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기업 비오젠(Biogen Inc., NASDAQ: BIIB)의 주가가 목요일 장 마감 기준 6% 하락했다. 회사가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디라네르센(diranersen)의 2상 CELIA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시장 반응은 차갑게 나타났다. 장 초반에는 주가가 10% 급등하기도 했으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2026년 5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실험적 알츠하이머 치료제 디라네르센이 모든 시험 용량에서 타우 병리 감소를 보였다고 밝혔다. 결과는 앞서 진행된 1b상 임상시험과도 일관된 흐름을 보였다. 사전 지정된 인지 기능 평가지표 분석에서는 모든 시험 용량에서 임상적 악화 속도가 둔화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특히 24주마다 60mg을 투여한 최저 용량에서 가장 두드러진 효과가 관찰됐다.
디라네르센은 뇌척수액(CSF) 내 타우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측정한 타우 병리 모두를 모든 용량에서 감소시켰으며, 이러한 감소 효과는 투약 기간 내내 유지됐다. 다만 이번 연구는 76주차에 임상 치매 평가 척도 합계(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CDR-SB)의 기저 대비 변화에서 용량 반응을 평가한 1차 종료점을 충족하지 못했다. CDR-SB는 기억, 판단, 문제 해결, 사회적 기능 등 치매 관련 여러 항목을 수치화하는 평가 도구다.
이번 18개월 연구에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416명이 등록됐으며, 이들은 이전에 항아밀로이드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다. 시험된 용량은 60mg 24주마다 1회, 115mg 24주마다 1회, 115mg 12주마다 1회 등 3가지였다. 항아밀로이드 치료는 알츠하이머 병리의 또 다른 축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겨냥한 치료 접근을 의미한다.
안전성과 내약성은 전반적으로 1b상 결과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용량군 간 대체로 비슷했으나, 가장 높은 용량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이 더 많이 관찰됐다. 내약성은 환자가 치료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뜻하는 지표로, 신약 개발에서 효능만큼 중요한 평가 요소다.
비오젠은 디라네르센을 허가용 개발(registrational development) 단계로 진전시킬 계획이며, 다음 단계와 관련해 규제 당국과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5년 이 후보물질에 대해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패스트 트랙(Fast Track) 지정을 부여했다. 패스트 트랙은 중증 질환 치료제 개발을 신속히 진행하도록 돕는 FDA 제도로, 개발과 심사 과정에서 규제 기관과의 소통이 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디라네르센은 타우 단백질 생성을 줄이도록 설계된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다. 이는 유전정보 전달 과정에 결합해 특정 단백질의 생성을 낮추는 분자 치료 방식이다. 또 외부에 존재하는 타우만을 겨냥하는 접근과 달리, 디라네르센은 세포 밖 타우와 세포 안 타우 모두를 줄이도록 설계됐다. 관련 데이터는 2026년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스티펠(Stifel)의 애널리스트 폴 마테이스(Paul Matteis)는 1차 종료점 실패가 신중한 해석을 요구하지만, 회사가 해당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기로 한 결정 자체는 경영진의 신뢰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크리스 비에바허(Chris Viehbacher)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비오젠이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공격적으로 정리해 온 점을 감안하면, 내부 데이터가 상당히 설득력 있어야만 이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이 아밀로이드 약물보다 더 나쁜 효능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진한다고 본다면 놀랄 것”이라며 “타우 가설을 시험할 적절한 환자군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전진의 기준이 반드시 통계적 유의성일 필요는 없다”고 마테이스는 고객 노트에서 밝혔다.
월가에서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비선형 용량 반응이다. 일반적으로는 투여량이 높을수록 효과가 강해지는 경향을 기대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115mg의 고용량보다 60mg 저용량에서 인지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 점이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이는 향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서 최적 용량 설정과 환자 선별 전략이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입장에서는 이번 결과가 비오젠의 장기 성장 서사에 분명한 재료를 제공하지만, 1차 종료점 미충족과 고용량의 불확실성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리하면, 비오젠은 디라네르센이 타우 병리와 인지 저하 속도를 낮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며 개발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 평가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고, 최적 용량이 예상과 다르게 저용량에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판단은 엇갈렸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에서 타우 표적 접근이 새로운 경쟁축으로 부상할 수 있는 만큼, 향후 규제 당국과의 협의 및 후속 임상 설계가 주가 흐름과 기업가치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