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댈러스 총재 로건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 시 세계가 에너지 사용 줄여야 할 수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더 오래 봉쇄될 경우, 세계가 원유와 천연가스 소비를 줄여야 할 수 있다고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27일 밝혔다.

2026년 5월 2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3개월째 이어진 충돌 기간 동안 이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을 제한해 왔으며, 그 여파로 에너지와 식료품, 비료 가격이 상승했다. 전쟁 이전에는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5분의 1이 이 좁은 해상 통로를 통과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와 LNG가 대거 오가는 핵심 수송로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국제 유가뿐 아니라 천연가스 가격과 물류비에도 즉각적인 압박이 전해질 수 있다.

로건 총재는 일본은행 주최 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었던 연설문에서 “공급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해협을 통한 운송이 조만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세계의 원유와 천연가스 소비는 지금보다 더 의미 있게 줄어들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가격 조정만으로는 수요를 흡수하기 어려울 경우, 기업과 가계가 실제로 사용량을 줄이거나 대체 에너지원으로 전환해야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는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 안팎으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 연료로, 운송과 저장을 용이하게 한 에너지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러한 LNG와 원유를 아시아와 유럽 시장으로 보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로건 총재의 발언은 지정학적 충격이 에너지 수급을 흔들 경우, 시장이 가격 상승만으로는 균형을 회복하기 어려우며 실물 소비 축소가 불가피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로건 총재는 경제적 파장이 최종 소비자와 기업이 다른 에너지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또는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경제활동 자체를 줄여야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공장 가동률 조정, 운송량 축소, 난방·전력 사용 효율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에너지 가격이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생산비와 운송비가 함께 오르면서 물가 전반에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한편 댈러스 연은의 최근 조사에서 미국의 석유업체 경영진들은 올해 미국 원유 생산이 하루 25만 배럴, 내년에는 하루 50만 배럴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전 세계 원유 공급이 하루 약 1,300만 배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제한적인 증가폭이다. 로건 총재는 현재의 부족분이 주로 기존 재고를 줄여 메우는 방식으로 충당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고 소진이 계속되면 공급 완충 장치가 약화돼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어떻게든 에너지 시장은 머지않아 대체로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본다. 분자가 없으면, 세계는 그것을 소비할 수 없다.”

로건 총재의 이 발언은 에너지 시장의 물리적 제약을 강조한 것으로, 단기 투기적 수급보다 실물 공급이 시장을 결정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특히 ‘분자’는 원유와 천연가스 같은 실제 에너지 분자를 뜻하는 표현으로, 금융시장의 기대가 아니라 물리적 물량이 소비 한계를 규정한다는 의미다.

로건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결정에서 반대표를 던진 3명의 연준 정책결정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에너지와 기타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가능성만이 아니라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신호로 보내야 한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27일 비공개 기자회견을 위한 준비 발언에서는 단기 경제전망이나 통화정책에 대한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에너지 시장 관점에서 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는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에 직접적인 상방 압력을 주는 동시에 식료품과 비료 가격까지 자극할 수 있어,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를 키울 수 있다. 특히 원유는 운송·정제·화학 제품 가격에 광범위하게 연결돼 있고, 천연가스는 전력 생산과 산업용 원료로도 쓰여 파급 범위가 넓다. 따라서 해협의 정상화 여부는 향후 국제 에너지 가격, 글로벌 물가 흐름, 중앙은행의 정책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