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국 제재 속 올해 가을 새 스마트폰 칩 공개…엔비디아·애플과 경쟁 격화

상하이 — 중국 기술 대기업 화웨이가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첨단 반도체 개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내세웠다. 이는 중국 내 고급 칩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엔비디아와 세계 2위 소비시장인 중국에서 다시 경쟁 압박을 받는 애플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2026년 5월 2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번 가을 자사 Kirin 스마트폰 칩을 제조하기 위해 “LogicFolding”이라는 새로운 공학적 접근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LogicFolding’은 칩 회로와 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설계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분야에서 이 같은 용어는 일반 소비자에게 다소 낯설 수 있는데, 쉽게 말해 더 작고, 더 빠르고, 더 전력을 적게 쓰는 칩을 만들기 위한 설계·제조 기법을 뜻한다.

화웨이는 2023년 출시한 Mate 60 스마트폰에 5G 연결 기능을 지원하는 첨단 칩을 탑재해 애플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되찾는 데 도움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가 자사 최첨단 칩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중국 정부는 자체 기술 육성을 적극 지원해 왔다. 지난주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반도체 업체가 중국 시장을 화웨이에 “양보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H200 같은 첨단 칩을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창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The Asia Group의 디지털 부문 공동대표이자 파트너인 조지 첸(George Chen)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추세가 워싱턴에서 화웨이를 여전히 미국의 수출 제한을 상징하는 존재로 보는 우려를 더욱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새 칩 기술이 2031년까지 1.4나노미터 공정 기술에 상응하는 수준의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글로벌 파운드리 선두주자인 TSMC는 이미 2나노미터 칩의 양산을 시작했다. 나노미터(nm) 공정은 반도체 제조 기술의 척도로, 일반적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인 칩을 구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이는 설계·제조 난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DGA Group의 아시아·미주 기술 부문 책임자인 폴 트리올로(Paul Triolo)는 화웨이의 1.4나노미터 주장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층·접기형 설계는 실질적인 밀도 향상을 만들 수 있지만, 화웨이가 진정한 1.4나노급 제조에 필요한 전체 공정, 수율, 전력, 열, 소자 성능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수율은 생산된 칩 가운데 정상 동작하는 비율을 뜻하며, 반도체 경쟁력에서 핵심 지표로 꼽힌다.

학술적 인정도 노리는 화웨이

화웨이는 반도체 연구에서 더 큰 학문적 인정을 받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회사는 월요일 자사의 연구 성과를 “타우의 법칙(Law of Tau)” 또는 “τ 스케일링”이라고 부르며,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오랫동안 업계의 발전 기준으로 여겨져 온 무어의 법칙과 대비되는 시도로 읽힌다. 무어의 법칙은 트랜지스터 수가 약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관측으로, 더 높은 연산 성능과 낮은 비용을 가능하게 해 왔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젠슨 황조차 무어의 법칙이 향후 칩 개발에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트리올로는 “화웨이가 공학적 전략을 준-‘법칙’으로 바꾸고 있다”며, 이번 원리는 “와이어를 줄이고, 로직을 쌓고, 메모리 의미론을 개선하며, 칩·패키지·소프트웨어·클러스터를 공동 설계하는 시스템 수준의 최적화 교리”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열 관리와 대규모 양산 측면에서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 반도체 사업부의 팅보 허(Tingbo He) 사장은 새 칩 아키텍처가 레이아웃을 한 층에서 두 층으로 확장해 전력 효율을 크게 높인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전자기술자협회(IEEE) 국제 회로 및 시스템 심포지엄에서 “이 구조는 트랜지스터가 더 많은 지점에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화웨이가 이 신기술을 두고 이제 막 10년에 걸친 개발 경로의 출발점에 들어섰을 뿐이라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인정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화웨이의 발표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 추진이 단순한 정책 구호를 넘어, 스마트폰용 고성능 칩과 차세대 공정 경쟁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엔비디아에는 대중국 첨단 칩 판매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신호이며, 애플에는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복귀가 더욱 위협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화웨이의 기술 주장에는 아직 검증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실제 양산성과 수율, 열 안정성, 비용 경쟁력에 따라 시장 파장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 기사는 상하이에서 열린 업계 행사에서 나온 발표를 바탕으로,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스마트폰·반도체 산업의 향후 경쟁 구도를 함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