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레몬이 창업자 칩 윌슨(Chip Wilson)과의 갈등을 마무리한다. 스포츠 의류 업체 룰루레몬은 2026년 5월 27일, 윌슨과 합의에 도달해 복잡했던 위임투쟁(proxy contest)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위임투쟁은 주주들이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두고 벌이는 경영권·이사회 영향력 다툼을 뜻하며, 대형 기업에서 이사회 구성과 전략 방향을 바꾸는 핵심 수단으로 사용된다.
2026년 5월 2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룰루레몬은 이번 합의에 따라 윌슨이 추천한 인사 중 전 온(On) 공동 CEO 마크 마우러(Marc Maurer)와 전 ESPN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로라 젠틸레(Laura Gentile) 등 두 명의 이사진 후보를 선임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의류 분야에서 제품과 브랜드 전문성을 갖춘 추가 이사 1명도 10월까지 영입할 계획이다. 룰루레몬은 이사회에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더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 대가로 윌슨은 약 1년 반 동안 회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는 기업과 창업자 사이의 갈등이 외부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윌슨은 이전에 자신의 위임투쟁과 관련한 비용을 회사가 상환해 주길 요구한 바 있으나, 결국 룰루레몬이 캐나다 밴쿠버의 키칠라노 비치(Kitsilano Beach)에 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해당 장소는 룰루레몬이 창립된 곳으로, 기부금은 육상, 예술, 조경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마티 모핏(Marti Morfitt) 룰루레몬 이사회 의장은 “
칩 윌슨과 합의에 도달해 기쁘다. 이번 합의는 룰루레몬이 실적 강화를 계속 추진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로라와 마크를 환영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이들은 기존의 자격을 갖춘 이사진에 추가적인 관점을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핏 의장은 또 새 최고경영자(CEO) 하이디 오닐(Heidi O’Neill)과 경영진이 앞으로 브랜드 건전성 강화, 성장 재가속,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분명한 길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윌슨 역시 이번 합의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미 이뤄진 전략적 변화와 함께 새로 임명될 인사들이 “회사의 제품 우선(product-first) 비전을 회복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주주들에게 매우 큰 가치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우선 전략은 브랜드가 마케팅보다 제품 품질, 기능성, 고객 충성도를 중심에 두는 경영 방식을 뜻한다. 특히 룰루레몬처럼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의 경우 제품력과 브랜드 이미지가 매출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번 이사회 개편은 단순한 인사 조정이 아니라 향후 성장 방향을 둘러싼 전략적 전환으로 읽힌다.
사진: 2025년 4월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의 한 룰루레몬 매장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번 합의로 룰루레몬은 창업자와의 공개 충돌을 일단락하고, 이사회 안정성과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새로운 이사진과 다가오는 CEO 체제는 회사가 브랜드 성장률 둔화, 주주 압박, 경쟁 심화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위임투쟁 종결이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을 낮춰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 구성될 이사회가 실제로 매출 회복과 마진 개선에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핵심 변수로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룰루레몬 주가는 장 초반 약 4%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