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커피 수확 재개에 아라비카·로부스타 가격 급락

7월물 아라비카 커피(KCN26)는 금요일 8.65달러(-3.15%) 하락한 1계약당 마감가를 기록했고, 7월 ICE 로부스타 커피(RMN26)도 78포인트(-2.19%)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커피 가격은 금요일 크게 하락하며 아라비카가 1주일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다. 2026년 5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가격 하락은 브라질 주요 커피 산지에 대한 최신 날씨 전망이 다음 주 건조한 날씨를 예고하면서, 이번 주 폭우로 지연됐던 커피 수확이 다시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으로, 현지의 수확 지연과 재개 여부는 국제 커피 선물가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다.

커피 선물시장은 원두의 실제 생산·수출 상황뿐 아니라 기상 변수, 재고, 물류비, 환율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농산물 시장이다.

커피 가격은 지난 한 달간 꾸준히 약세를 보여 왔다. 아라비카는 지난주 화요일 1.5년 만의 근월물 최저치까지 밀렸는데, 이는 전 세계 공급 전망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5월 7일 Coffee Trading Academy는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수확량이 전년 대비 12% 늘어난 7,140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3월 19일 Marex Group Plc는 브라질 커피 생산이 사상 최대인 7,590만 포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고, 이는 Sucafina의 전망치인 7,540만 포대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또한 3월 12일 StoneX는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생산 전망치를 기존 7,070만 포대에서 7,530만 포대로 상향 조정했다. StoneX는 2026년 전 세계 커피 공급 과잉이 180만 포대에서 1,000만 포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6년 만에 가장 큰 흑자 규모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수출 급증도 로부스타 가격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5월 9일 베트남 통계청은 2026년 1~4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81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베트남의 2025년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17.5% 늘어난 158만 톤을 기록했고, 2025/26년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 톤(2,940만 포대)으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로부스타는 인스턴트커피와 블렌딩용으로 많이 쓰이는 품종으로, 아라비카보다 쓴맛과 카페인 함량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ICE 커피 재고는 지난 2개월 동안 감소세를 이어가며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ICE 아라비카 커피 재고는 금요일 43만5,430포대로 3.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ICE 로부스타 재고도 5월 15일 3,631롯으로 2년 만의 저점까지 떨어졌다. 재고가 줄면 당장 공급 가능한 물량이 감소해 가격 하방을 일부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기상 리스크도 커피 가격에는 우호적이다. 베트남에서는 지나친 건조가 로부스타 작황 악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기상예보업체 Vaisala는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에서 최근 내린 소나기가 지역별로 고르지 못했으며, 체리 성장을 돕기 위해 더 많은 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커피 체리는 수확 전 단계의 열매를 뜻하며, 이 시기 수분 공급이 부족하면 수확량과 품질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브라질에 대한 엘니뇨 우려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커피 트레이더 Commercial은 엘니뇨가 올해 9월과 10월 브라질의 비를 늦출 수 있으며, 이 시기는 일반적으로 나무의 개화가 이뤄지는 시기여서 2026/27년 브라질 커피 작황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과 7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로 추정했으며,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가 나타날 가능성도 67%로 제시됐다.

브라질의 수출 감소 역시 가격 지지 요인이다. 5월 12일 브라질 커피수출협의회(Cecafe)는 4월 브라질의 그린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276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그린커피는 로스팅 전의 생두를 의미하며, 국제 원두 거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봉쇄도 전 세계 커피 공급망을 교란하며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협 봉쇄는 글로벌 해상운임과 보험료, 비료·연료 비용을 끌어올리고, 커피 수입업체와 로스터의 비용 부담을 확대해 결과적으로 공급을 더 타이트하게 만든다. 반대로 약세 요인으로는 국제커피기구(ICO)가 11월 7일 현재 마케팅 연도(10월~9월) 기준 글로벌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줄어든 1억3,865만8,800포대라고 발표한 점이 있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12월 18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사상 최대 1억7,884만8,800포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라비카 생산은 4.7% 감소한 9,551만5,000포대, 로부스타 생산은 10.9% 증가한 8,333만3,000포대로 예상됐다. FAS는 브라질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6,300만 포대로 줄고, 베트남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은 6.2% 늘어난 3,08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또한 2025/26년 기말 재고는 2024/25년의 2,130만7,000포대에서 5.4% 감소한 2,014만8,000포대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하면, 브라질의 수확 재개와 개선된 공급 전망이 단기적으로 커피 가격을 압박하고 있지만, 재고 감소, 베트남의 기상 불안, 엘니뇨 우려, 물류비 상승 같은 변수는 가격 하단을 제한하는 구조다. 특히 아라비카는 브라질 날씨와 수확 속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고, 로부스타는 베트남의 강수량과 수출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향후 시장은 생산 확대 기대와 기상 리스크가 맞서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공급 정상화 신호가 강할수록 약세 압력이 우세하되, 기후 변수나 물류 충격이 재차 부각될 경우 반등 폭도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