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우드, 새로 상장한 AI 칩주식 세레브라스에 4,600만달러 베팅…따라가야 하나

AR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지난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올해 가장 화제가 된 기업공개(IPO) 종목 가운데 하나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5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캐시 우드가 이끄는 AR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금요일 공개된 거래 공시에서 새로 상장한 세레브라스 시스템스(Cerebras Systems, NASDAQ: CBRS) 주식 14만9176주를 약 4640만달러어치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수는 ARK 이노베이션 ETF와 ARK 넥스트 제너레이션 인터넷 ETF를 통해 이뤄졌으며, 전날의 소규모 매수에 이어 추가로 진행된 것이다.

이 매수는 시장이 주목해 온 나스닥 상장 데뷔 직후 이뤄졌다. 세레브라스 시스템스는 5월 14일 공모가를 주당 185달러로 확정했는데, 이는 당초 제시한 115달러~125달러 범위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회사 주가는 상장 첫날 장중 350달러까지 올랐고, 1일 거래를 311.07달러로 마감해 68%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모에는 공급 물량의 20배 이상의 수요가 몰렸으며, 이는 2026년 현재까지 미국 최대 기술 IPO로 꼽힌다. 여기서 IPO는 기업이 처음으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해 증시에 상장하는 절차를 뜻한다.

세레브라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기존 AI 칩을 단순히 더 저렴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이 회사의 핵심은 Wafer-Scale Engine 3라는 독특한 구조다. 이는 칩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는 대신 실리콘 웨이퍼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칩처럼 활용하는 방식이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이 칩은 현재 가장 큰 GPU보다 약 57배 크며, 4조 개의 트랜지스터, 90만 개의 AI 코어, 44GB의 온칩 메모리를 탑재한다. 세레브라스는 이 기술이 주요 GPU 기반 시스템보다 AI 추론 속도를 최대 15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추론은 AI가 학습을 마친 뒤 실제 질문에 답하거나 이미지를 분류하는 등 실사용 단계에서 결과를 내는 과정을 의미한다.

재무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회사 공모설명서에 따르면 세레브라스의 2025년 매출은 5억1000만달러로, 2024년 2억9000만달러에서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약 4억8200만달러 손실에서 2억38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 확대와 흑자 전환은 성장주의 평가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높은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고객 포트폴리오 역시 눈에 띄게 커졌다. 세레브라스는 지난 1월 오픈AI(OpenAI)20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다년간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오픈AI는 2028년까지 750메가와트의 세레브라스 컴퓨팅 용량을 배치할 예정이다. 오픈AI는 이 구축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10억달러의 운전자본 대출도 제공했다. 이어 3월에는 아마존이 구속력 있는 조건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AWS가 자사 데이터센터에 세레브라스 시스템을 도입하는 첫 번째 하이퍼스케일러가 됐다. 해당 솔루션은 베드록(Bedrock)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뜻한다.

“오픈AI와 세레브라스는 미래의 세레브라스 하드웨어를 위해 향후 모델을 공동 설계하기로 합의했다”고 세레브라스 최고경영자(CEO) 앤드루 펠드먼은 IPO 공모설명서에 포함된 창업자 서한에서 밝혔다.

이 같은 고객 확보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엔비디아의 지배력에 도전하는 신호로 읽힌다. AI 가속기는 AI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도록 설계된 반도체를 말하며, 차세대 AI 인프라 경쟁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이 점은 ARK의 공격적인 매수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가장 강한 근거로 평가된다.


그러나 기술력만으로 현재 주가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이 기사 작성 시점에서 세레브라스 주가는 약 3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고, 시가총액은 63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최근 12개월 매출 기준으로 120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은 700배 안팎이다. P/E는 주가가 이익의 몇 배 수준인지 보여주는 지표로, 숫자가 높을수록 시장이 향후 성장성을 매우 공격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뜻한다.

비교 대상인 엔비디아는 약 45배의 P/E 수준에서 거래되지만, 최근 12개월 매출이 2150억달러 이상에 달하고 전년 대비 성장률도 60% 이상이다. 즉, 세레브라스는 매출 규모와 사업 안정성 면에서 훨씬 작은 상태에서 이미 초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성장주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매출 증가가 아니라, 그 성장 속도가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고객 집중도 역시 부담 요인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관련된 두 기관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인공지능대학교(MBZUAI)G42가 세레브라스의 2025년 매출의 약 86%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MBZUAI만 62%를 담당했다. 향후에는 오픈AI가 상당한 매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경우 해당 고객의 지출 조정, 계약 중단, 또는 미국의 수출 규정 변화만으로도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또한 세레브라스는 단순한 칩 공급업체를 넘어 AI 클라우드 제공업체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 오픈AI 계약에 따라 세레브라스는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거나 임차하고, 자체 시스템을 설치한 뒤 이를 서비스 형태로 운영한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은 단순히 하드웨어를 출하하는 방식보다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운영 실행 위험도 크다. 자본집약적 구조는 향후 현금흐름 변동성을 키울 수 있으며, 시장이 기대하는 성장세가 조금만 어긋나도 주가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

캐시 우드의 전략은 본질적으로 파괴적 기술에 대한 집중 베팅에 가깝다. 따라서 세레브라스처럼 상장 초기 단계의 고위험·고성장 종목에 적은 비중을 두는 것은 그녀의 투자 철학과 맞아떨어진다. 그러나 일반 개인투자자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현재 수준의 주가에서는 작은 실적 미스, 고객 이탈, 규제 변화만으로도 기대치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세레브라스 시스템스의 사업 가능성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밸류에이션이 의미 있게 낮아질 때까지 관망하는 전략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세레브라스 시스템스 주식을 지금 사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모틀리 풀의 스톡 어드바이저 애널리스트 팀은 지금 매수할 만한 10개 종목을 선정했지만 세레브라스 시스템스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과거 넷플릭스와 엔비디아를 추천해 장기 성과를 거둔 바 있으며, 현재까지의 평균 총수익률은 998%로, S&P 500의 207%를 크게 웃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 수익률 비교는 투자 판단의 참고 요소일 뿐, 세레브라스의 현재 고평가 논란을 해소해 주지는 못한다.

이번 사례는 AI 반도체와 AI 인프라 투자 열풍이 얼마나 빠르게 주가에 반영되는지를 보여준다. 기술적으로는 엔비디아에 도전할 만한 서사를 갖췄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이미 상당한 성공이 선반영된 상태다. 결국 향후 주가 흐름은 실제 매출 증가 속도, 대형 고객 계약의 지속성, 데이터센터 운영 확대에 따른 비용 관리, 미국과 해외 규제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세레브라스를 차세대 AI 인프라의 승자로 평가할지, 아니면 지나친 기대가 앞선 상장 초반 종목으로 볼지는 향후 실적이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