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이 공매도 청산에 힘입어 화요일 큰 폭으로 반등했다. 7월물 ICE 뉴욕 코코아 선물(CCN26)은 116포인트(3.06%) 오른 채 마감했고, 7월물 ICE 런던 코코아 선물(CAN26)도 88포인트(3.06%)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2026년 5월 2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최근 3거래일 동안 6% 급락한 뒤, 일부 펀드의 숏커버링이 나오면서 화요일에는 가파르게 올랐다. 숏커버링이란 가격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되사들이는 매매를 뜻한다. 이 같은 매수는 단기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코코아 시장은 공급 확대 전망과 기상 우려가 맞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코코아 가격은 3.75개월 만의 고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에는 공급이 넉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며 월요일에는 2주 만의 저점으로 밀렸다. 특히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목요일 2025/26 시즌 코코아 인도량 추정치를 기존 180만~190만 미터톤(MMT)에서 220만 MMT로 상향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이 같은 조정의 배경으로 양호한 날씨를 들었다.
코트디부아르발 공급 증가는 코코아 가격에는 약세 요인이다. 코트디부아르의 월요일 누적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0월 1일부터 2026년 5월 17일까지 이어진 현 마케팅 연도 동안 농가들은 항구로 161만 MMT의 코코아를 출하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수치다. 공급이 풍부하다는 신호가 이어지면서 ICE 코코아 재고도 5월 7일 2년 9개월 만의 최고치인 266만8,548자루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재고 증가는 시장 내 현물 공급 압력을 키워 가격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가격을 지지하는 재료도 적지 않다. 지난주에는 엘니뇨 가능성이 부각되며 서아프리카 지역의 기상 리스크가 다시 주목받았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서아프리카에 더 덥고 건조한 날씨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코코아 주산지의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7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로 추정했으며,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 가능성은 67%로 제시됐다.
또한 2026/27년 서아프리카 코코아 작황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는 코코아 나무의 체렐(cherelle) 형성이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렐은 코코아 열매가 갓 형성된 초기 단계의 작은 꼬투리를 뜻하며,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본격 수확기인 10월 이후의 수확 전망이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코코아는 나무에서 열매가 만들어진 뒤에도 기후와 병해충, 수분 상태에 따라 결실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이 같은 초기 지표가 중요하다.
수요 측면에서는 초콜릿 소비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점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주요 초콜릿 제조사인 허쉬(Hershey)와 몬델리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의 최근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고, 이는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들의 초콜릿 수요가 아직 크게 꺾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다만 시르카나(Circana)는 4월 14일, 3월 22일로 끝난 최근 13주간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요가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소비 둔화 신호가 확인된 셈이다.
세계 공급 전망도 코코아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스톤엑스(StoneX)는 4월 29일 2026/27년 세계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기존 26만7,000MT에서 14만9,000MT로 낮췄다. 이는 예상되는 엘니뇨가 서아프리카 작황에 미칠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스톤엑스는 또 2025/26년 세계 코코아 잉여 전망치도 28만7,000MT에서 24만7,000MT로 하향했다. 잉여 규모가 줄어들수록 시장은 상대적으로 타이트해지고,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동 해상 물류 차질도 공급 측면의 긴장을 키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폐쇄는 글로벌 코코아 공급에 혼선을 주고 있으며, 이는 가격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해당 해협의 폐쇄는 비료 공급 축소, 글로벌 해운 운임 상승, 보험료 및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코코아 수입업체의 비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 상승은 최종적으로 선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수요 약세는 여전히 부담이다. 전미 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월 23일, 1분기 북미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0만6,087MT라고 밝혔다. 유럽 코코아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도 1분기 유럽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7.8% 줄어든 32만5,895MT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6% 감소보다 더 큰 폭의 하락이며 17년 만에 가장 낮은 1분기 수치였다. 분쇄량은 초콜릿·제과 제품 생산의 선행 지표로 활용되는 만큼, 감소는 실물 수요 둔화를 의미한다.
다만 아시아는 예외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 코코아협회(Cocoa Association of Asia)는 1분기 아시아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22만3,503MT라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6.7% 감소와 달리 증가세를 나타내며, 지역별 수요 구조가 다르게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코코아 수요의 중심축이 북미·유럽에서 아시아로 일부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공급 측면에서 나이지리아의 감소도 주목된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코코아 수출은 3월에 전년 대비 35% 감소한 1만8,052MT로 집계됐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나이지리아 생산량이 2024/25년 예상치 34만4,000MT에서 30만5,000MT로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생산국 가운데 하나의 생산 둔화는 세계 공급 여건을 더 타이트하게 만들 수 있다.
서아프리카의 최근 강수량이 부족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모니터(African Flood and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가뭄이 코트디부아르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3분의 2를 뒤덮고 있었다. 가뭄은 코코아 꽃과 열매 형성에 부정적이며, 향후 수확량에도 직접적인 압박을 준다.
지난달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 공급분에 대해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코트디부아르도 이번 달 시작된 중기 수확물(midir-crop)부터 적용될 농가 수취 가격을 57%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국가들이다. 농가 수취 가격 인하는 공급 유지와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농민의 생산 의욕과 장기 공급 안정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가격 강세를 지지하는 요소도 여전히 존재한다. 코트디부아르는 2025/26년 자국 코코아 생산량이 2024/25년 185만 MMT에서 165만 MMT로 10.8%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2월 10일 라보뱅크(Rabobank)는 2025/26년 세계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32만8,000MT에서 25만MT로 낮췄다. 이는 세계 시장이 예상보다 덜 풍부한 공급 환경으로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약세 재료도 분명하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지난 3월 2일 2024/25년 세계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4만9,000MT에서 7만5,000MT로 상향했고, 이는 4년 만의 첫 잉여였다. ICCO는 같은 기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470만 MM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시장은 공급 확대와 기후 리스크, 수요 둔화와 지역별 수요 회복이 동시에 맞물린 복합 국면에 놓여 있다.
향후 코코아 가격은 단기적으로 숏커버링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 기상 여건, 재고 수준, 분쇄 수요, 그리고 2025/26·2026/27 작황 전망에 따라 방향이 갈릴 전망이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생산량 변화, 엘니뇨의 실제 전개 여부, 북미·유럽 분쇄량 회복 속도는 향후 코코아 선물 가격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게시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