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랠리에 뉴욕증시 상승 마감…투자자들, 베이징 회담 주시

뉴욕증시가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대체로 견조한 경제지표를 소화하는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는 가운데 나올 소식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2026년 5월 1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주요 3대 지수는 모두 오름세를 기록했으며, S&P 500나스닥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 종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형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월 10일에 세운 역대 종가 최고치에 불과 0.3% 못 미치는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여기서 사상 최고 종가란 장중 변동이 아닌 마감 기준 최고치를 뜻한다.

코네티컷주 페어필드의 다코타 웰스에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맡고 있는 로버트 파블릭은 “모두가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이 상승 랠리가 얼마나 더 이어질까”라며 “이 랠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만 동시에 불안해하는 사람도 많다.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향해 갈 때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참여해야 이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와 인공지능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이 포함된 수행단과 함께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미국 당국이 중국 기업에 자사 H200 칩 판매를 허가한 뒤 4.4% 상승했다. H200은 인공지능 연산에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로, 대중 수출 규제와 직결된 대표적 품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에서는 무역 문제뿐 아니라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 광범위한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아시아가 원유의 상당 부분을 들여오는 핵심 해상 통로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기간 사실상 봉쇄된 상태였다. 달라스의 파운더 ETF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맡고 있는 마이클 모나한은 “이 회담은 분명 매우 높은 이해관계가 걸린 만남”이라며 “대국 간 경쟁이지만, 두 경제는 함께 일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지도자가 협력하는 분위기를 보여줘서 반갑다”며 “장기적 합의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제지표 측면에서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이란 전쟁으로 인한 휘발유 가격 상승이 지표를 떠받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는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수입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이번 주 잇따라 나온 물가 보고서는 에너지 비용 급등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로 번질 위험을 보여줬고, 이에 따라 단기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약해졌다. 금리 인하란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낮춰 경기와 소비를 부양하는 조치이지만, 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으면 추진이 어려워진다.

캔자스시티 연은의 제프리 슈미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미국 경제의 가장 “시급한 위험”이라고 지적하며, 미국 경제를 “회복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슈미드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표결권은 없지만, 그의 발언은 연준 내 매파적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매파는 일반적으로 물가 억제를 우선시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뜻한다.

지수별로 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370.26포인트 오른 50,063.46으로 마감했고, S&P 50056.99포인트 상승한 7,501.24, 나스닥종합지수232.88포인트 오른 26,635.22를 기록했다. S&P 500은 미국 대형주 500개 종목을 추종하는 대표 지수이며, 나스닥종합지수는 기술주 비중이 높은 시장 흐름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S&P 500의 11개 주요 업종 가운데서는 기술주가 상승률 선두를 달렸고, 반면 소재 업종은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반도체주는 엔비디아의 상승세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으나, 퀄컴, 인텔, 샌디스크, 마이크론 등 다른 인공지능 관련 종목들은 3.4%~6.1% 하락했다. 이는 인공지능 투자 열기가 업종 내 종목별 차별화를 더욱 키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그동안 인공지능 열풍과 중동 지역 긴장 속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들은 이날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운송, 지역은행이 대표적이다. 업종 순환매가 나타난 셈으로, 시장이 특정 대형 기술주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분야로도 매수세를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스코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약 4,000명의 감원을 발표하고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한 뒤 13.4%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대형 기업인 시스코의 이번 급등은 비용 절감과 실적 가이던스 상향이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네비우스 그룹의 미국 상장 주식도 노스랜드 캐피털이 목표주가를 주당 248달러15.3% 높이자 6.7%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보잉 항공기 200대를 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잉 주가는 이 소식에도 불구하고 4.7% 하락했다.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는 미국 시장 데뷔 첫날 68.2% 폭등했다. 이는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과 변동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를 1.6대 1로 앞섰고, 신고가 500개, 신저가 95개가 나왔다. 나스닥에서는 상승 종목 2,755개, 하락 종목 1,980개로 상승 종목이 1.39대 1 비율로 우세했다. S&P 500은 52주 신고가 30개, 신저가 11개를 기록했으며, 나스닥종합지수는 신고가 113개, 신저가 130개를 나타냈다. 미국 증시 거래량은 187억7,000만 주로, 최근 20거래일의 전체 세션 평균인 181억7,000만 주를 웃돌았다.


시장 해석 측면에서 보면, 이번 상승은 기술주와 인공지능 관련 종목이 다시 지수 상승을 견인한 가운데, 거시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나쁘지 않았고 미·중 정상회담 기대가 투자심리를 지탱한 결과로 읽힌다. 다만 물가 압력이 에너지 가격을 통해 다시 번질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더 후퇴할 수 있어, 향후 증시는 기술주 랠리 지속 여부인플레이션 재가열 위험, 그리고 미·중 협상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 랠리에 참여해야 이길 수 있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발언은 현재 미국 증시의 강한 모멘텀과 동시에, 고점 부담에 대한 경계심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