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 중진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 사임…스타머 축출 위한 지도부 경선 촉구

런던 5월 14일(로이터) – 영국 노동당의 웨스 스트리팅(Wes Streeting) 보건장관이 키어 스타머 총리를 축출하기 위한 당 지도부 경선을 요구하며 14일 사임했다. 스트리팅 장관은 스타머 총리가 정치적 표류를 방치하고 정부의 실패에 대해 다른 이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주 지방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이 참패한 뒤 영국은 다시 한 차례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2026년 5월 14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는 스타머 총리가 정치적 혼란을 끝내고 안정을 되찾겠다는 약속으로 압승을 거둔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벌어진 일이다. 당시 스타머 총리는 10년간 이어진 정치 혼란을 종식하겠다고 공약했다.

며칠 동안 노동당 내에서 스타머 총리가 사임하거나 퇴진 시한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 가운데, 스트리팅은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첫 중진 장관이 됐다. 그는 사임 서한에서 “

이제 당신이 다음 총선에서 노동당을 이끌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고 적었다. 다만 그는 공식적인 지도부 경선을 즉각 촉발하지는 않았으며, 다른 내각의 고위 장관들은 스타머 총리에 대한 지지를 유지했다.

스트리팅은 노동당 의원들과 노동조합이 차기 논의를 인물이나 계파가 아니라 정책과 비전 중심으로 진행하길 원했다고 사임서에서 밝혔다. 그는 “그 논의는 폭넓어야 하며, 가능한 한 최상의 후보군이 필요하다”고 썼다.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는 유감을 표하는 서한을 보내며 “우리 모두는 내가 국가의 영혼을 위한 싸움이라고 보는 일에 맞서 일어서야 한다”면서 “혼란의 시대를 넘기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리팅 “영국에는 비전이 필요하다”

스트리팅의 발표는 공식적인 지도부 경선 개시를 강제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그의 비판 수위는 매우 높았다. 그는 “

우리가 비전이 필요한 곳에는 공백이 있고, 방향이 필요한 곳에는 표류가 있다

”며 “지도자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너무 자주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을 의미했다”고 말했다.

스트리팅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전 보건장관이 공식적인 지도부 도전에 필요한 표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스타머 총리가 질서 있는 일정표를 먼저 제시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해 즉각적인 경선을 촉발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스타머 총리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고 거듭 밝혀왔으며, 그의 측근들은 그가 스트리팅뿐 아니라 당 좌파 성향의 고위 장관들로부터 도전을 받더라도 경선을 맞서 치를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스트리팅의 사임 이후 파운드화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런던의 모넥스 유럽에서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를 맡고 있는 닉 리스는 “

노동당 지도부 도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여기서 그곳까지 몇 걸음이나 남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고 말했다.


잠재적 도전자들과 스타머 지지파의 대치

이날 오전에는 스타머의 전 부대표였던 안젤라 레이너가 세금 관련 사안에서 고의적 위법 행위가 없었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도부 경선의 장애물 하나가 해소됐음을 의미하지만, 그녀는 공식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른바 노동당의 ‘소프트 좌파’에 속하는 또 다른 잠재 후보로는 앤디 버넘 맨체스터 광역시장과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 안보·넷제로 장관이 거론된다. 소프트 좌파는 핵심 산업에 대한 국가 개입 확대와 노동자 권리 보호를 중시하는 노선을 뜻한다.

버넘에게는 노동당 의원 조시 사이먼스가 자신의 그레이터 맨체스터 지역 의석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유리한 국면이 열렸다. 이는 버넘이 하원의원 자리를 확보해 총리직에 도전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총리가 되려면 통상 하원의원 자격이 필요하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알 카른스 군대 장관이 거론된다. 그는 전직 해병대원 출신으로 노동당 내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졌으나, 당에 새로운 얼굴을 제공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잠재적 후보들이 지지세 확보에 나선 가운데, 스타머 총리 역시 지지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브리짓 필립슨 교육장관은 스트리팅의 사임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스타머 총리에 대한 지지를 거듭 확인했고, 총리 내각 전반도 비슷한 입장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

이제 우리 당이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이 모든 일에 선을 긋는 계기로 삼을 기회다

”라고 말했다.

63세의 전직 변호사인 스타머 총리는 ‘평상시와 같은 업무’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도 이날 의회 의원들에게 영국 경제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는 시점에 “국가를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영국 경제는 3월 예상 밖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정치 혼란, 투자 위축 우려와 시장 반응

향후 약 10년 사이 일곱 번째 총리를 뽑게 될 수도 있는 또 한 번의 지도부 경선 가능성은 영국 재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정치 불안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노동당 정부 역시 국가 재건을 위해서는 투자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정치 불안은 이미 차입 비용을 끌어올렸다. 일부 투자자들은 더 좌파적인 성향의 증세·지출 확대 노선의 노동당 총리가 선출될 가능성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국채 금리와 기업 조달 비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영국 대표적 금융사 중 하나인 아비바(Aviva)의 최고경영자 아만다 블랑은 혼란이 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로이터통신에 “

내가 CEO로 지낸 지난 6년 동안 정부 전략과 지도부가 너무 자주 바뀌었다. 그리고 이는 영국 같은 주요 경제와 우리가 해외에서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해롭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1달러=0.7398파운드다.


정리하면, 스트리팅의 사임은 단순한 내각 이탈을 넘어 스타머 총리 체제의 리더십 위기를 전면화한 사건으로 읽힌다. 아직 공식 경선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노동당 내부의 분열 가능성과 잠재적 도전자들의 부상은 당분간 영국 정치의 핵심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시장은 지도부 교체가 가져올 정책 방향 변화와 재정 기조 전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파운드화, 국채 금리, 투자 심리에 연쇄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