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네일 카시카리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를 억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이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연준의 다음 금리 조정 시점을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카시카리 총재는 중동 전쟁이 전 세계로 퍼뜨린 “인플레이션 충격파”가 계속될 수 있으며, 이런 우려가 채권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정부와 기업이 돈을 빌릴 때 발행하는 채권의 가격과 금리를 통해 경기와 물가 전망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시장이다. 2026년 5월 2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도쿄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지난 5년간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졌고, 이란 분쟁이 에너지와 관련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사실상 전 세계 거의 모든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중동 전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따질 때, 고용시장 악화 위험보다 물가 상승 위험이 더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이 두 위험 모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괜찮은 상태”에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이 매일 체감하는 현실적 문제이며, 상승한 에너지 가격이 시차를 두고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 번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는 5년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어 왔다”며 “그 때문에 본래는 일시적인 공급 충격으로 봐야 할 사안까지 넘겨볼(무시할) 의지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러한 지속적인 물가 압력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연준이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되돌릴 의지가 없다는 대중의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통상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이중 책무를 갖고 있는데, 최근 상황에서는 두 목표 사이의 균형보다 물가 기대 심리 관리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리 동결과 향후 메시지에 대해서도 그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4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에 찬성했지만, 다음 움직임이 금리 인하일 수 있다는 완화적 가이던스에는 반대 의견을 냈던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연준이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가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는 중립적 가이던스를 제시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대 의견을 낸 지 이제 몇 주가 지났는데, 그사이 나온 대부분의 데이터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더 높아졌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 빠른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공급망이 정상화되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 있고, 각국이 원유 비축분을 다시 채우는 과정에서도 국제 유가와 가격 전반에 상방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즉, 지정학적 충격은 단기 이슈로 끝나지 않고 에너지·물류·원자재 전반의 비용 구조를 흔들 수 있다.
그는 여전히 중립적인 표현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협상은 진행 중이고 매일 헤드라인이 나오고 있다. 결국 어디로 향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당장 매파적 신호를 강화하기보다, 지정학 변수와 공급망 회복 속도를 더 확인하겠다는 태도로 읽힌다.
시장은 에너지 충격이 물가 압력을 키우고 있다며 10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카시카리 총재는 이에 대해 “다음 금리 조정이 언제가 될지 지금 예측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협상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글로벌 공급망이 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금리 인상 기대를 앞당길수록 채권금리와 달러, 위험자산 가격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연준의 신호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새로운 연준 의장으로 거론된 케빈 워시 체제에서의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그의 경제와 정책에 대한 견해를 듣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FOMC는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통화정책 방향을 정하는 핵심 기구다. 그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읽은 경제 상황과 무엇이 적절한지에 따라 투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결국 위원회를 설득하는 것은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막대한 공공부채에 대한 우려가 일본과 미국의 채권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국가부채가 매우 크지만, 부채의 상당 부분이 국내 투자자에게 보유돼 있다는 점에서 일부 국가보다 안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은 경제 펀더멘털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재정 경로 위에 놓여 있으며, 결국 정치권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부채에 따른 금융위기의 뚜렷한 징후는 없다고 했지만, 금융시장은 갑작스럽게 움직일 수 있으며 그러한 변화가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고물가와 고부채,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채권시장과 통화정책, 재정정책이 서로 긴밀하게 맞물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일본은행(BOJ)과 일본은행 산하 싱크탱크가 주최한 통화정책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도쿄를 방문 중이다. 그의 발언은 연준이 물가 상승률 둔화 여부만이 아니라, 에너지 가격 재상승과 중동 정세 악화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2차 충격까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시장이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물가 흐름과 공급망 회복 속도, 국제 유가 방향은 연준의 정책 판단과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핵심 포인트
카시카리 총재는 물가 위험이 고용 악화보다 크다고 보면서도, 다음 연준의 금리 조정 시점은 지금 예측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발 에너지 충격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으며, 공급망 정상화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의 장기 재정 경로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당장 부채 위기의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