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위한 ‘상당히 견고한’ 틀 마련 가능성 시사

미국과 이란의 긴장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외교적 해법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5일, 워싱턴이 이란과의 모든 외교적 경로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프레임워크 합의(기본 틀 합의)가 “꽤 견고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026년 5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인도 뉴델리 방문 중 기자들에게 “우리는 해협을 열 수 있는 능력과 관련해 내가 보기에는 상당히 견고한 것이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좋은 합의에 도달하든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우리는 좋은 합의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쁜 합의”를 맺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요구를 재확인했다. 루비오 장관은 현재 미국이 이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해당 기본 합의안이 걸프 지역과 전 세계적으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동안 이란과의 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언급하고, 테헤란과의 기본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합의 서명에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고, 루비오 장관도 이날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반복했다.

이란 문제와 별개로,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레바논 평화 협상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영향력이 큰 친이란 무장 조직으로, 중동 지역 협상 국면에서 주요 변수로 거론돼 왔다.

이란 국영 매체는 주말 동안 미국과의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것만큼 진전이 최종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는 양측의 메시지 사이에 여전히 온도차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는 주말 보도를 통해 미·이란 기본 합의안이 60일 휴전 연장, 상업용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재통항 허용,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를 포함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미국은 이란 항만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고, 테헤란이 국제 시장에서 원유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에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향후 우라늄 농축 문제를 놓고 협상에 들어간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우라늄 농축은 핵연료 생산에 필요한 과정이지만, 고농축으로 진행될 경우 핵무기 전용 가능성이 제기돼 국제사회의 강한 경계 대상이 된다. 테헤란은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다고 거듭 주장해 왔지만, 자국의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는 광범위하게 거부해 왔다.

이란의 핵 야망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최근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긴장 국면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란은 사실상 2월 말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막아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물동량을 차단해 왔다. 최근 몇 주 사이 일부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하는 모습도 포착됐지만, 전체 흐름은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의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업용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기 위한 조치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해협 통항 재개 여부가 단순한 외교 현안을 넘어, 국제 해운 비용과 에너지 가격에 직결되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이란과의 평화 합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월요일 국제 유가는 급락했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위험선호 시장과 금값은 반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만큼, 재개방 가능성만으로도 유가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의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상 관문으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대량으로 오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따라서 이번 미·이란 협상은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국제 에너지 가격, 글로벌 공급망, 인플레이션 전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휴전 연장,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 해협 통항 정상화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단기적으로는 유가 하방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협상이 지연되거나 결렬되면 해상 운송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며 원유와 금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