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금요일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번 방문은 화려한 의전과 대규모 사업 합의가 이어졌지만, 시 주석이 대만 문제를 잘못 다루면 미·중 관계가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긴장감도 함께 드러났다.
2026년 5월 1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2017년 첫 임기 때 이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중국을 찾은 방문이다. 미국의 핵심 전략·경제 경쟁국인 중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손상된 지지율을 만회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를 기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차를 마시고 오찬을 함께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목표는 지난 10월 마지막 회담에서 이뤄진 취약한 무역 휴전을 유지하는 데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3자리수 관세를 중단했고, 시 주석은 전 세계 핵심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치는 희토류 공급을 조이는 방안을 물렸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핵심 광물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글로벌 제조업 전반에 파급될 수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란과 협상해 미국과의 전쟁을 끝내도록 설득해 주기를 기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는 미국 법원이 관세를 마음대로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면서 협상력이 약해진 상태로 베이징을 찾았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미국 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내적 입지는 더 취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목요일 회담에 대한 미국 측 간단한 요약은 백악관이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양측의 공통된 의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핵심 해상 통로로, 평상시 전 세계 공급량의 5분의 1이 이 길을 통해 이동한다. 또 시 주석은 중국이 중동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원유를 구매하는 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채널의 션 해니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보잉 항공기 200대를 주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거의 10년 만에 이뤄지는 중국의 미국산 상업용 항공기 구매가 될 전망이다. 보잉은 미국 대표 항공기 제조업체로, 대형 수주 여부는 제조업 경기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한 규모에는 크게 못 미쳤다.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언론은 보잉이 중국과 500대 이상 항공기 판매 계약에 근접했다고 전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뒤 보잉 주가는 4% 이상 하락했다. 이는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실망감도 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만을 둘러싼 강경 경고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민감한 대목이었다. 시 주석의 발언은 대체로 우호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번 회담의 흐름을 바꿀 만큼 강한 메시지였으며, 외교적으로는 드문 수준의 경고로 받아들여졌다. 중국 외교부는 이 발언이 2시간 이상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대만은 중국 해안에서 불과 50마일(약 80km) 떨어져 있으며, 오랫동안 미·중 관계의 최대 충돌 지점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고, 미국은 법적으로 대만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대만 문제는 군사, 외교, 무역이 교차하는 사안이어서 조금만 신호가 바뀌어도 국제 금융시장과 아시아 안보 환경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중국에 머물며 NBC 뉴스에 대만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측이 “항상 그것을 꺼내고, 우리는 항상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한 뒤 다른 주제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오늘 현재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형 행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익숙한 인물답게 공개 석상에서도 여유를 보였다. 그는 천단공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서 시 주석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때, 기자가 대만 논의 여부를 외쳐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이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 뒤에는 명예호위와 꽃과 깃발을 흔드는 어린이들이 대거 등장한 가운데 “이번이 아마도 가장 큰 정상회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호화로운 국빈 만찬에서 시 주석은 미·중 관계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라고 규정하며 “우리는 이를 잘 작동하게 해야 하며, 절대 망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양국이 경쟁 속에서도 관계 관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요일 진행된 미·중 무역팀의 사전 협상에서 “균형 있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해당 협상을 이끌었으며, 향후 양국 무역과 투자 지원을 위한 메커니즘 구축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잉 항공기에 대한 대규모 중국 주문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은 단기적으로는 무역 휴전과 대형 계약이 시장의 안도감을 자극할 수 있으나, 대만, 이란, 관세, 희토류가 동시에 얽혀 있어 향후 미·중 관계는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보잉 수주, 원유 흐름, 중국의 대미 수입 확대 여부는 항공, 에너지, 산업재 시장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