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투자그룹 자딘 매더슨이 호주 의료 영상진단 업체 I-MED 레이디올로지 네트워크(I-MED Radiology Network)를 총 기업가치 34억 호주달러(2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거래는 자딘 매더슨이 헬스케어 진단 사업을 대형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으로, 부동산·소매·자동차에 걸친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 성장성이 높은 의료 분야로의 확장을 본격화하는 행보다.
2026년 5월 25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자딘 매더슨은 월요일 성명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퍼미라(Permira)가 자문하는 펀드 및 기타 주주들로부터 I-MED의 지분 100%를 사들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래 자금은 보유 현금과 차입금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인수는 자딘 매더슨이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에 대한 통제 지분 확보와 성장 분야 진출이라는 전략과도 부합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I-MED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215개 진단 영상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700만 건이 넘는 검사·시술을 수행하고 있다. 의료 영상진단은 엑스레이, CT, MRI 등 각종 영상 장비를 활용해 질환을 진단하는 분야로,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영역이다. I-MED는 호주, 뉴질랜드, 미국에서 원격판독(teleradiology)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이는 의료 스캔 이미지를 원격으로 판독하는 방식으로 병원 운영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자딘 매더슨은 이번 거래에 I-MED의 소수 지분으로 보유한 하리슨.ai(Harrison.ai)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하리슨.ai는 방사선학용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로, 의료 영상 판독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다룬다. 자딘 매더슨은 이 지분이 포함된 이번 인수가 자사의 장기 성장 전략에 맞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회사는 I-MED가 이미 방사선과(radiology)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으며, 핵심 시장은 물론 신규 시장에서도 사업 확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2026년 6월 종료 회계연도 예상 조정 EBITDA의 약 11.5배 수준으로 평가됐다. EBITDA는 이자, 세금, 감가상각, 상각 전 이익을 뜻하며,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할 때 자주 쓰이는 지표다. 다만 이 배수는 하리슨.ai 지분을 제외한 기준이다. 자딘 매더슨은 이번 인수가 인수 첫 완전 회계연도에는 주당순이익에 중립적이고, 그 이후에는 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대형 인수에 따른 비용 부담이 존재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의료 진단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그룹 전체 실적에 보탬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린컨 판(Lincoln Pan) 자딘 매더슨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I-MED는 이미 오늘날 방사선 영상 분야의 시장 선도업체이며, 핵심 시장은 물론 새로운 시장에서도 사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린컨 판 CEO는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그는 이번 인수가 자딘 매더슨이 보다 통제력 있는 방식으로 성장 산업에 자본을 배분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았다. 금융시장에서는 대형 그룹이 기존 비핵심 자산보다 안정적 현금흐름과 구조적 성장 가능성이 있는 헬스케어 자산을 선호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번 거래 역시 그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특히 의료 영상진단은 병원·보험·환자 수요가 결합된 시장으로,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방어적 사업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번 인수는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며, 거래 종결은 2026년 후반으로 예상된다. 규제 심사 과정에서는 경쟁 제한 여부, 의료 서비스의 지역별 공급 안정성, 대형 지배주주 변경에 따른 영향 등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승인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거래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반대로 승인 이후에는 자딘 매더슨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추가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딘 매더슨은 올해 1월에도 만다린 오리엔탈(Mandarin Oriental)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바 있어, 포트폴리오 재편과 고급 소비·서비스 자산 확장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환율 기준으로는 1달러당 1.3970호주달러가 적용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