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티뉴엄(Quantinuum)이 1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 물량을 늘려 조달한 뒤, 주당 68달러에 나스닥 거래를 시작했다.
2026년 6월 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퀀티뉴엄은 당초 주당 53~55달러였던 공모가 범위를 웃도는 주당 60달러로 가격을 확정한 뒤, 확대된 IPO를 통해 총 16억8,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첫 거래 가격 기준 시가총액은 약 176억 달러에 달했다.
퀀티뉴엄은 2021년 허니웰(Honeywell)의 양자컴퓨팅 부문과 영국 케임브리지 퀀텀(Cambridge Quantum)의 합병으로 설립됐다. 회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풀스택 양자컴퓨팅 플랫폼’이라고 자처하고 있다. 풀스택은 장비부터 운영·응용 소프트웨어까지 하나의 체계로 제공한다는 뜻으로, 한국의 일반 투자자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양자컴퓨팅 산업에서는 핵심 개념으로 꼽힌다.
지난달 공개된 S-1 서류에서 퀀티뉴엄은 고객군이 제약, 재료과학, 금융, 정부, 산업 전반에 걸쳐 있으며, JP모건체이스와 암젠(Amgen)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라지브 하즈라(Rajeeb Hazra)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프로그램 ‘스쿼크 온 더 스트리트(Squawk on the Stree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의 상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즉 전체 스택을 활용해 양자 여정을 시작하는 고객들이 있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팅은 수십 년 동안 과학자와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아왔지만, 여전히 대체로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기술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기존 컴퓨터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하즈라 CEO는 양자 도입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이러한 종류의 컴퓨팅 자원에 대한 필요성은 절대적으로 자명하다”
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의 지원과 전략적 의미
양자산업은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로부터도 힘을 얻었다. 미국 상무부는 ‘양자 생태계(quantum ecosystem)’와 연관된 9개 기업에 총 20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하고 지분도 취득하는 내용의 예비 합의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퀀티뉴엄은 1억 달러를 지원받는다. 이번 자금은 2022년 제정된 칩스 앤드 사이언스법(Chips and Science Act)에 근거한 재원에서 나온다.
하즈라 CEO는 이에 대해 “양자와 퀀티뉴엄이 미국 양자산업의 전략적 자산임을 검증받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이제 트랩드 아이온(trapped ion) 기반 컴퓨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책임을 함께 짊어질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트랩드 아이온은 전기장으로 이온을 가두어 연산에 활용하는 양자컴퓨팅 방식으로, 초전도 방식 등과 함께 대표적 접근법으로 꼽힌다.
퀀티뉴엄의 공모설명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524만 달러로 전년 동기 1,910만 달러에서 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1억3,650만 달러로, 전년 동기 3,050만 달러 손실보다 확대됐다. 수익성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상장 이후에는 기술 상용화 속도와 고객 확보 능력이 기업가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공모 이후 허니웰은 지분 과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회사의 전략적 고객이자 파트너로 계속 남을 예정이라고 공모설명서는 밝혔다. 이는 퀀티뉴엄이 독립 상장사로 시장에서 평가를 받더라도, 기존 모회사와의 사업적 연계는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빅테크의 투자 확대와 시장의 기대감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아마존(Amazon), IBM 등 대형 기술기업들도 최근 수년간 양자컴퓨팅에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 왔다. 이 기술은 신약 개발을 포함해 기존 일반 컴퓨터가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를 푸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주 이전 세대보다 1,000배 더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새로운 양자칩을 공개했으며, 2029년까지 확장 가능한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 전반에서는 기술적 진전 소식이 나올 때마다 기대감이 급등하지만, 동시에 가격 변동성도 매우 큰 산업으로 꼽힌다.
실제로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 주가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올랐고, 아이온큐(IonQ)와 D-웨이브(D-Wave)도 각각 최소 50% 이상 상승했다. 반면 이 섹터는 올해 1분기 기술주 전반의 매도세가 나타났을 때 함께 급락한 바 있다. 지난 2월 상장한 인플레퀴션(Infleqtion)은 상장가 대비 약 25% 오른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은 양자컴퓨팅 종목이 정책 지원, 기술 발표, 실적 전망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고변동성 섹터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기대감뿐 아니라 상용화 속도, 자금 조달 능력, 대형 고객 확보 여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IPO 시장 전반의 열기 속에 나온 상장
퀀티뉴엄의 상장은 IPO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는 가운데 이뤄졌다.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Cerebras)는 지난달 상장 첫날 주가가 거의 70% 급등했다. 또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는 오는 6월 12일 나스닥 거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앤스로픽(Anthropic)은 지난 월요일 비공개로 IPO 예비신고서를 제출했고, 오픈AI(OpenAI)도 향후 몇 주 안에 비공개 IPO 서류를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미국 기술주 시장에서 대형 비상장 혁신기업의 상장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퀀티뉴엄의 첫 거래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돌았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양자컴퓨팅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여전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회사의 현재 매출 규모와 손실 수준을 고려하면, 향후 주가 흐름은 실적 개선 속도와 산업 전반의 기술 진전 여부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이번 상장은 양자컴퓨팅이 여전히 초기 시장이지만, 동시에 자본시장에서 전략적 미래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