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코트디부아르 공급 상향 전망에 급락

7월 ICE 뉴욕 코코아 선물(CCN26)은 이날 188달러(-4.28%) 내렸고, 7월 ICE 런던 코코아 선물(CAN26)147파운드(-4.49%) 하락했다.

2026년 5월 1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코트디부아르가 이번 시즌의 코코아 인도량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이날 1주일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트디부아르는 유리한 기상 여건을 이유로 2025/26 시즌 코코아 생산량을 220만 미터톤(MMT)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기존 180만~190만 미터톤 전망보다 높아진 수치다. 여기에 달러지수($DXY)가 이날 2주 만의 최고치로 오르면서 달러 강세가 코코아 가격에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 여기서 미터톤(MT)은 1,000킬로그램을 뜻하는 무게 단위로, 원자재 시장에서 생산·재고·소비량을 비교할 때 널리 쓰인다.

코코아는 전 세계 초콜릿의 핵심 원료로, 주로 서아프리카에서 생산된다. 따라서 서아프리카의 강우량, 가뭄, 엘니뇨(El Niño)와 같은 기상 현상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월요일에는 엘니뇨형 기상 패턴이 형성될 경우 서아프리카에 더 덥고 건조한 조건이 나타나 코코아 생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로 코코아 가격이 3.5개월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7월 사이 엘니뇨 조건이 나타날 확률을 61%로 추정했으며, 이 가운데 4분의 1 확률로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코코아 시장은 공급 차질 우려와 수요 둔화 신호가 동시에 뒤섞인 상황이다. 서아프리카의 2026/27 코코아 작황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는 코코아 나무의 어린 꼬투리인 처렐(cherelle) 형성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렐은 수분이 이뤄진 뒤 남는 작은 꼬투리로, 이 수치가 낮으면 주력 수확철이 시작되는 10월 이후의 생산 전망이 약해질 수 있다. 반면 허쉬와 몬델리즈 인터내셔널 등 주요 초콜릿 제조업체의 최근 실적은 시장 예상보다 좋았고, 소비자들의 초콜릿 수요가 높은 가격에도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시카나(Circana)는 4월 14일 발표에서 3월 22일로 끝난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향후 가격 전망 측면에서는 글로벌 잉여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코코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스톤엑스(StoneX)는 4월 29일 2026/27년 전 세계 코코아 잉여량 전망을 26만7,000미터톤에서 14만9,000미터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예상되는 엘니뇨가 서아프리카 작황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스톤엑스는 또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28만7,000미터톤에서 24만7,000미터톤으로 낮췄다. 잉여 공급이란 생산이 소비를 초과하는 물량을 의미하며, 잉여가 줄수록 가격 하방 압력은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중동 해역의 지정학적 변수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적 봉쇄는 글로벌 코코아 공급망을 교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가격에 우호적이다. 해협 봉쇄는 비료 공급을 줄이고, 해상 운임과 보험료, 연료비를 끌어올려 코코아 수입업체의 비용 부담을 높인다. 반대로 공급이 충분하다는 신호는 약세 재료다. ICE 코코아 재고는 지난주 목요일 20.5개월 만의 최고치인 266만8,548포대로 늘었다.

수요 측면에서는 지역별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초콜릿 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4월 23일 북미 1분기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0만6,087미터톤이라고 발표했다. 유럽코코아협회는 1분기 유럽 분쇄량이 7.8% 감소한 32만5,895미터톤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6% 감소보다 더 큰 낙폭이며, 17년 만에 가장 낮은 1분기 수준이다. 반면 아시아코코아협회는 1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5.2% 증가한 22만3,503미터톤으로 예상치였던 6.7% 감소와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코트디부아르의 현물 공급은 현재 비교적 안정적이다. 월요일 기준 코트디부아르의 누적 통계에 따르면, 농가들은 현재 마케팅 연도인 2025년 10월 1일~2026년 5월 3일 사이 항만으로 157만 미터톤의 코코아를 출하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한 수치다. 코트디부아르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 가운데 하나로, 이 나라의 출하 흐름은 국제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프리카의 또 다른 주요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공급은 오히려 줄고 있다. 화요일 블룸버그는 나이지리아의 3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35% 감소한 1만8,052미터톤이라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나이지리아 코코아 생산량30만5,000미터톤으로 전년 전망치인 34만4,000미터톤에 비해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는 글로벌 공급 여건을 더 빡빡하게 만들 수 있다.

최근 서아프리카의 강우가 충분하지 않아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가뭄 우려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모니터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가뭄은 코트디부아르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3분의 2 지역을 뒤덮고 있다. 이는 주산지의 토양 수분과 생육 환경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가격 정책도 농가와 시장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에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코코아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코트디부아르 역시 이번 달 시작된 중간 수확기(mid-crop) 물량에 대해 농가 지급액을 57%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한편, 시장에는 여전히 일부 강세 재료도 남아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2025/26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8% 감소한 165만 미터톤으로, 2024/25년의 185만 미터톤에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2월 10일 라보뱅크는 2025/26년 세계 코코아 잉여량 전망을 32만8,000미터톤에서 25만 미터톤으로 하향했다.

반면 약세 요인도 적지 않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3월 2일 2024/25년 세계 코코아 잉여량 추정치를 4만9,000미터톤에서 7만5,000미터톤으로 상향했다. 이는 4년 만의 첫 잉여 공급으로, ICCO는 같은 기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470만 미터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공급 확충과 재고 증가, 일부 지역의 분쇄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 코코아 시장은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종합하면 코코아 가격은 코트디부아르의 생산 상향 전망과 달러 강세로 즉각적인 하방 압력을 받고 있지만, 엘니뇨 우려, 서아프리카 가뭄, 나이지리아 생산 감소, 그리고 잉여 공급 축소 전망이 맞물리며 하락 폭을 제한하는 구조다. 향후에는 서아프리카의 기상 변화와 10월부터 본격화되는 주수확기 생산 상황, 그리고 북미·유럽·아시아의 분쇄 수요가 국제 코코아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