의 변화는 단순한 환경정책을 넘어 사회간접자본과 복지 정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CARB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접근가능한 비용 수준을 높이면서도 주의 기후정책 효과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방어했다. 다만 위원회는 일부 위원들이 배출과 시장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질문을 제기하자, 새 허용량을 발행하기 전에 추가 분석을 실시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캘리포니아 탄소시장에는 주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산업이 포함돼 있다. 이 시장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배출권 거래제 가운데 하나로 널리 평가받아 왔다. 이번 규정 완화가 단기적으로는 유가와 소비자 물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탄소 감축 신호가 약해질 경우 배출권 가격과 관련 투자, 그리고 주정부 재정에 적잖은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