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평년을 웃도는 기온 전망이 제시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소폭 상승 마감했다. 7월물 Nymex 천연가스 선물(NGN26)은 금요일 0.005달러(0.15%) 오른 수준으로 거래를 마쳤다.
2026년 5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은 이날 최근 2.5개월 만의 가장 높은 근월물 종가를 기록했다. 이는 다음 달 미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온이 높아지면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고, 이를 감당하기 위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발전용 천연가스 소비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핀란드의 기상 예측업체 바이살라(Vaisala)는 6월 8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북부 두 개의 3분의 2 지역 대부분에서 평년을 웃도는 고온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천연가스 시장에서 전력 수요는 중요한 가격 변수다. 전력 회사들이 냉방 수요에 대응해 발전량을 늘리면 가스 수요가 직접적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천연가스 거래에서 자주 등장하는 근월물 선물은 가장 가까운 만기월의 계약을 뜻하며, 시장의 단기 수급과 기대를 민감하게 반영한다.
여기에 중동의 공급 차질 우려도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당분간 봉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중동산 천연가스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미국산 천연가스 수출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에너지 수송의 핵심 경로로, 이곳의 봉쇄 또는 통행 제한은 글로벌 LNG 물류와 유럽·아시아 지역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내 생산과 수요 지표는 가격에 엇갈린 신호를 주고 있다. BNEF에 따르면 5월 30일 기준 미국 본토 48개 주의 건조가스 생산량은 하루 110.6억 입방피트(bcf/day)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같은 날 미국 본토 48개 주의 가스 수요는 하루 67.7억 입방피트로 1.9% 감소했다. 또한 미국 LNG 수출 터미널로의 순유입 추정치는 하루 18.5억 입방피트로, 전주 대비 2.1% 늘었다고 BNEF는 밝혔다. 건조가스(dry gas)는 수분을 제거한 뒤 순수하게 연료로 사용 가능한 천연가스를 뜻하며, LNG는 액화천연가스로 운송과 수출을 위해 극저온으로 냉각한 형태다.
다만 생산 확대 전망은 중장기적으로 가격에는 부담 요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5월 12일 2026년 미국 건조 천연가스 생산 전망치를 하루 110.61억 입방피트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4월 전망치 109.60억 입방피트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미국 천연가스 생산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미국 내 천연가스 시추 장비 수는 2월 말 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공급 과잉 우려는 이미 지난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 천연가스 가격은 4월 17일 미국의 견조한 가스 저장량에 대한 우려 속에 최근 1.5년 만의 최저 근월물 종가까지 밀린 바 있다. EIA에 따르면 5월 8일 기준 천연가스 재고는 5년 계절 평균보다 6.5% 높은 수준으로, 미국 내 공급이 넉넉함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LNG 공급이 빡빡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가격 하단을 떠받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카타르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 시설인 라스라판 산업도시(Ras Laffan Industrial City)에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이란의 공격으로 라스라판 LNG 수출 능력의 17%가 손상됐으며, 복구에는 3년에서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스라판 시설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어, 생산 차질은 미국산 천연가스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유럽과 아시아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
전력 수요 역시 천연가스 가격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에디슨전기연구소(Edison Electric Institute)는 5월 23일로 끝난 주간 미국 본토 48개 주의 전력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81,890기가와트시(GWh)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5월 23일까지 최근 52주간 미국 전력 생산량은 전년 대비 2.0% 늘어난 4,335,116GWh로 집계됐다.
재고 발표도 시장에는 다소 우호적이었다. 5월 2일로 끝난 주간 천연가스 재고는 920억 입방피트(bcf)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960억 입방피트와 5년 주간 평균 증가폭인 970억 입방피트보다 작았다. 이는 공급 증가 폭이 예상보다 제한적이었음을 의미한다. 5월 22일 기준 천연가스 재고는 전년 대비 0.3% 많았고, 5년 계절 평균보다 6.2% 높은 수준이었다. 5월 27일 기준 유럽의 가스 저장률은 39%로, 이 시기 5년 계절 평균인 53%를 밑돌았다.
한편 베이커휴즈(Baker Hughes)에 따르면 5월 29일로 끝난 주간 미국 천연가스 시추 장비 수는 125기로 전주와 같았다. 이는 2월 27일 기록한 2.5년 만의 최고치 134기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최근 19개월 동안 미국 가스 시추 장비 수는 2024년 9월 보고된 4.75년 만의 최저치 94기에서 꾸준히 증가해왔다.
시장 해설을 종합하면,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단기적으로는 기온 상승 전망과 전력 수요 증가,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LNG 공급 차질 가능성에 힘입어 지지받는 모습이다. 반면 미국 내 생산 확대와 높은 재고 수준은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천연가스 가격은 여름철 냉방 수요가 얼마나 강하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중동발 공급 불확실성이 실제 수출·물류 차질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이 기사 공개 시점에 본인이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포함된 정보와 수치는 오직 정보 제공 목적이며, 나스닥의 고지에 따르면 작성자의 견해는 나스닥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