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은퇴한 미 육군 대장 출신 전 CIA 국장 데이비드 H. 페트레우스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협상에서 사실상 한발 물러서는 ‘눈 깜빡이기(blinking)’ 단계에 들어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년 5월 2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페트레우스는 UBS 아시안 인베스트먼트 컨퍼런스에서 CNBC의 리사 김과 만나, 자신이 이끄는 KKR 글로벌 인스티튜트 회장 자격으로 발언하며 테헤란과의 초기 평화 합의가 성공한다면 호르무즈해협은 어떤 조건도 없이 다시 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해당 해협의 통행을 통제하거나, 통행료를 부과하거나, 향후 봉쇄를 위협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으며, 그러한 방향의 타결 가능성이 현재 “눈앞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적 해상 요충지로,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의 핵심 경로로 꼽힌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 해협이 막히거나 통행이 제한되면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이 급등할 수 있어 에너지 시장과 글로벌 물류에 즉각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통제권 문제는 단순한 군사 이슈를 넘어 세계 경제 전반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말 동안 이란과의 전쟁 종식 및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협상팀에 서두르지 말라고 주문한 직후 나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합의가 “오늘”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프랑스24와 로이터는 미국이 외교적 해법에 모든 기회를 부여한 뒤에야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트레우스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모두 전투 지휘를 맡았던 전직 미군 장성으로, 이란이 해당 해상 통로에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하도록 허용될 경우 군사적으로 약화됐더라도 전략적으로는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의 해군은 대부분 가라앉았고, 빠른 보트만 남아 있다. 미사일 전력도 상당히 줄었고, 본부와 군 시설도 타격을 받았으며, 공군도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란이 여전히 해협 봉쇄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는 기뢰 부설이나 드론, 미사일, 고속정을 활용해 상선들을 공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뢰는 해상 항로에 설치되는 폭발성 장치로, 선박의 이동을 사실상 멈추게 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는 또 이란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해협을 복원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페트레우스는 호르무즈해협이 중동 협상의 핵심 요소이긴 하지만,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헤즈볼라 같은 대리 세력에 대한 자금 지원 문제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사안이 해결돼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그것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지는 전혀 확실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들은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가까운 장래에 이뤄질 것인지는 전혀 명확하지 않다.”
이번 발언들은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을 낮추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시장에서는 협상이 진전될 경우 원유 공급 우려가 완화되며 국제 유가의 위험 프리미엄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협상이 지연되거나 결렬되면 해상 운송 불안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은 글로벌 원유 수송의 목줄로 불리는 만큼, 협상 결과는 중동 지역의 안보뿐 아니라 국제 에너지 시장, 운송비, 인플레이션 기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핵심 쟁점은 이란이 해협 통행에 대한 어떠한 통제권도 갖지 않는 조건 없는 재개방이 가능한지, 그리고 핵 프로그램과 대리 세력 지원 문제까지 포괄하는 보다 넓은 합의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페트레우스의 발언은 이란이 협상에서 완전히 버티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으며,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중동 정세와 에너지 시장의 방향이 크게 갈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