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설탕 선물시장서 대규모 청산 압력

7월물 뉴욕 세계 설탕 11번(SBN26)은 이날 0.38달러 내린 -2.47%를 기록했고, 8월물 런던 ICE 백설탕 5번(SWQ26)은 13.40달러 하락한 -2.94%를 나타냈다.

설탕 가격은 달러 지수($DXY)가 2주 만의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선물시장에서 롱 포지션 청산이 촉발돼 이날 큰 폭으로 내렸다. 여기서 롱 청산이란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기대와 반대로 가격이 약세를 보이자 보유 포지션을 되파는 흐름을 뜻한다. 2026년 5월 1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설탕 시장은 최근 공급 부족 우려로 반등했으나, 달러 강세가 단기 하락 압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30일 인도는 국내 공급을 보호하기 위해 9월 30일까지 4개월간 설탕 수출을 금지했다. 같은 날 Datagro는 2026/27 시즌의 세계 설탕 공급 과잉·부족 전망치를 이전 -226만 톤(MMT)에서 -317만 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StoneX는 지난 4월 29일, 2026/27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55만 톤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는 2025/26 시즌의 230만 톤 흑자와 대비되는 수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전망이 공급 타이트화를 시사하지만, 달러 강세와 차익 실현이 단기적으로 가격을 누르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씨티그룹은 브라질의 2026/27 설탕 생산량을 3,950만 톤으로 제시해, 브라질 국가공급공사 Conab4,395만 톤 추정치보다 낮게 잡았다. 씨티그룹은 브라질 정유소들이 휘발유 가격 급등 속에서 더 많은 사탕수수를 에탄올 생산에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보고에서 씨티그룹은 올해 엘니뇨가 인도와 태국의 향후 6~12개월 설탕 생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전 세계 강수 패턴을 흔들 수 있는 기후 현상이다.

실제 생산 지표도 혼조세다. 4월 30일 유니카(Unica)는 2026/27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4월 상반기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64만7천 톤이라고 발표했다. 동시에 제당업체들의 사탕수수 압착 중 설탕용 비중은 지난해 44.7%에서 32.9%로 낮아졌다. 4월 28일 Conab는 새 시즌에 브라질 설탕 생산이 0.5% 감소한 4,395만2천 톤에 그치는 반면, 에탄올 생산은 7.2% 증가한 292억5,900만 리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4월 21일 미 농무부(USDA)도 브라질의 2026/27 설탕 생산량을 4,250만 톤으로 전망하며, 제당업체들이 설탕보다 에탄올용으로 더 많은 사탕수수를 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 지역의 물류 리스크는 가격 하단을 받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폐쇄 우려가 공급 차질 가능성을 키우면서,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설탕 운송과 정제설탕 공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Covrig Analytics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는 전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를 제약했으며, 정제설탕 생산도 압박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설탕과 같은 원자재 물류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 설탕 잉여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가격에는 우호적이다. 4월 21일 Covrig Analytics는 2026/27 글로벌 설탕 잉여 전망치를 이전 140만 톤에서 80만 톤으로 낮췄다. 4월 20일 설탕 거래업체 Czarnikow 역시 2026/27 세계 설탕 잉여 전망치를 2월의 340만 톤에서 110만 톤으로 축소했고, 2025/26 시즌 잉여 전망치는 830만 톤에서 580만 톤으로 낮췄다. 이는 공급 여건이 이전보다 빡빡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도의 생산 동향도 주목된다. 4월 16일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합회는 2025-26 시즌 10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의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2,748만 톤이라고 밝혔다. 4월 7일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는 2025/26 설탕 생산 전망치를 기존 3,240만 톤에서 3,200만 톤으로 소폭 낮췄다. ISMA는 같은 기간 인도의 설탕 수출을 80만 톤으로 예상했다. 인도는 2022/23 시즌 늦은 비로 생산이 줄고 국내 공급이 제한되자 수출 쿼터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한편 USDA는 4월 30일 인도의 2026/27 시즌 설탕 잉여가 25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년 만의 첫 잉여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국제기구와 미국 정부의 중장기 전망도 공급 과잉 축소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국제설탕기구(ISO)2월 27일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잉여가 122만 톤에 이를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2024-25 시즌의 346만 톤 적자와 대조적이다. ISO는 인도, 태국, 파키스탄의 생산 증가가 잉여 확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설탕 생산은 2025-26 시즌에 전년 대비 3.0% 증가한 1억8,130만 톤으로 집계됐다.

미 농무부는 지난해 12월 16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6% 늘어난 사상 최대 1억8,931만8천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인간 소비용 설탕 소비도 1.4% 증가한 사상 최대 1억7,792만1천 톤으로 예상했다. 다만 기말 재고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18만8천 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봤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의 2025/26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사상 최대 4,470만 톤, 인도는 유리한 몬순 강우와 재배면적 확대에 힘입어 25% 증가한 3,525만 톤, 태국은 2% 증가한 1,025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요약하면, 이번 설탕 선물 하락은 달러 강세라는 금융시장 요인과 롱 청산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도 수출 제한, 브라질의 에탄올 선호 확대, 호르무즈 해협 물류 차질 우려, 세계 잉여 축소 전망이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는 구조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향후에는 각국의 생산량과 수출 정책, 기후 변수, 에너지 가격이 설탕 가격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공시일 기준,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참고용이며, 바차트(Barchart)의 공시 정책에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